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여덟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이번에는 10년이 넘도록 독립출판 서적을 다루고 관련된 문화를 안착시키고자 노력하는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유어 마인드(YOUR-MIND)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외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독립서점을 반드시 가는 편인데요. 뉴욕, 도쿄, 파리, 런던 등 각 독립서점을 가면 그 로컬의 숨은 고수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유명한 갤러리보다 더 한 영감을 주고, 더한 동기부여를 주기도 하는데요. 10년 전보다 지금이 로컬 및 서브컬처와 메인 컬처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그만큼 로컬 문화가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는 흐름이 개인적으로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어 마인드(YOUR-MIND)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럼 이제 외로운 두 남자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대표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어마인드 이로 대표 (이하, 이로 대표) : 안녕하세요. 저는 독립출판서점 유어마인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로’라고 합니다. 유어마인드는 2009년에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고요. 현재는 온, 오프라인 서점 운영 외에도 아트북페어 주최나 출판사 운영 등 독립 출판과 관련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서교동에서 7년, 터를 옮겨 연희동에서 운영한지는 4-5년 정도 됐고요. 유어마인드는 보통 ‘독립 출판’이라 불리는 작가들의 작업물, 인쇄물, 출판물들을 판매하는 서점입니다. 

 

고단신 : ‘독립출판서점’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로 대표 : 현재 ‘원모어백’이라는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모미씨와 부부 사이인데, 처음 둘이 유어마인드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유어마인드를 시작하기 전엔 저희도 독립 출판물을 만들던 작가였어요. 책을 만든 후 이 책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을 하던 중이었고요. 북 카페에 저희가 쓴 책을 납품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북 카페는 온전히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라기보단 책을 열람하며 음료를 마시는 곳이기도 하고, 또 작은 서점의 일부 섹션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대형 출판사를 통해 워낙 잘 만들어진 책들이 꽂혀있는 서점에서 저희의 출판물은 뭐랄까, ‘잘’ 만들어진 책들과 동등한 선에서 비교할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료라든지, 대형 출판사에서 만들어진 튼튼한 책 들이라든지 와 비교되지 않고 온전히 우리의 창작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우리 같은 작가들의 책이 판매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런 서적, 독립출판물만 유통하는 서점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계기였고요. 사업적 수완이나 방향이 보였다기보단 ‘우리가 만드는 것을 잘 팔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포인트에서 ‘독립 출판물만 판매하는 서점’을 떠올렸어요. 저희 책만 파는 브랜드숍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엔 우리의 책이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궁극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았어요. 소자본으로 소량의 책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런 작가들의 책들을 최대한으로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유어마인드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엔 국내에 독립서점 자체도 적었고, 이 개념 자체가 낯설었을 텐데 헤쳐나가야 했던 것들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이로 대표 : 어려움과 헤쳐나가야 하는 것들 밖에 없었어요. 어떤 부분은 일부 받아들여지고,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일정 부분에 대해서 노력을 하면 개선을 할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라 초반 몇 년 간은 ‘독립출판물? 그게 뭐예요?’라는 질문에 계속 휩싸여 있었어요. 비교적 인식이 자리를 잡은 독립영화, 독립음악까지는 알겠는데 독립출판은 뭐지 하는 호기심, 의구심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들이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더라고요. 조금씩 저희가 소개하는 작가들이 늘어나면서 저변이 확대되고, 그 작가들 중에서도 더 목소리가 큰, 영향력이 커 널리 알릴 수 있는 브랜드가 생기고 하면서 자연스레 독립 출판물이라는 낯설고 어색하고 거리를 두고 싶었던 키워드가 출판의 일부, 활용법, 응용법 정도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독립 출판이 특별한 키워드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 게 5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그 이후부터는 ‘저희가 소개하는 책들이 어떤 매력이 있냐면요’라고 전체를 이야기하기보단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각각의 책들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도 비슷한 방향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블랭코프'라는 개인 독립 브랜드로 시작했고, 온라인으로만 전개하기에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내긴 역부족이고, 또 말씀하신 대로 브랜드숍을 내자니 하나의 브랜드로 스토리텔링을 하기보다는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다양한 스토리를 전개하는 브랜드를 함께 소개하고 싶었기에 셀렉트숍을 오픈한 거거든요. 고생과 어려움만 기억난다고 하셨는데 그 과정을 통해 버텼고, 지금까지 생존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로 대표 : 네 맞아요. 사람들의 시선이랄까요? 손님들 역시 독립출판에 대한 호불호의 영역이 이전에는 매우 좁았던 것 같아요. 독립출판 ‘좋아’ 혹은 ‘싫어'로요. 이를테면 독립출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서점에서 사는 것보다 더 많은 책을 사보겠어!’하는 반응이고, 싫어하는 사람은 무슨 책이 나오든 아예 관심이 없는 매우 극단적인 양상이었달까요? 현재는 독립출판 역시 출판 중 하나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며 호불호의 영역 자체가 넓어졌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희로선 이런 변화 자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같아요. 독립출판 전반에 대한 불호가 커지는 상황이라면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울 텐데 그게 아닌, 이 안에 구체적인 키워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발전의 여지가 있는거잖아요.

