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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SC MUSIC : 27TH TRACKLIST





안녕하세요. 슬로우스테디클럽 입니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문득 궁금해져서 제가 2017년의 1월에 작성한 트랙리스트 포스팅부터 지난 한해 작성해 온 음악 소개 글들을 쭉 살펴 보았는데요, 하반기 포스팅들을 기점으로 하여 컨텐츠들이 대체적으로 더 깊이감이 있어진 것 같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이전에 소개했던 아티스트나 레이블 또는 음악 매거진에 대해 소개를 해드리는 경우에도 더 깊이 있게 소개를 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나 앞으로 더욱 개선해 나가며 발전된 포스팅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 트랙리스트에서는 클래식부터 다운템포와 딥하우스, 리퀴드 드럼앤 베이스, 시티팝 등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드뷔시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트랙으로 시작하여 벨기에의 레이블인 <Apollo Records> 에서 소개하는 앰비언트와 딥하우스가 혼재된 트랙들로 이어집니다. 그 이후에 계속되는 딥하우스 트랙들 이후에 로버트 글래스퍼의 트랙을 힙합 리듬을 뺀 체로 재지하고 블루스하게 리믹스한 남아프리카의 M Keys 라는 프로듀서의 트랙이 이어지고 톰 미쉬의 인스트루멘탈 힙합을 거쳐 노리요 이케다가 들려주는 시티팝 이후에 리퀴드 드럼앤베이스와 이안 브라운의 <F.E.A.R>를 U.N.K.L.E이 리믹스한 트랙으로 마무리 됩니다. 재미있게 들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Ryuichi Sakamoto>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경력자이자, 골든글로브상과 그래미 어워드 역시 수상한 음악가가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도 익숙한 이름인 류이치 사카모토 입니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민속 음악이나 현대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여러가지 스타일의 작품들을 발표 하였습니다. 영화 음악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개봉한 국내작 남한산성의 음악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독일의 미디어 아티스트 겸 테크노 디제이 프로듀서인 알바 노토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 류이치 사카모토 & 알바 노토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몇번의 고배 끝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손에 쥐게 해준 작품인 레버넌트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하였죠.


류이치 사카모토는 1952년 도쿄의 나카노 구 출생으로, 유치원을 다닐 적 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늘 장서와 클래식 LP들을 곁에 두셨다고 하네요. 열살이 된 무렵에는 도쿄 예술대학의 마츠모토 다미노스케에게 작곡을 배우기 시작하였으며, 중학교 무렵에 우연히 포스트모던 연주회에 참가하여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당시엔 당시 일본의 사회주의 운동과 백남준의 작품 등 다양한 포스트 모더니즘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대학교 재학 당시에 그는 전자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이때 여러 음악가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이때 알게된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와 함께 1978년 일렉트로니카 팝 밴드 YMO (Yellow Magic Orchestra)를 결성합니다. 오늘은 피아니스트인 류이치 사카모토가 아닌, 류이치 사카모토가 있었던 YMO에 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Yellow Magic Orchestra], 1978>




<Yellow Magic Orchestra - Computer Games, 1978>




당시 이미 일본 대중음악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호소노 하루오미, 타카하시 유키히로를 알게 되었을 때, 사카모토 자신은 팝에 문외한이라 그들과 어울리면서도 정작 왜 그들이 유명한지 전혀 몰랐었다고 합니다. 원래 친했던 둘의 앨범에 단순히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다 우연히 함께 앨범을 만들자고 이야기가 나와 함께 음악을 만들게 되니 그게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였다고 하네요. 


이들의 1집 앨범인 [YELLOW MAGIC ORCHESTRA]는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신디사이저 소리를 이용하여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듯한 기분을 내게 하는 음악과 일본 민속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를 가진 트랙 등 굉장히 이색적이면서 실험적 성향이 매우 돋보이는 앨범 입니다. 이 1집을 포함하여 이들의 음악들은 전반적으로 크라프트베르크의 영향이 짙게 느껴집니다. 특히, 제가 1집에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트랙은 <Computer Games> 라는 트랙인데, 컴퓨터 효과음들에 이어지는 일본 민속 음악에 나올법한 멜로디의 전개와 백남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으로 매우 전위적인 스타일의 뮤직비디오의 조화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사실 이들이 데뷔했던 당시 일본 내에선 큰 반향은 없었지만, 영미권 국가에선 이러한 동양풍의 신스팝이 매우 새롭게 다가왔다고 하네요.  




