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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INTERVIEW : ARTIST PROOF






안녕하세요.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진행하고 있는 갤러리 서비스인 HUGE BOOTH (휴즈부스)의 7번째 주인공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 입니다. 판화가 최경주와 트럼페터 이동열이 운영하고 있는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등 장르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 프루프(ARTIST PROOF)가 운영하고 있는 에이피숍 (AP SHOP)은 아티스트 프루프의 작업을 구매할 수 있는 쇼룸인 동시에 매월 열리는 연주회 AP SHOP LIVE를 비롯해 협업 전시 등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프로젝트 공간입니다. 유난히 길고 더웠던 7월의 지난 여름. 서울의 높은 빌딩 사이 ‘도심 속 오아시스’라 불리는 AP SHOP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생각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Q1.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 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티스트 프루프는 판화가 최경주와 트럼페터 이동열이 운영하는 프린팅 레이블이에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전시와 공연을 하기도 하고, 기업이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Q2. ‘아티스트 프루프’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경주 : ‘아티스트 프루프’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하게 된 계기는 2014년이었어요. 서점 ‘더북소사이어티’의 대표 구정연 씨와 ‘온 더 테이블(On The Table)’이라는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한 적이 있는데 매달 한 작가를 선정해 작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팝업 숍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참여했는데 이 때 처음 ‘아티스트 프루프’라는 이름을 사용했어요. 전시 작업을 해오던 미술 작가 최경주와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던 최경주를 서로 분리하고자 레이블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분리되는게 어색해져버렸어요. 


 



Q3.  AP SHOP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동열 : 경주씨는 아티스트 프루프로 활동하며 진행해온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한 공간에 모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었고, 저는 NPR TINY DESK CONCERT처럼 작은 공간에서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연주회를 기획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있었죠. 그렇다면 공간이 필요하니 일단 공간부터 알아보자 마음먹고 길을 걷던 중 우연히 이곳(지금의 에이피숍이 있는 삼옥빌딩)을 발견하게 되었죠.


 



Q4. 우연이라고 하면 지나가다가 임대문의 글을 보신 건가요?



동열 : 네, 그때가 2016년 1월 2일이었어요. 새해라 문 연 곳도 별로 없고 도시가 조용한 편이거든요. 경주 씨와 함께 한국은행 주위를 걷다가 저멀리 외관이 재밌게 생긴 건물이 있으니까 한 번 가보자고 해서 갔더니 임대문의가 붙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했어요. 건물주가 오늘은 시간이 안되니 다음 주에 오라고 해서 약속을 잡고 다시 갔죠. 공간을 처음 보자마자 경주 씨가 바로 계약하자고 했어요. 



경주 : 순식간에 이뤄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좀 무모하긴 했어요.



동열 : 주변에서 걱정을 참 많이 했었죠. 



경주 : 부모님은 물론이고 친구들도 모두다 걱정하고.(웃음) 프로젝트로 일 년만 하려고 했던 게 어느덧 지금은 3주년이 되었네요.



 









Q5. 프로젝트로 일 년만 하려했다는 이야기는 임대 계약을 1년으로 하셨다는 건가요.  



경주 : 네. 지금도 일 년 계약이에요. 항상 언제든지 이 곳을 떠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웃음)


동열 : 서울이 워낙 변화가 빠른 도시니까.


 


 


Q6. 판화와 트럼펫은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많은 분야라고 느껴지는데 지속적으로 활동해 올 수 있었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경주 : 레이어(Layer)가 저에겐 되게 중요하거든요. 이게 제 삶과도 연결이 되는데, 예를 들면 하루하루가 보잘것없는 선 하나 그러니까 아무 뚜렷한 형체가 없는 도형 하나가 겹쳐져서 나중에는 한 덩어리가 되고 그게 평생이 되죠. 삶이 되어버리는 거잖아요. 