 

 

 

 

 

 

 

 

고단신 : ‘유머마인드'라는 네이밍을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로 대표 : 이름에 책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넣지 않는 것이 기준이었어요. 북, 북스, 서림, 서가, 책방, 서점 같은 단어들이요. 듣자마자 그 가게의 정체성을 알게 될, 무엇을 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요. 좀 더 궁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고요. 또 출판이라는 매개체 속에 음반, 활동 등 전혀 다른 무언가가 개입될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해 ‘책’이라는 단어에 가둬놓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 더 포괄적인 이름을 지어야 저희가 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번째는 일부 셀렉트숍의 셀렉션이 에디터의 취향이나 방향에 너무 몰두되어 있을 때 느껴지는 멋진 아우라 혹은 에너지나 퀄리티 그 이면에 마이 마인드, 마이 셀렉션, 마이 테이스트에 집중되어 고립된 느낌도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부 의류 셀렉트숍에 가면 들어감과 동시에 그 숍의 테이스트를 기준으로 저 손님은 살 거야, 사지 않을 거야에 대한 판단이 나의 패션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있어요. 손님 입장에선 일종의 탈락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유어마인드’ 역시 운영의 주체인 저희의 취향대로 셀렉트는 하겠지만 마이 마인드, 마이 셀렉션, 마이 테이스트에 고립되지 않는, 외부로 펼쳐지는 이름을 지어야 스스로 우리 이름을 부를 때 그때의 그 감정을 되새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유어마인드’라고 지었어요.

 

아, 한 가지 웃긴 일화가 있는데, 몇 년 전 일본 여행길에 우연히 서점을 지나치는데 상호가 무슨 마인드 더라고요. 동질감에 확 이끌려 들어가려다 분위기를 보니 심령, 종교, 소울, 컬트 이런 주제의 책을 다루는 책방이었어요. (웃음) 아, 마인드가 이렇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고단신 : 동그라미 속 집 모양의 로고가 인상적인데 이에 담긴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로 대표 : 서교동 유어마인드엔 벽 한편에 이전 로고 모양의 공간이 있었어요. 평면적인 집 모양의 공간이었는데, 그 공간대로 책장을 세우고 로고를 만들어 이미지를 쭉 사용해오다가 연희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죠. 연희동 유어마인드엔 로고 모양의 공간이 없거든요. 저희가 이동해 온 모든 과정을 알고 있는 손님이 아니라면 숍의 이미지와 로고가 이어지지 않는, 의아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때의 로고를 계승하되 응용을 해보자는 생각에 수정해서 입체적인 공간을 표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이사 전과 후, 유어마인드 셀렉션의 카테고리나 규모에 변화가 있었나요?

 

이로 대표 :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단순히 지역을 옮기고 시간이 흘렀다는 것만으로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서교동, 홍대 앞에 있을 때는 ‘홍대’라는 키워드에 저희도 기여하고 부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발한 책,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길 강하게 이야기하는 책, 뾰족한 책, 러프한 책 이런 느낌의 책들을 위주로 유통을 해왔어요. 서교동을 방문하는 분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싶었달까요.

 

연희동으로 옮겨와서부터는 공간의 전반적인 규모가 줄기도 줄었거니와 그래서 조금 더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공간 자체를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테리어 작업을 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책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중점에 두었기 때문에 연희동은 서교동과 비교해 조금은 부드러운 느낌의 책방이 된 것 같아요. 공간이 생각보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또 환경에 따라 이 곳을 방문해주시는 손님들의 성향이나 그 분들의 행동 패턴, 기대 등이 다르다는 점을 학습하게 되었죠. 

 

 

 

 

 

 

 

 

고단신 : 현재의 연희동 ‘은는'에 터를 잡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이로 대표 : ‘은는'은 주택 공간을 분할해서 서로 다른 카테고리이지만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일종의 멀티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임태병 건축가가 직접 한 팀 한 팀 섭외했고요. 그렇게 전혀 일면식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 이 공간을 사용하는 팀들을 만나게 되었죠. ‘은는'은 조사로서 -은, 는의 의미도 있고 등호(=)의 의미도 있다고 해요. 연희동은- 이런 의미도 있고, 등호(=)로서 이어주는 연관적인 의미도 있고요. 5년 전 초반에 구성된 멤버들과 쭉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고단신 : 연희동 어떠세요?

 

이로 대표 : 저희는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분위기도 좋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단점도 있기는 한데요. 산책하고 싶고, 점심 식사를 하고 싶은 동네 같아요. 저녁 말고 점심. (웃음)

 

고단신 : 연희동으로 터를 옮겼던 5년 전에 비해 이 동네도 많이 발전되었잖아요. 그러면서 오는 소비자층의 변화도 있을까요?

