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 MUSIC : 26TH TRACKLIST

SECTION : MUSIC   2017.12.07 11:37






안녕하세요. 슬로우스테디클럽 입니다. 저는 글을 쓰기에 앞서 먼저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DJ란 무엇이신가요? 우선 통상적 의미에서 DJ는 Disc Jockey의 준말로 레코드를 틀어주는 사람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음악이 담겨있는 레코드를 틀어주는 사람이라는 건 바로 음악을 소개한다는것과 같은 뜻이기도 합니다. DJ가 존재하는 클럽이나 라디오는 우리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그 장소를 향하거나, 특정 시간에 채널을 돌려야 하는데 사실 우리는 어떤 음악을 소개받고자 하는 목적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도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음악을 소개받고는 합니다. 음악을 몇시간동안이나 소개를 하려면 소개 하고자 하는 사람의 테이스트를 정확히 파악을 해야 합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성향을 충족 시키려면 많은 음악을 알고 있어야 하는건 당연한 것이겠죠.


이것이 바로 DJ 입니다. 단순히 음악을 플레잉하고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것이 아닌, 음악을 정말 잘 소개하는 사람인 것 입니다. 클럽 안에서 사람들을 춤을 추게 하는것은 DJ의 목적이 아니라, 단지 음악을 그들의 테이스트에 맞게 잘 소개함으로써 나타나는 하나의 효과일 뿐인거죠. 저는 이렇게 생각 합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음악을 틀어도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DJ가 다음에 어떤 트랙을 플레잉 할지 궁금해하고, 심지어 그 흐름에 이미 혼을 빼앗겨 버려 평범한 트랙도 좋게 들리게 만들수 있는 DJ가 진짜 DJ 아닐까요? 그런 측면에서 전 1시간이나 1시간 30분 동안의 셋은 그 DJ의 진정한 역량을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플레잉 해도 플로어의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DJ, 더 나아가 플로어를 더 뜨겁게 만들수 있는 DJ가 진짜 DJ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트랙리스트에서는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영업시간인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7시간 동안 재생되는 79개의 다른 트랙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첫 롱 셋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장르는 클래식, 재즈, 록, 힙합, 일렉트로니카 등의 모든 장르를 아우릅니다. 2017년동안 제가 셀렉한 트랙들 중 저희 직원들과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던 트랙들과 그 외에 제가 소개하고 싶은 다른 트랙들을 믹스하여 구성해보았습니다. 구성은 계절과 시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초반 한시간 반 정도 가량은 클래식과 재즈, 앰비언트 등으로 구성하여 여유로운 오전시간의 분위기를 즐기시기에 알맞으며, 그 이후엔 밝은 분위기의 인스트루멘탈 힙합과 다운템포 트랙들을 거쳐 차분한 느낌의 딥하우스로 분위기를 그루비하게 전환 시킵니다. 저녁에는 트립합과 다운템포, 싸이키델릭 록 으로 마무리됩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한번 말씀드렸던 저의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DJ가 음악을 소개하는 것과 저희가 옷이나 커피를 소개하는 것도 결국 무언가를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측면에서는 결국 똑같은 일 이라는 것이죠. 음악에 있어서 DJ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드리면서 동시에 모든 일은 결국 무엇을 하느냐가 아닌, 어떤일을 해도 정성과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ink Floyd : Roger Waters, Nick Mason, David Gilmour, Rick Wright>




1963년,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던 로저 워터스, 닉 메이슨에 의해 결성되었습니다. 후에 건축학과 동기였던 릭 라이트가 영입되고 클라이브 멧카프, 줄리엣 게일, 키스 노블이후 1964년엔 밥 클로스와 시드배릿이 밴드에 들어왔고, 이후 'Meggadeath', 'The Abdabs', 'The Screaming Abdabs', 'Leonard's Lodgers', 'The Spectrum Five' 등의 많은 이름들을 거쳐 당시 유명했던 블루스 연주자 핑크 앤더슨과 플로이드 카운슬의 이름을 각각 따와 그룹 이름을 The Pink Floyd Sound라고 짓게 됩니다. 이때 당시엔 클라이브 멧카프와 키스 노벨은 각자의 활동을 위해 밴드를 탈퇴한 상태였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밥 클로스 마저 부모의 압박에 의해 밴드를 탈퇴하게 됩니다. 이렇게 핑크 플로이드는 4인조 밴드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Pink Floyd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 Astronomy Domine, 1967>




