INTERVIEW : MAILLOT

SECTION : INTERVIEW   2016.11.09 19:06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배우려 하고 자기 자신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그들의 지혜를 곧이곧대로 소화하려 하지만 그다지 수월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 원인에는 '자기다움'을 뒤로한 체 남의 생각과 삶 만을 들춰보려고 했기 때문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몇 달 전 Maillot (마이요)의 디렉터 Fukuda Makoto (후쿠다 마코토) 씨와 함께 슬로우스테디클럽 옥상에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푸근했던 후쿠다 씨의 인상과 차분한 어조 속에서 느껴졌던 강단만큼은 아직도 선명하네요. 한 명의 크리에이터로써, 그의 '자기다움'이 Maillot (마이요)라는 산물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천천히 음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1. Fukuda Makoto (후쿠다 마코토) 씨와 Maillot (마이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1 저는 올해로 마흔셋이고요. 15년 전에 Strato(스트라토)를 창립했고, Maillot(마이요)라는 브랜드를 만든 지는 10년 됐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세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Maillot(마이요)라는 브랜드 이름을 뤼크 베송 감독의 영화 <그랑 블루 (Le Grand Bleu)>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25년 전쯤 <그랑 블루 (Le Grand Bleu)>라는 영화가 유행이었어요. 프랑스에서는 하도 인기가 많아서 '그랑블루 제너레이션'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죠. 일본에서는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 꽤 유명해져서 저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고, 아름다운 지중해를 담은 영상과 푸른 색감에 매료됐습니다.


브랜드명은 실제 다이버이기도 한 주인공 자크 마욜 (Jacques Mayol)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비슷하지만 좀 더 발음이 쉬운 단어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Maillot (마이요)라는 단어를 선택했어요. Maillot (마이요)는 프랑스에서 자전거 경주를 할 때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을 뜻하기도 하는데, 이 유니폼에서도 영감을 받았거든요. 커다랗게 로고가 박힌 색색의 유니폼, <그랑 블루 (Le Grand Bleu)>의 주인공 이름과 색감 등에 영향을 받아 Maillot (마이요)가 탄생한 거죠.









Q3. 포털 사이트에서 Maillot (마이요)를 검색하면 수영복 사진이 많이 나오던데.


A3. 맞아요, 하하하. 신경은 쓰이지만 어쩔 수 없죠. 수영복을 뜻하는 고유명사이기도 해서 상표등록도 어렵고,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으니까요.





Q4. 그럼 혹시 영화 촬영 현장에도 가보셨나요?


A4. 가보진 못했습니다. 당시엔 대학생이기도 했고, 촬영지가 꽤 여러 곳이더라고요.





Q5. 어쨌든 영화가 브랜드 네이밍뿐만 아니라 색감에도 영향을 준 셈이네요.


A5. 색감은 확실히 영향을 받았습니다. 물놀이할 때 입는 옷은 아니지만 바다 내음이 나는 듯한, 주변에 바다가 있을 것만 같은 옷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Q6. 패션 업계에서 일하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인가요?


A6. 스물두 살 때요.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었는데 저는 패션과 낚시를 좋아했어요. 둘 중에 뭘 할까 생각하다가 별 고민 없이 패션을 택했습니다.





Q7. 브랜드 런칭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7. 청바지 회사 영업사원이었어요.





Q8. 그럼 낚시 관련 일은 안 하셨어요?


A8. 취직하려고 몇 군데 가 보긴 했는데 촌스럽고 지루해 보여서 패션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그래서 청바지 회사에 들어간 거고요.





Q9. Maillot (마이요)를 만들 때 영감을 준 게 또 뭐가 있을까요?


A9. 아까 말했던 자전거 유니폼, 그리고 밀리터리나 스포츠웨어에도 관심이 있어요. 분야를 막론하고 컬러풀한 것들을 보면서 색감 쪽으로 영감을 받고요.





Q10. 처음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건 없나요? 영감의 원천이라든지.


A10. 영감을 주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부분은 있어요.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하죠. 스스로에게 솔직한지, 너무 유행을 따르지는 않는지, 자만하고 있진 않은지 늘 생각합니다.





Q11. Maillot (마이요)는 좋은 소재로 베이직한 아이템을 많이 생산하시더라고요. 일본 소비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A11. 취급 매장이 많지 않아서 누구나 좋아해 주신다고 하긴 어렵지만, 저희 매장 반응은 괜찮은 것 같아요. 옷에 관심이 있고 많이 입어 보신 분들은 저희가 뭘 중시하는지 알아주시거든요. 마니아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죠.