 

이로 대표 : 글쎄요. 바로 옆 연남동의 개발 속도에 비하면 굉장히 느리고 또 적은 편이에요. 연남동과 이어져있긴 하지만 큰 대로를 기점으로 완전히 나뉘어 있긴 하거든요. 연희동은 어떤 팀이 활동하고 또 다른 누군가가 시너지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 것 같아요. 부동산에서 연희동은 바깥 대로보다 안쪽 골목이 유동인구가 더 많다고 하거든요. 작은 공간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활달한 분위기랄까요? 대로가 활성화된다면 큰 자본과 큰 규모로 발달하겠지만 지금의 연희동은 딱 적당한 느낌인 것 같아요. 너무 붐빈다거나 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아요. 

 

 

 

 

 

 

 

 

고단신 : 셀렉트숍으로서 유어마인드만의 기준이 있나요?

 

이로 대표 : 독립 출판물로 불릴 수 있는 소규모의, 소자본의, 소량으로 만들어진 책들을 위주로 유통하자는 것이 저희 기준이고요. 서교동 유어마인드 시절엔 디테일하게 고르다 보면 판매할 서적이 없었어요. 오프라인 서점을 2010년에 오픈했는데 오픈한 날 손님들이 와서 ‘진짜 책이 없네요’라고 했던 웃지 못할 일화도 있어요. 그래서 서교동에선 최대한도까지 책을 모아보려고 노력했었어요. 신이 커지고 작가들이 늘어나고 방향성과 취향도 다양해지면서는 시각적인 면들, 예를 들어 일러스트, 사진, 디자인물을 좀 더 강조하려고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일반 서적과는 조금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거나 기획이 특별하다거나 디자인이 좀 더 다르다거나 한 책들요. 대형 출판사에서 가지고 있는 출판의 기준, 문법, 논리들이 분명 있는데 그 논리들과 좀 다른 논리로서 만들어진 책들을 판매하려고 하고 있죠. 그렇게 추려도 사실 이제는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한 번 더 이미지 위주의 책들을 셀렉트 하여 유통하려고 합니다. 

 

고단신 : 국내, 해외 작가의 구성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셀렉트 하시나요?

 

이로 대표 : 국내가 거의 90프로 이상인 것 같아요. 해외 작가 비율을 50프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10프로가 적당한 선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해외 작가들과 거래하는 법은 국내 작가와 거래하는 법과 완전히 다르거든요. 주고받는 언어 자체도 다르고 지불하는 방법도 다르고요. 완전히 양분되어 있어서 운영 관리에 에너지가 너무 많이 쓰이더라고요. 저희가 정말 소비하고 싶은 책, 음반들 위주로만 하기 위해선 실질적으로 국내 작가 위주로 소개하는 게 현재로선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아주 공격적이지 못할 거면 지금처럼 차라리 소극적으로 하되 제대로 하자! 주의에요.

 

 

 

 

 

 

 

 

고단신 : 독립 출판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로 대표 : 작가 스스로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혼자 고군분투하여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이 독자들 역시 완벽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모든 측면에서 장점밖에 없는 책은 독립 출판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대형 출판사에서 만들어지는 책들은 분야별로 각각의 담당이 있어서 프로페셔널한 각자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하나의 훌륭한 결과물을 향해 달려간다고 하면, 독립 출판물은 자본 또는 기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표현했을 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 가져오는 결과물이 완벽한 책들보다 분명히 매력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거죠. 디자인이나 인쇄 방식, 사이즈, 교정, 교열 등이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가치가 분명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단신 : 맞아요. 독립 출판물에서 제가 감동받는 포인트도 같아요. 작가가 현실화 가능한 범위 안에서 기성품으로 커스터마이징하여 생기는 아이디어는 자본, 기술만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고단신 : 독립출판은 출판사 혹은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기획, 인쇄, 출판, 유통까지 본인이 책임지는 과정이잖아요. 간혹 *ISBN을 등록하느냐 안 하느냐를 독립 출판물의 기준으로 볼 수 있나요?

 

이로 대표 : ISBN은 단순히 숫자, 코드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으로 ISBN은 없지만 독립출판으로 보긴 어려운 책도 있고 반대로 ISBN이 있어도 독립출판의 성향을 가진 책도 있어서요. 그렇게 보는 분들도 있을 수 있죠. 그 생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은 하는데요. 다만 무언가 완벽하게 명분화된 규칙을 정해버리면 규칙을 깨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상황이 되면 제 가치 기준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서 규칙은 없되 일관성은 느껴지도록 자의적으로 판단하려고 해요. 일관성에 너무 도취되어 약간의 다른 면모가 있는 책을 판매하는 일을 꺼려 하게 된다면 그건 사실 일관성이 지켜진다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이 죽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ISBN : 국제 표준 도서 번호(Internatinal Standard Book Number), 도서에 발행하는 국제적 표준 번호로 각 도서에 개별적인 고유 번호를 부여하여 도서 정보 및 유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


 

2019, Unlimited Edition 11
2021, Unlimited Edition 13

 

 

고단신 : 서점으로서의 역할 외에 다양한 외적인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이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이로 대표 :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매년 운영하고 있는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이라는 아트북페어가 있습니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하기 전부터 먼저 시작했던 이벤트였는데요. 2009년 겨울 서교동의 작은 갤러리에서 30팀 정도 모여 자신이 만든 책을 파는 마켓으로 시작했어요. 