핑크 플로이드는 활동 초기에 주로 공연했던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클럽 UFO Club, Marquee Club, the Roundhouse 에서 인기를 얻었고, 1966년 밴드는 피터 화이트헤드 감독의 영화 <Tonite Let's All Make Love in London>에 <Interstellar Overdrive>와 <Nick's Boogie>의 라이브 버젼 두 곡을 삽입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후에 이 두곡만이 담긴 EP인 [LONDON 66-67]이 발매가 되고, 핑크 플로이드는 점점 더 대중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대중적 인기를 얻게된 이들은 1966년 EMI 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1967년 8월 5일 핑크 플로이드는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노먼 스미스가 프로듀싱을 맡은 첫 앨범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을 발표합니다.


이 앨범이 출시된 1967은 록을 좋아하시는 팬분들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년도이기도 합니다. 바로 

THE BEATLES 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출시된 년도이기 때문이죠. 이 앨범이 지닌 싸이키델릭한 성향들은 1967년도에 출시된 여러 밴드들의 음악에서 굉장히 두드러지게 표출되는 부분 입니다. 1967년은 싸이키델릭 록의 전성기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당시 핑크 플로이드의 리더였던 시드 배릿이 주도한 앨범으로 싸이키델릭 록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앨범입니다. 시드배릿에 의해 단순한 블루스 밴드에서 싸이키델릭 록 밴드가 된 핑크 플로이드는 점점 더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이에 압박감을 느끼던 시드는 점점 약물 복용에 의존하게 되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Pink Floyd [A SAUCERFUL OF SECRETS] - A Saucerful Of Secrets, 1968>




시드 배릿의 정신 상태가 점점 악화됨에 따라 다른 멤버들의 걱정도 점점 깊어져 갔습니다. 결국 멤버들은 시드 배릿을 대신할 기타리스트를 찾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영입을 고려했던 기타리스트로 제프 벡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프 벡은 그 제안을 거절했고, 당시 Jokers Wild라는 블루스 록 밴드에서 연주를 맡고 있던 데이빗 길모어를 영입합니다. 사실 처음에 데이빗 길모어를 영입했을 당시엔 단지 시드 배릿의 연주를 대체할 세션맨이었으나, 1968년 2집 정규 앨범인 [A SAUCERFUL OF SECRETS]가 발매되기 직전 시드 배릿은 밴드를 탈퇴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앨범에서는 시드 배릿과 데이빗 길모어의 곡들이 섞여 있습니다. 전작에 비해 소리의 왜곡과 다중의 노이즈와 각종 이펙터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 하였으며 이 앨범 까지도 여전히 싸이키델릭 록의 짙은 성향이 가미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69년 초에는 히피를 주제로 한 영화 <More> 사운드 트랙에 제작에 참여했고, 비공식 사운드 트랙겸 3번째 정규음반이 [MUSIC FROM THE FILM MORE] 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였다. 1969년 말에는 [UMMAGUMMA] 라는 음반을 출시하는데, 밴드 역대 음반중 가장 실험적인 음반이기도 합니다. 당시 유행하던 Live / Studio형식으로 출시 되였고, A,B면(Live)는 무관중 라이브로 녹음된 라이브를 들려주는 반면 C,D면(Studio)에서는 멤버들이 각자 작곡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자신들의 실험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습니다. 발표 당시 평론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후에 이들의 방향성을 모색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앨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Syd Barrett>




시드 배릿이 탈퇴한 후 그의 절대적이었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멤버들은 각자의 장점들을 가지고 고군분투 하며 밴드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로저 워터스가 복잡하고 상징적인 가사, 전체적인 곡의 구조를 결정했다면 데이빗 길모어는 블루스적인 멜로디, 릭 라이트는 사이키델릭한 화음을 구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때가 바로 이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게 되는 실험 시기인데, 후에 발표되는 앨범들에선 싸이키델릭이 아닌 프로그레시브적 성향이 깊게 가미되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 입니다.