<SUNSET GINNGHAM WORK SHIRT>





Q12. 한국은 유명 브랜드 로고가 박혀 있거나 디테일이 담긴 옷에 돈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고, 비교적 베이직한 아이템은 저가 SPA 브랜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입어 봐야 진가가 발휘되는 좋은 품질의 옷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요즘은 온라인 구매도 늘어나는 추세잖아요.


A12. 지금까지도 어려운 부분이 사실 그거예요. 하지만 구매 동기는 다양하거든요. 거래처 네임밸류를 믿고 구매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남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싶어서 저희 제품을 찾는 분들도 있어요. 취급 매장을 많이 늘리지 않다 보니 희소성 면에서는 어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보기엔 베이직한 제품이지만 원단 제작 과정에서 많이 공들인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소비자분들께 어떻게 다가가야 좋을지는 저희도 늘 고민하고 있으니, 한 걸음 먼저 다가와 주시면 더 감사하죠.




<MELTON V NECK VEST>







Q13. 그럼 온라인/오프라인 중 어느 쪽 반응이 더 좋은가요?


A13. 온라인이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이 많이 없다 보니 구매 경로가 한정적이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재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Q14. 개인적으로도 Maillot (마이요) 셔츠를 입어 보니 자주 세탁해도 해지지 않고 원단히 굉장히 쫀쫀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원단에 신경을 많이 쓰시나요?


A14. 네. 디자인을 화려하게 하지 않는 대신 원단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전체를 100이라 본다면 원단에 쏟는 노력이 80% 정도예요.





Q15. 소재 개발을 많이 하시는 거로 아는데, Maillot (마이요) 의 모든 컬렉션에 오리지널 패브릭을 쓰시나요?


A15. 제품의 95%는 오리지널 패브릭으로 제작합니다.





Q16. 오리지널 패브릭을 쓰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A16. 제작 수량이 많지 않다 보니 원단을 주문할 때 최소 단위를 맞추는 게 어려워요. 필요한 양보다 많이 주문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원단은 얼마나 줄어들고 뒤틀릴지 일단 만들어 봐야 알 수 있으니까 까다롭죠.





<MAILLOT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울 패브릭>



<MAILLOT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코튼 패브릭>





Q17. MADE IN JAPAN이 세계적이 브랜드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본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데요. 이런 이미지가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까요?


A17. 최근까지는 일본 국내에서만 판매하다가 지금은 슬로우스테디클럽이나 아이엠샵을 통해 한국에 소개하고 있고, 영국, 캐나다 등에도 선보이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18. 품질 외에 어떤 면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시나요?


A18. 아까 말한 오리지널 패브릭이요. 직접 개발한 원단을 쓴다는 면에서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개발한 원단은 Maillot(마이요)에서만 사용된다는 걸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판매처가 많지 않다는 게 비슷한 브랜드들과는 다른 점이죠. 오리지널 패브릭을 쓰면서도 소량생산을 고집하고, 취급 매장이 20여 곳뿐이라는 점이요.





Q19. 6월 말에 파리 쇼룸에서 브랜드를 선보이실 계획이라던데, 새로운 걸 보여주실 예정인가요?


A19. 기존의 셔츠나 보더티 위주로 선보이려고 합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뽑아서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고 해도 그때뿐일 테니까요. 지금까지 해오던 모습 그대로를 좋게 봐 주시는 분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고, 특정 디자인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봐 주셨으면 합니다.





Q20. 그럼 쇼룸에서의 성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으시나요? 저희도 이번에 참가하는데 어떤 결과든 겸허히 수용하려고요.


A20. 무리해서 저희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우선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어떤 반응을 끌어낼지 보려고 합니다. 좋아해 주신다면야 감사하죠.





Q21. 다른 제품도 많은데 왜 셔츠와 보더티를 주로 소개하시는지.


A21. 저희 브랜드의 중심이자 저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에요. 다양하게 선보이는 것도 좋지만 산만해질 수도 있으니 가장 보여 드리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BORDER LONG SLEEVE T-SHIRT>



<SUNSET GINNGHAM WORK SHIRT>




Q22. 오랫동안 의류 디자인을 하시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A22. 예전에는 멋있는 옷, 소비자 반응이 좋은 옷을 만들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트렌드에 구애받기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입는 사람의 감정선이 크게 변하지 않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원래 그 사람의 옷인 양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드는 옷이요.