 

독자들이 그동안 일반적인 서점에서 접해온 책들은 대부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띠지를 통해 한 문장으로 명확히 정리가 되어있다거나, 유명 인사의 추천사를 통해 읽어보고 싶어지는 식의 어떤 홍보적인 장치들이 존재하거든요. 책 한 권 자체가 내용이면서, 홍보 채널이면서, 이것을 안심하고 사도 된다는 어떤 장치로서의 역할을 해왔어요.

 

반면에 유어마인드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은 독자들에게 일반적인 기호나 툴로서 친절하게 접근할만한 책은 아니에요. 이 책의 작가가 누구인지,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인지 표지만 봐서는 알 수 없고 심지어 일부는 제목조차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면 직접 펴보고 읽어보고, 이해하려 하는 독자의 능동적인 행동이 전제되어야 하는 책들이 부지기수에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치가 없다 뿐인 거죠. 

 

그런 측면 때문에 독립 출판물에 거리를 둔다거나, 자칫 불친절하다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작가가 직접 판매하는 공간이 있다면 거리감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작가와 독자 1:1의 시장을 만들면 소통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게 시작했던 행사가 감사하게도 매해 조금씩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오프라인 행사는 2만 1천 명 정도의 방문객이 참여한 행사로 성장했어요. 독립출판물, 서점의 성장 속도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1:1로 대면하여 대화하고 책을 주고받는 등의 거리감을 깨기 위해 하는 행위들이 사실은 코로나 팬데믹 중엔 방역 상 위험할 수 있는 이벤트라서 작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을 했었고요. 올해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에는 유어마인드라는 편집매장을 운영하면서 이 공간에 무언가가 더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못 찾겠으면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혹은 특정 작가나 디자이너에게 제안을 하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들을 통해 출판도 하고 있고, 개인 작가로서 책을 쓰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또 예전엔 유어마인드에서 원모어백이라는 이름으로 천가방도 함께 판매했었는데 원모어백 규모가 좀 더 커져서 서촌에 별도 매장을 내어 분리 운영 중에 있습니다.

 

 

 

 

 

 


 

고단신 :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해 주셨는데, 유어마인드에서 단독으로 주최하는 행사인가요?

 

이로 대표 : 핵심적인 운영 주최는 유어마인드로 저희가 직접 컨트롤하고 있고요. 사실 직전 행사 방문객이었던 2만 명이라는 숫자는 유어마인드의 연간 방문객 수보다 많아요. 그 부분에서 저희가 독자적으로 운영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기획단이라고 부르는 소수의 팀을 구성하여 행사의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상의하고 조율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릴리즈하는 행사인가요?

 

이로 대표 : 네 오프라인 행사에서 일종의 기준이었어요. 새로운 작업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이것을 독자들이 대면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설정으로 생기는 리스크도 분명 있겠지만 신작을 발표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는 기준이 있습니다.

 

고단신 : 올해로 13번째를 맞이한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대한 예고를 해주신다면?

 

이로 대표 : 제가 생각하기에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있어 올해가 가장 도전적인 해인 것 같아요. 그동안 해왔던 오프라인의 방식으로는 2021년 역시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요.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2020년의 12번째 행사는 방역 지침 준수라는 윤리적인 판단과 동시에 온라인 행사마저 안 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했다는, 이 행사를 지속했음에 대한 뿌듯함, 칭찬이 섞여있는 해였어요. 2021년 13번째 행사는 그 중간 어느 지점에 놓여있는 느낌이랄까요. 비대면이 활성화되며 오히려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호기심이 근 1년 사이 짧은 순간에 질린 느낌도 없지 않아 있어서 축소된 느낌으로 온,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규모로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고단신 : 올해도 어떻게 보면 첫 번째 도전인 셈이네요. 

 

이로 대표 : 네. 달라진 시대에 적응하는 방법 중 하나죠. (웃음)

 

 

 

 

 

 

 

 