<Pink Floyd [Atom Heart Mother] - Atom Heart Mother Suite, 1970>




1970년엔 [ATOM HEART MOTHER] 라는 타이틀의 앨범을 발표하는데 여기에선 본격적으로 싸이키델릭 록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오케스트라와 무의미한 가사의 조합, 앨범의 제목은 신문기사에서 따오오기도 하며 앨범과 전혀 상관없는 커버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방면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싸이키델릭으로 규정지어지는것에 대한 반발심리를 표출합니다. <Alan's Psychedelic Breakfast>라는 곡에서는 밴드의 공연 매니저인 앨런 스타일스 의 목소리가 녹음되었으며, 이음반의 엔지니어인 알란 파슨스와 함께 작업하며 계란 굽는소리, 오줌 소리 등 각종 효과음을 사용하며 음악을 만들었고, 이는 그들과 알란 파슨스가 작업한 두번째 앨범인 《The Dark Side of the Moon》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Pink Floyd [Meddle], 1971>




<Pink Floyd : Live At Pompeii - Echoes Part 1, 1972>




1971년 Pink Floyd는 [MEDDLE] 이라는 앨범을 발표합니다. 여기에서부터는 시드 배릿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훨씬 원숙함이 넘치는 사운드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는 <Echoes>를 꼽을 수 있는데, 장장 23분에 다다르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손꼽히는 명곡 중 하나 입니다. 이 트랙은 핑크 플로이드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음악성의 시작 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심오한 가사와 클래시컬하면서 아름다운 화음, 블루스하면서 멜로디컬한 기타 연주, 원초적인 드럼 사운드와 곡의 프로그레시브한 구성으로 우주로 가는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특히 이 앨범이 나온뒤에 이들은 사라진 고대시대의 도시인 폼페이에서 무관중으로 진행한 라이브 공연 실황 영상을 릴리즈 했는데, 이들의 라이브 공연 중 최고로 손꼽힐정도로 예술적이고 아름답습니다.


2000년전 사라진 도시 폼페이. 그토록 오래된 도시이지만 이미 모든 가정집에 수도시설이 구축 되어 있을 정도로 앞서간 문명을 자랑하던 도시에서 이들이 음악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Pink Floyd의 음악들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심오함들은 늘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주기에 정말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Pink Floyd의 베이시스트인 로저 워터스는 <Echoes>를 가르켜 '사람들이 개개인의 인간성을 인정하고 반감이 아닌 공감으로 이를 대하는 가능성' 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우리가 소리친 메아리는 결국 다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옵니다. 로저 워터스의 말처럼 개개인의 인간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가 결국 그들도 모두 같은 인간이기에 나 자신의 메아리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Pink Floyd [The Dark Side Of The Moon] - The Great Gig In The Sky, 1973>