그리고 많은 분께 사랑받기보다는, 소수일지언정 진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23. 일본 패션과 한국 패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23. 시장 규모가 다를 뿐 감각이나 트렌드는 비슷해 보이고, 오히려 세계적인 트렌드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일본에서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이 보인다는 거예요. 원덕현 실장님을 예로 들자면, 왠지 도서관에서 볼 법한 지적인 스타일이잖아요 (일동 웃음). 일본에서는 이런 스타일 외에도 서핑 애호가들의 패션이라든지 생활 방식과 직결된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한국은 비교적 큰 트렌드를 따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Q24. 원덕현 디렉터(BLANKOF, SLOW STEADY CLUB 대표)를 도서관 스타일에 비유하셨는데, 실제로 책상을 떠나지 않으니 정확히 보신 것 같아요. 하하하


A24. 네, 양 있어 보여요. 지식인 이미지? 하하하! 





Q25. 그럼 옷을 잘 입는다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옷을 통해 자신을 잘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A25. 맞아요. 그때그때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옷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게 좋겠죠. 좋은 음악이나 책은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듯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고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옷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자기다움이에요. 저 역시 나이가 들면서 자기다움을 구축해 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26. 평소에 좋아하시는 크리에이터가 있나요?


A26.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라든지, 만나 본 적도 없는 사람을 꼽기는 힘들 것 같아요.


오사카에서 활동하는 '요이시 토시하루'라는 건축가가 있는데, 여러모로 존경하는 분이고 같이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테이블이나 의자, 문고본 책장 같은 걸 같이 만들었죠.





Q27. 그럼 혹시 Strato (스트라토)에 있는 행거 등도 만드신 건가요?


A27. 맞아요. 매장에 있는 집기류를 만들었죠. 처음부터 계획해서 만든다기보다 저 자신이나 Strato를 분석하다가 만드는 편이에요. 아까 말한 책장은 Maillot(마이요)라는 브랜드를 다른 사물로 표현하면 뭐가 될까 생각하다가 만들게 됐고요.





Q28. 구체적으로 '요시이 토시하루' 씨의 어떤 점이 존경스러웠나요?


A28. 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기도 하거든요. 우선 교육적인 면에서 배울 점이 많았어요. 당연하게만 여겼던 디자인이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이유를 알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자기표현 방식도 배웠고요. 그러면서 옷을 보는 시각도 조금씩 바뀌었죠. 오래 알고 지내는 동안 변함없는 가치관과 프로페셔널한 모습도 좋았습니다.





Q29. 지금까지 Maillot (마이요)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조언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29. 생산 공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을 때가 힘들었어요. 제가 원하는 걸 설명하고 주문을 넣었는데, 마감일도 지켜지지 않았고 퀄리티도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했거든요. 나중에 찬찬히 대화를 나눠 보니 제가 좀 일방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후로는 최대한 상대를 배려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제품을 혼자 만들 수는 없으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충분히 대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Q30. Fukuda Makoto (후쿠다 마코토) 씨께 Maillot (마이요) 란?


A30. 진부한 대답일 수도 있지만, 저 자신입니다.





Q31.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가요?


A31. 판매에 연연하기보다는 제 마음속 추상적 이미지를 최대한 옷에 담아내고 싶습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제가 꿈꾸는 이상에 가까워지고 싶고, 이 과정을 통해 저도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Q32.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32. 인지도나 영향력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직접 만지고 입어 보시면서 저희 브랜드를 알아가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10년 된 Maillot(마이요) 셔츠를 아직 가지고 있거든요. 재미있는 답변이 떠오르지 않네요. 하하하.





Q33. 괜찮습니다.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33. 감사합니다.







 DETAILED INFORMATION 
브랜드 : 마이요 (MAILLOT)
국가 : 일본 (JAPAN)

디자이너 : 후쿠다 마코토 (Fukuda Makoto)

*여러분의 내점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편히 오셔서 시착부탁드립니다. 


판매처 : 슬로우 스테디 클럽 (SLOW STEADY CLUB)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팔판동 130-1) * 매장 앞 주차가능

운영시간 : 오후 12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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