고단신 : ‘책'의 자리를 ‘e-book’이 대체할 수 있다, 없다에 대한 끊임없는 담론이 오가는 시점에 ‘책'을 매개체로 하는 서점으로서의 유어마인드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이로 대표 : 결국 e-book이든, 종이책이든 두 존재 모두 적당하게 생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종이책이 e-book을 압도해서 e-book이 사양길에 접어선 다거나 하는 일은 반대로도 없을 것 같고요. 전 두 형태의 책을 모두 소비하는 사람이거든요. 결국엔 둘 다 필요해요. 극단적인 판단을 하기는 불가하다고 생각해요. 극장에서 보는 영화도 있고 넷플릭스에서 보는 영화도 있잖아요. 이 질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에겐 반드시 종이책으로 소장해야 하는 책이 존재하고 반대로 e-book으로 소장해도 되는 책이 존재하거든요. e-book이 처음 나왔을 때의 우려와 달리 현재 종이책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줄어들지도 않았고요. 내 손에 쥐고 있고 소장하고 있다는 감흥을 e-book으로는 대체하기 불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이책 자체가 지금의 지위를 잃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둘 모두 경쟁하고 보완하면서 나아가지 않을까요? 독립출판에서는 더군다나 물성의 소장에 대한 욕구, 나아가 작가에 대한 지지는 물체로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e-book이 존재하더라도 호응의 정도는 직접 와서 직접 보고 직접 사는것을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구매해서 사진 찍고 싶고, SNS에 올리고 싶고, 태그하고 싶고, 당신이 만든 결과물을 내 공간에서 소장하고 싶다는 의견 표출을 e-book은 하기 어렵잖아요. ‘굿즈’라는 단어의 개념을 가져와서, 저는 종이책 역시 굿즈의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책이 조건 없이 훌륭하고 또 무거운 반면 굿즈는 그걸 소비하기 위한 상업적 부산물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어떤 것을 어떤 입체로 만들어낼 것인지 그 맥락이 중요하지 텍스트와 책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이미지와 굿즈가 늘 이에 못미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서점은 ‘작가들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입체’를 판매하고 싶은 공간인 것 같아요.

 

고단신 : 굿즈이기 때문에 e-book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일맥상통한 것 같아요. ‘굿즈’로서 다가가게 된다면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전제로 들어가잖아요. 십분 공감하는 표현입니다.

 

이로 대표 : 네. 그렇다고 독립출판물, 책을 평가절하하는 의미는 아니고요. 굿즈라는 표현 자체의 의미를 좀 더 넓히자는 거죠.

 

 

 

 

 

 

 

 

고단신 : 유어마인드에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이로 대표 : 단기적인 안목에서 그 해 그 해의 계획 정도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확장하고 하는 정도의 생각은 못 해요 사실. 독립 출판물을 판매한다는 것이 대단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의 산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현 상황을 잘 유지하고 싶어요. 

 

고단신 : 이로 대표님의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요?

 

이로 대표 : 글을 쓰는 걸 꿈으로 간직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 살을 붙여가며 유어마인드라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 독립서점을 할 거야! 행사를 할 거야!라는 디테일한 플랜을 가지고 접근하진 않았었거든요. 목표나 꿈이라는 단어에 가치를 깊게 두고 있지 않고 목표나 꿈이 불분명하거나 확신할 수 없는 사람도 11년째 어떤 공간을 일관성 있게 꾸려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PILOGUE

인터뷰가 끝난 후 연락처를 주고받고 며칠 전 저희 동네에서 커피를 마시며 2시간 정도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 영역은 다르지만, 역시나 고민거리는 비슷하였습니다. 그런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고독한 단벌 신사에 출연하는 분들은 모두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구나 매년, 매월, 매주, 매일 고민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다른 것은 고민의 주제가 달라지는 것 같고 같은 것은 그것이 느껴지는 무게감인 것 같습니다. 마치 질량은 달라도 무게는 같은 것이랄까요? 매번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힘내자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 화에서 또 다른 고독한 분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TOP : #SLOWSTEADYCLUB SLOW STEADY CLUB T-SHIRT (5)

PANTS : #NEITHERS KUROKI DENIM PANTS (4)

BAG : #BLANKOF BS 02-2B DAYPACK 26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GOODS : #HOTEL990 APPLE WATCH STRAP

SHOES : #ASICS HN1-S GEL-VENTURE 7 KIKO

 

(170cm/67kg)

 

고독한 단벌신사 제품 보러가기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유어마인드 (YOUR-MIND)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2층

영업 : 오후 1시 - 저녁 8시, 매주 화요일 휴무

문의 : 070-8821-8990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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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NEITHERS 'BARISTA SHIRT' WITH MESH COFFEE

SECTION : FEATURES   2021. 5. 18. 19:06

 

 

 

좋은 소재와 봉제를 바탕으로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복식을 제안하는 브랜드 NEITHERS(네이더스)가 많은 커피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MESH COFFEE(메쉬커피)와 함께 바리스타를 위한 'BARISTA SHIRT'를 발매합니다. 

 

MESH COFFEE(메쉬커피)는 스페셜티 원두를 베이스로 브루잉 커피와 시그니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로스터리 커피숍이며, 또한 책을 발간하거나 다양한 작가 및 디자이너와의 소통 등으로 그들만의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입니다. 