1973년에 핑크 플로이드는 이들의 가장 위대한 걸작인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발표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이들은 싸이키델릭이나 프로그레시브 등 어떤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록 음악계에선 독창적인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이 시기는 또한 서로의 음악적 견해가 달랐던 멤버들 간에 음악적 협력관계가 제일 균형있게 잘 이루어졌던 때였습니다. 이 앨범은핑크 플로이드의 모든 앨범들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해준 앨범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4000만장 이상 판매되었고, 빌보드 앨범 차트에 741주 이상, 영국 앨범 차트에 301주 이상 등재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앨범의 곡들은 <Money>, <Brain Damage>, <Us And Them>, <Time> 등의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달의 어두운 면이라는 이 앨범의 타이틀은 '광기'를 나타낸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광기'라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노래의 제목들로 많은 작은 주제들 역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드배릿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로저 워터스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컨셉 앨범인데요, <Time>에선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말하고 있고, <Money>나 <Us And Them> 같은 곡에서는 자본주의와 반전주의 등의 사회적인 주제, <Brain Damage>에선 극단적인 허무주의를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로저 워터스는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이 폭력을 행사했을때 정당하다고 생각했나?', '죽음이 두려운가?', 다양한 질문을 던졌는데, 이 질문들 역시 앨범 곳곳에 삽입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습니다. 반사된 태양빛이 달을 비추고, 우리가 보는 달은 달이라는 매개체에 반사된 태양빛이죠. 다시 말해서 달의 어두운 면은 없습니다. 사실 달은 원래 어둡기 때문이죠. 그러나 달은 주로 '광기'에 많이 비유되고는 합니다. 태양과 달, 빛과 어둠. 그러나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 <Eclipse>에서 이야기 하듯이 태양 아래 모든 것은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 태양은 결국 달에 의해 가려집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무엇이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태양 아래 모든것이 정렬이 되던, 그 태양이 달에 의해 가려지던 결국 자연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이 앨범에서는 다양한 작은 주제들 만큼이나 획기적인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싸이키델릭 적인 요소가 거의 배제되었고, 재즈와 블루스한 분위기를 많이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당시 릭라이트가 재즈 화성학을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트랙들 전체에서 재지한 화성들 역시 많이 들으실수가 있습니다. 후에 발표되는 컨셉앨범 [THE WALL] 역시도 로저 워터스의 주도하에 탄생하게 된 걸작이지만, 좀 더 그만의 냉소적인 광기가 느껴지는 데에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에 비해 다른 멤버들의 피드백과 서로간에 음악적 조율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큰 이유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후에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Pink Floyd [Wish You Were Here] - Wish You Were Here, 1975>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발표로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은 쉴새없는 나날을 이어갑니다. 이 앨범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1974년까지 투어 일정을 소화해내고, 이들은 상업적 성공을 배제한체 초창기의 실험정신을 되살리기로 마음 먹고 다시 한번 의기투합 합니다. 이의 일환으로 내세운 프로젝트가 <Household Object> 인데, 말 그대로 집안에 있는 물건들만을 이용해서 녹음을 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녹음의 난이도와 공연시 연주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이 앨범은 1973년부터 1974년까지 멤버들이 투어를 소화해내면서 느꼈던 스트레스로 방향을 바꾸어 소외와 상실에 관한 스토리를 써내려가기로 합니다.


이 앨범의 주제는 Abssence, 바로 '부재' 입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이 느꼈던 음악 산업 속 인간성의 부재도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더욱 큰 주제는 바로 탈퇴한 멤버, 이들의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던 시드 배릿의 부재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전작 [THE DARK SIDE OF THE MOON] 에서도 은유적으로 시드 배릿의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 앨범에서는 <Shine On Your Crazy Diamond> 라는 트랙의 제목으로 직유적으로 표현 됩니다. 맨 앞글자만 조합해보면 'SYD' 가 완성이 되죠. 이 트랙은 그에대한 그리움 만큼이나 광활하게 9개의 파트인데, 총 합하면 대략 24분 30초라는 러닝 타임이 됩니다. 멤버들이 그를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알 수 있겠죠? 이 앨범에 대한 유명한 일화로 녹음 도중 시드 배릿이 방문하였는데 그가 너무나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온 나머지 처음엔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핑크 플로이드 탈퇴 후 호리호리한체격에서 뚱뚱한 대머리로 변하게 됩니다.)




<Pink Floyd [Animals], 1977>




밴드의 경력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듯 싶었지만 로저 워터스의 독주 체재로 인해 밴드의 분열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WISH YOU WERE HERE] 이후로 밴드내 로저 워터스의 영향력은 굉장히 막강해졌습니다. 이때부턴 음악과 가사 전체에 그의 사상이 반영되기 시작하는데요, 그러한 경향이 처음으로 발현되기 시작하는 앨범이 바로 1977년에 발표된 [ANIMALS] 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영감을 받아 트랙들은 <Pigs>, <Dogs>, <Sheep>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시 영국엔 펑크 록이 등장하고 음악적 조류가 그러한 펑크의 기류로 흘러가는 추세였습니다. 섹스 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인 시드 비셔스가 오디션에 'I HATE PINK FLOYD' 라고 프린트 된 티셔츠를 입고 나왔을 만큼 당시는 복잡함 보다는 초기 로큰롤의 단순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기류가 무척 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당시에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너무나 복잡하다는 이유로 음악계에서 주된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의 어려운 경제 상태 역시도 이러한 기류에 한 몫을 했는데, 대중들은 국가와 체제에 거세게 비난하는 펑크록에 굉장히 열광 했습니다. 이에 다른 프로그레시브 록을 지향하던 밴드들은 해체를 하거나 다른 장르로 변경하여 활동을 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나갔습니다. 