판화에서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그런 레이어들이 중첩이 되어서 하나의 작업이 완성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을 다시 해체를 시켰을 때의 그 서사. 그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사실 기술적으로 판화는 찍는 행위 이전에 준비 과정이 길고, 과정에서는 절대 서두르면 안되요. 인내를 갖고 시간을 잘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인쇄에는 단 몇 초 밖에 안되니 허무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도 있어요. 평생 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Q7. 평생해야 한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계기가 따로 있었을까요?



경주 : 계기는... 작업을 하지 않으니까 제가 괴롭더라고요. 작업을 못하는 상황에는 초조해요. 손이 무뎌지면 어떻게 하지? 내가 색 대한 감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이 있죠. 아, 힘들어도 꾸준히 작업을 해야 숨 쉬며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8. 트럼펫은 언제 시작했나요?



동열 : 20대 초반에 취미로 시작해 밴드 활동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연주하고 있어요. 트럼펫을 선택한 이유는 기억이 안나요. 왜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색소폰 같은 관악기는 버튼이 많잖아요. 그리고 기타와 피아노 모두 두 손으로 해야 하고. 대부분의 악기들은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데 트럼펫은 한 손만 쓰는 데다가 버튼도 3개 밖에 없는 거예요. 또 음향 장비 없이 볼륨도 크고. 



그런데 돌이켜보면 악기 때문에 힘들었던 때가 너무 많았어요. 너무 어려워서. 트럼펫을 연주하는데 있어서 제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나만의 음색을 갖는 것에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 정도? 그래서 '아, 이 악기는 우연이지만 평생 함께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러고는 나중에 다른 악기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웃음)



경주: 요즘 자꾸 피아노를 치고 싶다고 (웃음)



 





Q9. 2018년  “아일랜드(ISLAND)” 라는 주제로 이동열과 최경주의 아트북이 제작되었다. 아일랜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동열 : '아일랜드(ISLAND)'는 음악이기도 하고 그림이기도 하면서 또한 책이기도 해요. 경주 씨와 함께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기록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작곡한 곡이 아일랜드에요. 서울로 돌아와 기타 연주자 기은이와 함께 화성을 정리하고, 편곡을 한 후 녹음을 했죠. 그 연주를 듣고 영감을 받은 경주 씨는 판화 작업을 했고요. 보통 연주 앨범은 음악가가 주인공인데 아일랜드는 책 제작에 참여한 아티스트 모두가 주인공이에요. 경주 씨의 판화와 강주성의 그래픽, 이차령의 사진, 서문을 쓴 홍보라 님 모두. 


 







Q10. 두 분이 여행을 가셨던 건가요?



동열 : 네, 둘이 함께 여행으로. 트럼펫 중에 포켓 트럼펫이라고 휴대하기 편한 작은 트럼펫이 있어요. 경주 씨가 생일선물로 사줬는데 여행 갈 때마다 제가 들고 다녔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잘 안 불게 되더라고요. 갖고 다니는 게 짐만 되다보니 이번 여행 갈 때는 가져 가지 말아야지 했는데 막상 없으니까 너무 심심한 거에요. (웃음) 그래서 개러지밴드 (Garage Band) 어플로 놀다가 멜로디를 몇 개를 녹음해 왔었죠.



그게 아일랜드에요. 원곡의 악기 구상은 피아노와 더블베이스 두 악기로만의 연주였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피아노, 더블베이스 구성으로 녹음을 해보고 싶어요.


 



Q11. AP SHOP 도 그렇고 아일랜드 앨범도 그렇고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경주 : 네,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한 건 아니었어요.


 



Q12. 그럼 앞으로의 계획 또한 아직은 없겠네요? 혹은 앨범에 대한 계획?




동열 :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어요. 각자 판화와 트럼펫을 꾸준히 해왔기에 아일랜드라는 결과물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처럼, 큰 목표는 각자의 작업을 꾸준히 하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작은 목표들이 생기게 되겠죠. 아일랜드 이후에  슬로우스테디클럽을 만나 마운틴(MOUNTAIN)을 협업하게 된 것처럼.