 

‘BARISTA SHIRT’는 MESH COFFEE(메쉬커피)의 멤버들이 평상시 커피를 만들 때 움직임과 동선들에 대해서 소통하여, 불필요한 움직임과 동선을 생략할 수 있는 디테일을 셔츠에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기능적인 요소를 가미한다기보다는 그것을 심미적인 관점에서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를 들면, 손을 자주 씻고 닦아야 하는 바리스타의 직업적 특성상 손수건 혹은 작은 타월을 걸 수 있도록 루프를 삽입하였으며,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 되도록 포켓 안의 제품을 쉽게 넣거나 뺄 수 있도록 주머니를 사선으로 배치하여 바쁜 시간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주문을 메모해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펜과 노트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였으며, 잔돈을 넣어야 하는 코인 포켓을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NEITHERS(네이더스) MESH COFFEE(메쉬커피) 협업한 제품은 한정 수량으로 2021 5 18 () 슬로우스테디클럽 /오프라인 숍에서 시착 구매하실 있습니다. 'BARISTA SHIRT' 발매를 기념하여 MESH COFFEE(메쉬커피) 바리스타 멤버들과 나눈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MESH COFFEE(메쉬커피)의 소개와 이번 협업에 대한 히스토리, 제품에 담은 디테일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Q1. MESH COFFEE를 소개해 주세요. 

 

A1. 저희는 성수동 서울숲에 인근에 위치한 메쉬커피 입니다. 성수동 동네 사람들의 커피를 책임지고 있는 작은 커피집입니다.

 

Q2. MESH COFFEE가 다른 카페와 다르게 추구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2.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편안함을 추구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우리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에 포커스 하고 있습니다. 그게 지금의 메쉬커피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Q3. MESH COFFEE는 직접 로스팅을 하는데, 직접 로스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3. 좋은 커피들을 성수동에서 나누고 싶었습니다. 메쉬커피를 찾아오시는 분들께 메쉬의 로스팅 원두로 만들어진 시그니처 커피와 브루잉 커피를 맛보며 즐길 수 있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Q4. MESH COFFEE만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요? 

 

A4.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편안함을 유지하는 것 아닐까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도 해당될 것이고 새로운 손님들을 맞이하며 메쉬커피를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메쉬 커피만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Q5. 보통 바리스타는 어떤 옷을 입고 일하는지요? 

 

A5. 유니폼이 생기기 전엔, 각자 자유롭게 입고 앞치마를 두르고 근무했습니다. 이젠 저희만의 유니폼이 있으니 보통 유니폼을 입거나 유니폼이 없는 곳은 자유롭게 입고 앞치마를 사용합니다.  

 

Q6. 유니폼을 디자인 함에 있어, 저희에게 협업을 요청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6. 메쉬커피는 지역기반의 카페입니다. 주변의 업체들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협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울숲 메쉬커피는 슬로우스테디클럽의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패션 편집샵이며, 현재 그곳의 직원분들은 저희에게 친구나 다름없습니다. 슬로우스테디클럽의 네이더스를 평소 즐겨 입기도 하고, 지난 '고독한 단벌신사' 촬영 때의 인연이 있기에 협업을 요청드렸습니다.

 

 

 

 

Q7. 유니폼 셔츠에 꼭 필요했던 디테일이 있었을까요? 

 

A7. 근무하면서 볼펜과 메모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요청드렸고 손을 자주 닦아서 손수건을 걸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요청 사항대로 제작되었고, 작은 디테일들이 저희의 근무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줘서 편리합니다. 더 이상 볼펜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되고, 손을 닦을 개인 손수건도 늘 가까이 있죠.

 

 

 

 

Q8. MESH COFFEE의 목표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A8.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의 커피문화로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서울숲에서 다양한 작가 디자이너와 사람들을 만나면서 메쉬커피는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메쉬커피를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현재의 메쉬커피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만들고 나누는 커피 문화가 저희의 목표이죠.

 

 

 

 

NEITHERS ‘BARISTA SHIRT’

WITH MESH COFFEE

-

발매 : 2021년 5월 18일 (화)

컬러 : WHITE

사이즈 : 4, 5

가격 : ₩153,000

비고 : 한정수량 발매

 

 

 

 

DETAILED INFORMATION

 

브랜드 : 네이더스 (NEITHERS)

국가 : 대한민국 (KOREA)

 

*여러분의 내점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편히 오셔서 시착 부탁드립니다.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매장별 상이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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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건해,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일곱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이번에는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울숲 매장에서 불과 도보 2~3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LACITPO(라시트포)에 다녀왔습니다. 신기한 것은 2~3분 정도에 위치한 곳이지만 이곳에 오기까지 2~3년 정도가 걸렸다는 것이죠. 이곳은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 혹은 핑계로 이제서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혹은 일본에는 이런 안경점이 꽤 있다 보니 많이 가봤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안경 매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는 길에 궁금함과 설렘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 아마도 재즈 힙합 프로듀서 NUJABES(누자베스)를 좋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하며 가면 꼭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그럼,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대표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라시트포(LACITPO) 대표 홍의완 (이하, 홍의완 대표) : 저는 라시트포 옵티컬(LACITPO OPTICAL)과 분당의 라시트포 인디고(LACITPO INDIGO)를 운영하고 있는 홍의완입니다.