핑크 플로이드는 이러한 시류를 인식하고 [ANIMALS] 에서는 조금 더 강력한 기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전작들에 비해 사운드는 단순하지만 가사의 내용을 통해 이들 음악의 깊이들은 그대로 표현 됩니다. <Pigs>, <Dogs>, <Sheep>은 여기서 자본주의 사회속의 3개의 계층에 관한 이야기를 동물로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맨 처음과 맨끝 트랙 <Pigs On The Wing>을 제외하곤 세 곡 모두 10분이 너머가는 대장정의 곡들 입니다. <Dogs> 에서는 경쟁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 피도 눈물도 없이 비열한 짓을 일삼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관료와 하수인들 이라고 표현하면 되겠네요. 가사의 내용을 보면 그러한 비열한 짓을 일삼다 권력을 쥐게 되지만 그 권력을 잃어버렸을때 비참한 최후를 맞게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어쩌면 권력의 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Pigs>는 권력을 쥐고 있는 정치인들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첫번째인물로 래너드 제임스 캘러헌, 두번째 인물은 마가렛 대처, 세번째 인물은 메리 화이트 하우스를 돼지로 비유하여 비난하는 내용의 가사들인데, 세 인물 모두 앨범이 발표되었을 당시 1977년에 영국 정치계에 있었던 인물들 입니다. 마지막으로 <Shepp> 은 양치기를 따라다니기만 하는 양, 즉 다시 말해 우매한 민중들을 뜻합니다. 당시 영국의 정치적 상황들이 반영된 내용이긴 하나,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대입해보아도 우리가 어떠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의 곡들 입니다.




<Pink Floyd [The Wall] - Another Brick In The Wall, 1979>




<Pink Floyd [The Wall], 1979>




[ANIMALS] 는 1977년 1월에 발표해 영국차트 2위, 미국 차트 3위에 오르고 투어는 표가 매진 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멤버들의 불만과 피로도는 점점 증가해갔습니다. 이후 데이빗 길모어는 [DAVID GILMOUR] 를 릭 라이트는 [WET DREAM] 을 발표하는 등, 멤버들은 솔로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로저 워터스는 다음 음반의 컨셉에 대해 생각하는데, 하나는 [THE WALL] 의 컨셉이고 또 다른 한개는 나중에 워터스의 솔로앨범으로 출시되는 [THE PROS AND CONS OF HITCH HIKING] 의 컨셉이었습니다. 


1979년 발표된 [THE WALL] 역시 로저 워터스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그래서인지 로저 워터스의 광기와 냉소적인 태도가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들 중 그 어느것보다 잘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는 로저 워터스가 의도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러한 의도는 충분히 잘 느껴진다고 봅니다. 그리고 비록 독주 체제하에 탄생하게 된 작품이긴 하나, 핑크 플로이드의 최고의 앨범이라 논할 수 있는 작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앨범에서는 70-80년대를 살아오신 우리 부모님 세대라면 누구나 아실만한 곡으로 <Another Brick In The Wall>을 꼽을 수 있는데요, 주입적인 교육을 받음으로써 벽 안에 있는 똑같은 수많은 벽돌들 중 하나에 지나게 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We don't need no education. We don't need no thoughts control.' 이라는 직설적인 가사로 유명합니다. 그 외에 수많은 좋은 곡들이 있지만 데이빗 길모어 와의 합작으로 탄생한 <Comfortably Numb>는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 솔로 트랙 중 꼭 빠지지 않는 곡입니다. 암울하면서 몽환적인 느낌과 어두운 가사, 데이빗 길모어의 환상적인 연주 등을 등. 이 트랙을 들으신다면 제목처럼 정말로 편안하게 마비되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이 앨범은 록 오페라 형식으로 된 더블 앨범 입니다. 앨범 전체의 내용은 로저 워터스의 인생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는데, 이 앨범의 주인공 Pink는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고, 선생에게 잘못된 교육을 받고, 과잉 보호를 하는 어머니에게 길러져 자립심을 잃고, 나중에는 아내에게 버림 받는 등 고통받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로 인해 그의 내면엔 세상과 정신적으로 단절되는 벽을 쌓게 되고 이를 비유적으로 'The Wall' 이라 칭합니다. 이 앨범은 후에 1982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 [PINK FLOYD : THE WALL]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영화엔 일러스트레이터 제랄드 스카프의 애미메이션이 곳곳에 삽입되어 있는데 특유의 혐오스러운 스타일 덕분에 현재까지도 락 오페라와 뮤지컬 장르에서 가장 그로테스크하고 초현실적인 영화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Pink Floyd [The Final Cut], 1980>