<Yellow Magic Orchestra - [Solid State Survivor], 1979>




이들은 2집 앨범으로 로클롤과 팝적인 성향이 좀더 짙어져서 돌아오게 되었는데, 1집의 실험적 성향은 배제 된체 더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음악들을 들려줍니다. 앨범 커버에서 다들 새빨간색의 수트를 입고 있네요. 역시나 크라프트베르크를 연상시킵니다. 이들은 라이브 공연에서도 빨간색 수트를 입고 공연하기로 유명하죠. 2집 앨범에서 이들의 대표곡이 탄생하게 되는데, 바로 5번 트랙인 <Behind The Mask> 입니다. 이 곡은 특히 에릭 클랩튼과 마이클 잭슨이 리메이크 한 곡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리메이크에 관해 흥미로운 일화로, 원래 댄스버젼의 리메이크 버젼으로 가사를 덧붙여 마이클 잭슨의 [THRILER] 앨범에 실릴 계획이었으나, 어떤 이유로 안타깝게 빠지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뒤에 출시된 앨범 [MICHAEL]에 실려 출시 됩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 Behind The Mask, 1979>




<조용필 - 단발머리, 1980>




<나미 - 빙글빙글, 1984>





이 곡은 다소 신나는 느낌의 신스팝 트랙이기는 하나, 다소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가사 길이와 우리의 얼굴 뒤에 숨겨진 표정들이 과연 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질문을 던지는 듯한 가사들이 마치 로보트가 우리에게 대화를 건네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이런 점들로 보아 단순히 형식적 전위적 뿐만 아니라 가사가 가진 철학적 면모 역시 이들이 왜 일렉트로니카 팝의 선두주자로 존경 받는지 이해가 갑니다. 이 트랙을 연주하는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멤버들이 일렬로 세워진 무대 연출에서도 크라프트베르크를 연상시킵니다. 이쯤 되면 거의 크라프트베르크를 오마주 했다고도 느껴지네요. 이들은 일본 최전성기였던 버블 경제 시대의 최초의 일본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일본이 지금처럼 전자 음악 강국에 오르게 된 것도 이들의 공이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선 이때 당시 왜 이런 아티스트가 탄생할 수 없었을까요? 당시 우리나라에선 조용필이나 나미가 이러한 시도를 했었으나 세계적인 흐름엔 따라가지 못했으며, 당시 한국에서 창작 활동은 엄혹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매우 위축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작업물을 내더라도 심각한 검열 수준 때문에 그 벽을 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그런 환경에서도 아티스트들은 포기를 하지 않고 창작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어떠한 환경이 되었든 포기하지 않고 그 환경을 인정하고 이겨내려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도 익숙하지만 당시 한국의 신스팝인 조용필의 단발머리와 나미의 빙글빙글 한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 [X∞MULTIPLIES], 1980>





3집으로 돌아온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의 앨범에선 일렉트로니카의 질감은 더욱 섬세해지고, 팝적인 요소가 더 가미가 되어 좀 더 키치하면서 펑키한 신나는 음악으로 돌아옵니다. 특히나 눈여겨 볼 점은 곡 중간 중간에 <Snakeman Show> 라는 특이한 제목으로 된 트랙이 껴있는데, 이것은 남성 두명이 영어로 코메디한 대화를 주고받는 내용 입니다. 조금은 유치하게 다가올 수 있는 꽁트 형식의 대화이지만 너무 생각도 못했던 전개라 들으면서 저도 웃음이 터져 나왔네요. 일본의 경제 호황과 맞물려 이런 긍정적인 무드가 나온다는 분석도 많은 편입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 [BGM], 1981>