 

고단신 : 라시트포(LACITPO) 네이밍이 독특한데요. 라시트포(LACITPO)를 시작하게 된 계기나 네이밍에 담긴 의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홍의완 대표 : 안경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깊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오는 안경들의 디자인이 사실 빈티지 안경을 베이스로 하거든요. 자연스레 원본에 관심이 가고 옛것의 가치, 본질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일본 힙합 뮤지션 누자베스(Nujabes)의 본명이 세바준(Seba Jun)이거든요. 영문 스펠링을 역순으로 배열한 이름이 누자베스인데 어느 날 누자베스 음악을 듣다가 ‘아, 누자베스처럼 거꾸로 해보자’ 하고 생각했던 이름이 클래식(Classic)과 빈티지(Vintage), 옵티컬(Optical) 이었어요.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옵티컬(Optical)의 라시트포(Lacitpo)로 결정하게 되었구요. 아무래도 된 발음이 많다 보니 한번 각인되면 쉽게 잊혀지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단신 : 저도 라시트포(LACITPO)를 촬영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헷갈렸는데, 옵티컬을 거꾸로 했다고 들은 순간 머리에 바로 새겨지더라고요. 이름처럼 왠지 누자베스를 좋아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좋아하신다고 하니 반갑네요. (웃음)

 

 

 

 

 

 

 

 

고단신 : 샵 내부 인테리어 역시 클래식하고 중후한 느낌이에요. 많이 신경 쓰신 느낌인데 인테리어에 담은 의도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홍의완 대표 : 빈티지 안경을 베이스로 하려다 보니 빈티지 가구에도 많은 관심이 가더라고요. 영화 킹스맨(Kingsman) 속 ‘헌츠맨(Huntsman)’이라는 테일러 숍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내부 컬러는 주로 우드나 브릭 컬러를 베이스로 영화 속 해리(Colin Firth, 콜린 퍼스 )가 입고 있던 블랙 워치 패턴 등을 시그니처로 활용했고요. 우리나라는 유독 안경원은 패셔너블하게 전개하지 못하고 시력 교정의 방향성만 가진 매장이 주를 이루다 보니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어요. 

 

 

 

 

 

 

 

 

홍의완 대표 : 그중 가장 큰 시도가 저희 숍은 쇼케이스가 없는 점이에요. 제가 어릴 때 안경을 구매하러 안경원을 가면 안경을 꺼내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너무 부담스러운 거예요. 제가 안경을 구매하려는 마음이 100% 라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웃음) 그런 부분에서 고객들이 고가의 제품이라도 부담 없이 착용해볼 수 있도록 의도했고요. 안경이야 저희가 잘 관리하면 되니까요.  

 

또 페인트, 조명, 전기 같은 전문 분야를 제외하고는 가구 배치 등의 인테리어는 저희 숍 매니저와 함께 진행했어요. 저희 둘 다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가구 하나 사서 갖다 놓고, 여기에 어울리는 가구 하나 사서 갖다 놓고 하다 보니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 초창기에 보면 그 과정이 다 기록되어 있거든요.

 

지금 저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곳의 가구들도 각각 다른 곳에서 구매했는데 사이즈가 마치 하나같이 딱 맞는 거예요. 이럴 때 느끼는 희열은 직접 발로 뛰지 않고선 말로 다 못하죠. (웃음)

 

그리고 빈티지 당구대가 하나 있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어요. 옛날엔 당구공을 상아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상아를 채취하는 것이 불법이 되고 나서는 상아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미국의 하이어트(J.W.Hyatt)라는 사람이 개발하게 되었고, 그 소재가 바로 아세테이트와 셀룰로이드라는 소재에요. 현재 대부분의 뿔테안경 주요 소재가 아세테이트와 셀룰로이드거든요. 당구대 위에 뿔테가 올라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실제로 뿔테들만 디스플레이 해두었어요. 

 

고단신 :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고단신 : 그럼 대부분 가구는 이베이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하시나요?

 

홍의완 대표 : 직구의 경우 특히나 가구라는 물품 자체의 특성상 파손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서 저는 국내에서 발품을 팔았어요. 여기저기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막상 가구의 시대와 국가가 달라도 그 무드는 잘 맞더라고요. 매장 입구 정면 기준 왼쪽에 있는 장은 영국 빈티지 가구이고 프런트 뒤에 있는 장도 영국 빈티지에요. 프런트 가구는 프랑스 빈티지구요.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용도나 사이즈 등 도저히 구할 수가 없는 가구들은 직접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나무 오브제 위 리얼 아메리칸 빈티지 프레임과 이를 모티브로 한 현행 제품>

 

 

 

고단신 : 편집자의 취향이나 방향이 느껴지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라시트포만의 안경 셀렉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홍의완 대표 : 라시트포의 스태프가 저까지 포함해서 다섯 명인데 최소한 한 명은 착용하고 싶은 안경을 셀렉 하자는 주의이고요. 사실 굉장히 단순해요. 셀렉 하는 브랜드 자체가 기본적인 퀄리티는 가지고 가는 브랜드이다 보니 전체적인 무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옷에도 봉제나 소재 등 기본적인 것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자체의 무드도 중요하잖아요. 