1979년 [THE WALL] 이 발표된 후 1982년에 이들은 영화 [PINK FLOYD : THE WALL] 의 사운드 트랙을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일어났던 포클랜드 전쟁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로저의 아버지에 대한 컨셉으로 변경되였고, 로저 워터스의 아버지인 에릭 플레처 워터스에 대한 헌정 앨범인 컨셉음반 <THE FINAL CUT> 이 제작되었습니다. 전작 [THE WALL] 에 얽힌 한가지 일화가 있는데, [ANIMALS] 투어가 끝난뒤 잠시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가지고 있던 때에, 로저 워터스는 [THE WALL] 작업을 위해 멤버들에게 휴가를 끝내고 얼른 돌아오라는 부탁을 하였지만, 릭 라이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THE WALL] 앨범 녹음 도중 릭 라이트가 해고 당하는 사건까지 일어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릭 라이트는 밴드를 떠나게 되고, [THE FINAL CUT] 에선 그를 대신해 키보드 파트는 마이클 카멘과 앤디 바운에 의해 완성 됩니다. 


이 앨범은 전 곡 로저 워터스에 의해 작곡 / 작사 되었으며 사실상 로저 워터스의 솔로 앨범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로저 워터스는 인터뷰에서, 이 앨범을 솔로 앨범으로서 작업하려 했지만, 다른 멤버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닉 메이슨은 그의 책 <Inside Out> 에서 사실은 정반대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데이빗 길모어가 로저 워터스의 솔로 앨범으로 발표하라고 제안했지만, 로저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의 이름을 붙여서 내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THE FINAL CUT] 은 영국 차트 1위, 미국 차트 6위를 기록했지만 평론가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이후엔 1984년에 워터스는 [THE PROS AND CONS OF HITCH HIKING], 길모어는 [ABOUT FACE], 닉 메이슨은 85년에 릭 펜과 함께한 [PROFILES] 라는 음반을 발표하는 등, 멤버들은 솔로로 활동하게 됩니다. 또한 탈퇴당한 릭 라이트는 1984년 뉴웨이브 그룹 '패션'출신의 데이브 해리스와 'Zee'라는 밴드를 결성해 [IDENTITY] 라는 음반을 발표하고, 잠시 음악 생활을 은퇴해 그리스에서 요트생활을 즐겼다고 하네요.




<Pink Floyd [The Division Bell] - High Hopes, 1994>




1985년 로저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제 남은 멤버는 닉 메이슨과 데이빗 길모어 두명. 사실상 해체 상태에 놓이기 되었던 그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핑크 플로이드의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자 하였습니다. 데이빗 길모어는 핑크 플로이드의 리더를 맡고 로저 워터스에 의해 탈퇴 당한 릭 라이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킹 크림슨에서 채프먼 스틱을 연주하는 토니 레빈, 재즈 록밴드 슬립해피의 안토니 무어등의 세션맨들을 불러들어서 제작해, 1987년 [A MOMENTARY LAPSE OF REASON] 을 발표하는데, 로저 워터스 특유의 냉소적이고 어두운 분위기가 사라지고 좀더 가볍고 경쾌한 음악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평론가들에게 제일 저평가 받는 음반이지만, 상업적으로는 영국과 미국차트 3위에 올라갈 정도로 성공하였습니다.