<Yellow Magic Orchestra - [Naughty Boys], 1983>


<Yellow Magic Orchestra - Kimi Ni Mune Kyun, 1983>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는 정규 4집 앨범인 [BGM] 에서는 인스트루멘탈의 트랙들과 냉소적인 느낌의 보컬로 이루어진 트랙과 앰비언트 트랙으로 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테크노의 세기말적 분위기가 어느정도 느껴집니다. 정규 5집 앨범인 [NAUGHTY BOYS]는 전작과 상반되게 거의 모든 트랙들이 빠른 템포의 보컬이 가미된 신스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Kimi Ni Mune Kyun> 라는 트랙은 당시 오리콘 차트 2위 곡이자 YMO 싱글 최다 판매 곡으로, 당시 가네보 화장품 광고 음악으로 쓰이기도 했고 지금도 일본 내에서는 자주 리메이크되는 유명한 곡이고 월드뮤직을 하던 중후한 이미지의 뮤지션 아저씨들이 갑자기 이러한 깨는 모습으로 나왔다는 것과, 뮤직 비디오의 중간엔 호소노 하루오미, 타카하시 유키히로가 키스를 하는 퍼포먼스가 나오는 등 당시 일본에도 상당히 큰 충격을 줬다고 합니다. 그래도 상당히 로맨틱한 분위기의 곡이니 한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 [Service], 1983>





5집과 6집 앨범인 [Service] 에서는 주로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의 J-POP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5년 남짓 활동을 하고 [Service]를 마지막으로 돌연 해체를 합니다. 정확한 해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류이치 사카모토는 '지나친 인기가 너무 두려워서' 라고도 하였다네요. 실제로 그는 엄청난 인기 때문에 대인기피증까지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해체후 1993년 깜짝 복귀를 한후에 이후 2007년 재결성 하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YMO 활동 당시 류이치 사카모토의 눈에 띄는 이력으로는, 1981년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연과 OST를 맡았습니다. 영국의 뮤지션 데이빗 보위와 공동으로 주연한 이영화의 OST는 바로 <Merry Christmas Mr. Lawrence> 라는 곡으로, 류이치 사카모토나 이 영화에 대해선 몰라도 이 노래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하죠. YMO 해체 이후, 영화 <마지막 황제>의 OST를 통해 오스카 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일본은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하게 되며, 1992년엔 바르셀로나 올림픽 테마곡 까지 맡게 됩니다.


이후 2014년에는 인두암 판정을 받아 요양을 위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후에 2015년 복귀작으로 야마다 요지 감독의 영화 <어머니와 살면>의 OST를 발표합니다. 이후에도 재즈, 탱고, 보사노바, 영화음악을 비롯해 일렉트로니카와 월드뮤직[11] , 뉴에이지, 힙합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말했듯 그는 자신이 뉴에이지 뮤지션으로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바램을 직접 표출 한 바가 있는데,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로 인해 그러한 편견이 조금이나마 없어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Ryuichi Sakamoto -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지난 한해동안 참 많은일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안타까운 소식들이 특히 많아서 기억에 남는 한해였네요. 저는 늘 제가 겪은 모든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는 편인데, 늘 흥미로운 것은 어떠한 현상, 특히나 인간관계에 있어 친구 사이에서 발생한 다툼이나 논쟁이라던지 그 사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특히 어떤 사건으로 인해 누군가가 잘못을 한 가해자의 입장이 되었을때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모두 그를 비난하거나 매도하는 등의 행위로 이어집니다. 물론 가해자가 잘못을 한 입장은 맞습니다. 여기서 진정 우리가 인간으로써 존엄한 삶을 살려면,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기보다 좀더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하는 행위를 먼저 실천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남에게 먼저 엄격한 잣대를 내세우기 전에 자신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하는것이 맞는 것 같네요. 2018년의 시작과 함께 여러분도 모두 올 한해의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고 계시겠네요. 목표를 이루는것도 곧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자신에게 더욱 엄격한 한해가 되도록 다짐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