 






Q13. 첫 미팅 당시 프로젝트 ‘아일랜드(ISALND)’ 이야기를 하며, 섬과 산이라는 같은 존재를 관점에 따른 해석의 차이라고, ‘아일랜드(ISLAND)’를 ‘마운틴(MOUNTAIN)’ 으로 어쩌면 본질은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떠한 차이를 염두하며 음악과 판화를 작업하셨는지 궁금하다.


 


동열 : 처음 미팅에서 마운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재미있었어요. 문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거든요. 시적이기도 했고. 결과물이 옷이라는 구체적인 아이템을 통해 음악과 전시 작업을 하는 건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경험이었죠. 단순히 아트웍을 전달하고 옷을 제작하는 협업은 이전에도 해 본 적이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경주 : 미팅을 할 즈음  <산을 오르는 조개 껍질> 책을 추천 받았어요. 섬은 해저 아래에서부터 솟아난 산과 같으면서도 또한 산에서 조개 껍질이 발견되었다는 건 그 산이 언젠가 바다 아래 있었다는 이야기 아닐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하던 즈음에. 산과 섬이라는 건 그동안 느꼈던 것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두 단어인데 그걸 지질학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동열 :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잖아요. 산의 관점에서 보면 섬은 과거인가, 그렇다면 섬의 관점에서 보면 산은 미래인가.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 아일랜드와 마운틴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에요? 




경주 : 음… 모호성에 대한 이야기 같아요. 그냥 모호함에 대한 이야기. 설명하기가 어려울 수 있겠네요. 




 


Q14. 개인마다 각자의 생각이 있지 않을까요? 이런 모호함의 차이에 대한 것은. 



경주 : 이 질문에 대해서는 열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각자 느끼는 바를 단편적으로라도 글을 써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Q15. 마지막 질문, 앞으로의 두 사람의 계획이 궁금하다. 



동열 : 창작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는 것과 (다른 하나는 계획이라기보다는 마음가짐 같은건데) 생활인으로서의 균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 


 


경주 : 뭐든지 억누르면 안돼요. 언젠가는 폭발해요. 그래서 저는 그냥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웃음) 지금 작업실도 새로 얻었겠다. 일도 많이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균형있고 도덕적인 삶도 좋지만 저는 재미있게 살래요. (웃음)


 




 



이번 아티스트 프루프와 함께 하는 7번째 휴즈부스 전시의 주제는 Mountain입니다. 이 주제는 아티스트프루프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던 ‘Island'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결과물들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Island (섬)과 Mountain (산)은 어쩌면 같은 형태이지만 조건에 따라서 그것이 다르게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처럼,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로 이전의 결과물들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 시각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모호함과 그 모호함에서 얻어질 수 있는 신선함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전시 오프닝에는 AP SHOP LIVE 이동열, 김기은 듀오의 연주회 <To Mountain From Island>가 함께 진행됩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새롭게 진행한 트럼펫 솔로와 ‘Island’의 수록곡들을 연주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DETAILED INFORMATION

이름 : ARTISTPROOF (아티스트 푸르프)
국적 : 한국 (KOREA)


사이트 : WWW.ARTISTPROOF.ORG


전시 : 마운틴 (MOUNTAIN)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슬로우스테디클럽

전시기간 및 시간 : 2019년 4월 12일 금요일 ~ 2019년 4월 26일 금요일 (오후 1시 ~ 오후 8시)
오프닝 콘서트 : 2019년 4월 12일 금요일 오후 8시

콘서트 티켓 예매 : 사전예매 (18,000원) / 현장예매 (20,000원)
증정 : 1 FREE DRINK (제주맥주, 메쉬커피 중 택일)

티켓 예매 : 슬로우스테디클럽
 
촬영 : 최아람 (WWW.JUANGRAPHY.COM)
그래픽 : 강주성 (WWW.JOOSUNGKANG.COM)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