1993년에는 여러 문제 때문에 세션으로 머물렀던 릭 라이트를 다시 정규 멤버로 영입하고 여러 세션을 거처, 1994년 [THE DIVISION BELL]을 발표하는데, 전작보다는 좀 더 분위기 있고 무게감이 확실히 있습니다. 이 앨범은 당시 브릿팝과 얼터너티브 록 등이 점유하고 있는 로큰롤 씬과 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여러나라와 미국 차트에서 모두 1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고, 이후 밴드 [THE DIVISION BELL] 투어를 여는데, 역대 핑크 플로이드의 투어중 가장 스케일이 큰 투어 였습니다. 큰 원형 스크린에다 레이져, 1977년 투어부터 있던 [ANIMALS]의 돼지 인형 등 다양한 소품들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당시 유럽과 북미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열었는데, 표가 거의 매진될 정도로 성공하였습니다. 당시 투어중 런던 얼스 코드 공연 실황은 <P.U.L.S.E> 라는 이름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Pink Floyd : Live 8, 2005>




[THE DIVISION BELL] 활동 이후 핑크 플로이드는 [THE WALL] 투어 실황을 담은 [IS THERE ANYBODY OUT THERE? THE WALL LIVE 1980-81] 이 출시되고, 2001년엔 컴필레이션 앨범 [ECHOES : THE BEST OF PINK FLOYD] 를 발표 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 나갑니다. 또 2002년엔 로저 워터스가 [IN THE FLESH] 월드 투어로 서울을 방문하여 잠실 종합 운동장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핑크 플로이드 시절의 히트곡들과 솔로 시절 곡들을 연주 하였다고 하네요. 




<Pink Floyd : David Gilmour, Roger Waters, Nick Mason, Rick Wright, 2005>




그리고 2005년 2월 7월 2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열린 자선 콘서트인 LIVE 8 에서 핑크 플로이드는 24년만에 로저 워터스, 닉 메이슨, 릭 라이트, 데이빗 길모어 모든 멤버가 한자리에 모여 공연을 펼칩니다. 이들은 <Speak to Me / Breathe / Breathe (Reprise)>, <Money>, <Wish You Were Here>, <Comfortably Numb> 등의 히트곡들을 연주하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멤버들이 다같이 어깨 동무를 하며 포옹하는 장면은 말로 다 할수 없는 감동을 자아냅니다. 이 공연이 끝난 후 [ECHOES : THE BEST OF PINK FLOYD]의 앨범 판매량은 일주일만에 1343%가 증가 했으며, [THE WALL]의 판매량이 3600%, [WISH YOU WERE HERE]이 2000%, [THE DARKS SIDE OF THE MOON] 이 1400%, [ANIMALS] 가 1000% 증가했다고 합니다. 데이빗 길모어는 음반 판매의 수익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라이브 8에 참여한 다른 모든 아티스트도 이에 동참하였습니다.


1996년 핑크 플로이드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를 당시 로저 워터스는 참석을 하지도 않았었고, 핑크 플로이드 탈퇴후에 남아있는 멤버들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이 많았지만 이 한 장면으로 인해 전세계에 있는 핑크 플로이드의 팬들은 잠시나마 그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함께 연주 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많은 팬들이 이들이 재결합하여 다시 활동을 하기를 원하고, 로저 워터스 역시 재결합에 늘 희망을 가지고 있는 마음을 인터뷰를 통해 전하지만, 아쉽게도 데이빗 길모어는 과거에 얽매이지 싫다고 하며 한결같이 재결합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6년 7월 7일엔 핑크 플로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시드 배릿이 당뇨로 사망 합니다. 2년이 지난 2008년 9월 15일엔 암으로 투병 중이었던 릭 라이트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데이빗 길모어는 릭 라이트의 사망 소식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하며 이와 같은 추도문을 전하였습니다. 


'누구도 리처드 라이트를 대신할 순 없다. 그는 내 뮤지컬 파트너이자 친구였다. 온화하고 겸손했으며 남에게 나서기를 꺼려 했지만 그의 감동적인 목소리와 연주는 그룹의 사운드에 있어 마법 같은 존재였다.'


2011년 5월 12일 로저워터스의 <THE WALL LIVE> 투어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영국 O2 ARENA THE WALL TOUR 에서 <Comfortably Numb>를 데이빗 길모어와 함께 공연했고 마지막곡 <Outside The Wall> 에선 닉 메이슨을 포함한 3명의 멤버가 함께 공연했습니다. 2014년 7월엔 [THE DIVISION BELL] 앨범 녹음 당시 진행되었던 세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들의 20년만의 신보인 [THE ENDLESS RIVER] 가 발매 됩니다. 이 앨범은 릭 라이트가 참여한 마지막 앨범 입니다. 데이빗 길모어는 이 앨범이 핑크 플로이드의 마지막 앨범이 될것이라고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릭 라이트를 위한 추도 분위기의 앨범인데 곡의 대부분이 인스트루멘탈(연주곡) 으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큰 굴곡이 없는 꽤나 잔잔한 분위기를 가진 앨범 입니다. 이 앨범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계적으로 우수한 판매실적을 거두게 됩니다.




<Interview : David Gilmour, Nick Mason>


지금까지 저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핑크 플로이드의 행보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사실 이 자료들을 조사하며 저도 몰랐던 이야기들을 많이 알 수 있었고 들었던 앨범들을 다시 한번 또 들어보고, 가사들을 다시 한번 더 느끼며 들었는데 가사들의 철학적인 부분이나, 음악들의 기술적인 부분과 음악 전체를 아우르는 화성과 구성 등 지금의 어떤 음악가들의 음악과 견주어 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촌스럽지도 않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들은 곡 하나 하나를 들었을때보다 앨범 전체를 들었을 때에 곡들끼리 이어지는 유기성과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철학과 정신이 만들어내는 응집력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좋은것 같습니다. 저는 음악도, 영화도 무엇이든지 질문을 던져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음악이 끝났을때, 영화가 끝났을때부터 진짜로 시작되는 그런것들 말이죠. 학창 시절에 전 친구들에게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엔 제가 잡념이 많은건가 하고 떨쳐내버리려고 했지만, 제 성격상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는 터라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또 지금 생각해보면 전 어렸을때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사색하기를 즐겨해서 그런지 지금의 제가 핑크 플로이드를 좋아하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위에서 설명드렸던 핑크 플로이드의 폼페이 무관중 라이브 공연을 전 매우 좋아합니다. 공연에서 느껴지는 세기말 적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그들의 음악이 주는 감동은 쉽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왜 폼페이에서 공연을 했던것일까요? 폼페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먼저 드리자면, 폼페이는 2000년전 최고의 문명 사회를 이룬 도시였습니다. 시민들의 위락을 위한 공연장, 경마장 공중목욕탕 등의 시설이 있었고 술집과 유흥가 또한 있었으며 부자의 바로 옆에는 빈자들이 살았으며 도시의 외곽에서는 풍부한 농산물들이 공급되었고, 2000년전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수도시설이 발달된 현대의 도시와 견주어 봐도 전혀 손색 없는 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춘 곳이었습니다. 건축가 승효상은 이렇게 말합니다. 


'건축이란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을 완공함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살게 되는 거주자의 삶으로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나로서는, 도시 역시 태어날 뿐이어서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하는 생물적 존재라고 여긴다. 만약에 건축이나 도시가 완성되는 순간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은 붕괴나 몰락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극단적이지만 그 완성의 존재체가 폐허라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간에 결국 도시는 붕괴되고 인간 역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없습니다. 최고의 문명 사회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베수비오산의 화산 폭발로 인해 잿더미로 변해버린 도시 폼페이에서 우리는 도시인으로써, 인간으로써 삶이 중단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되물어볼수가 있습니다. 핑크 플로이드가 표현한 <Echoes> (메아리)는 결국 개인과 개인 사이를 비춰볼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지만 폐허가 된 폼페이처럼 인간에게도 죽음이라는 것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는데, 이는  곧 우리에게로 하여금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의 진리를 욕망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 저 먼곳 끝에서 이곳 앞으로 울려퍼지는 가장 큰 메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소개해드린 음악과 글 또한 여러분에게 메아리로 울려퍼져 전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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