 

비슷한 관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이즈가 작아서 예쁜 안경이 있고, 커서 예쁜 안경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했을 때 사이즈가 작아야 예쁜 안경인데 큰 사이즈이면 셀렉 하지 않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빈티지 프레임을 베이스로 하는 것들이라고 할까요. 빈티지를 베이스로 만든 것들은 오마주, 복각, 모티브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간혹 현행 제품을 카피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한마디로 클래식을 재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재해석한 것을 카피한다? 전 그 자체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문제라고 생각해요. 타협을 하느냐 안 하느냐. (웃음) 전 그런 쪽은 타협 잘 안 하는 편입니다.



 

 

 

 

 

고단신 : 매장을 서울숲에 오픈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홍의완 대표 : 최대한 안경원이 없고 조용한 곳, 구석진 곳을 위주로 찾아다녔어요. 외국을 다니다 보면, 특히 일본 같은 경우는 콘셉트 있고 개성 있는 숍이 구석에 있어요. 왠지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찾아와주는 사람만 있으면 되니까요. 사람들은 찾아오도록 제가 만들면 되는 거고요. 마침 옆집 가게 이름이 ‘성수끝집’이었거든요. 지금은 없어졌는데 ‘아 여기가 정말 끝에 있구나’ 싶어서 당장에. (웃음)

 

지금은 유동인구가 정말 많아졌는데 오픈할 당시에 지인들은 미쳤다고 할 정도로 외진 느낌이었어요. 전 당시의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서울 각지에서도 많이 오시고 지방에서도 많이 오시는 편이에요. 부산이나 창원, 거제도, 제주도, 하물며 미국에서도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꼭 와보고 싶었다 하고 와주시는 분들께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리죠.




 

<라시트포의 오리지널 프렌치 빈티지 프레임 컬렉션>

 

 

 

 

고단신 : 리얼 빈티지 프레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리지널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홍의완 대표 : 그냥 원본의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안경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디자인적인 발전은 아주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해요. 렌즈 두 개에 템플 두 개. 끝이거든요. 이 구조적인 디자인을 베이스로 현행 제품들이 재해석하여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원본에 대한 어떤 동경이 있어요.

 

사실 저는 빈티지를 그렇게 추천드리지는 않아요. 빈티지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분들, 현행 제품을 어느정도 구매해보고 경험해본 사람들이 구매하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빈티지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힘이 사실 굉장히 매력적이거든요. 제게도 매력적이니까요. 그런데 그저 그 관심만으로 구매하려고 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피스 자체도 하나이다 보니 수리도 힘들고, 세월이 워낙 많이 흐른 안경이다 보니 부러질 수도 있고요. 해서 이런 부분들에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쓰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고단신 :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도 써보면 빈티지 안경들은 대부분 유럽산이기 때문에 동양인 두상엔 맞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거기에 노즈 패드는 달고 싶지 않고. (웃음) 저는 그대로 쓰는 편인데 착용감은 현행 제품보다 적합하단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오리지널이라는 혼자만의 재미와 만족 정도인 것 같아요.

 

홍의완 대표 : 노즈 패드를 달고 싶지 않다고 하셨는데 저는 노즈 패드를 달아서 씁니다. (웃음) 전 손님들께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안경도 원래는 노즈 패드가 없는 제품인데 노즈 패드를 단 경우거든요. 노즈 패드는 바지를 수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바지를 끌리게 입을 것인가 롤업을 해서 입을 것인가. 안경도 같습니다. 편하게 쓸 것인가. 불편해도 원본 그대로 쓸 것인가.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고단신 : 아, 그럼 바지는 수선을 해서 입으시나요?

 

홍의완 대표 : 네. 일반적으로 기장은 수선하는 편입니다. (웃음)

 

고단신 : 확실히 취향 차이네요. 전 절대 하지 않습니다. 전 길면 긴 대로 입거든요. (웃음)

 

홍의완 대표 : 그렇다면 노즈 패드를 하지 않으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웃음) 실제로 노즈패드에 거부감을 가지는 손님들이 많아요. 그런데 요즘은 프리미엄으로 고가의 노즈 패드도 많아요. 크롬하츠(Chrome Hearts)도 노즈 패드가 나오거든요. 자크 마리 마지(Jacques Marie Mage)같은 브랜드도 마찬가지 구요. 옵션으로 얼마든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고단신 : 빈티지 프레임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요?

 

홍의완 대표 : 빈티지는 크게 프렌치와 아메리칸 빈티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음, 우선은 상태가 좋은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희 매장에 오시면 더욱 자세히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고단신 : 그렇다면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안경을 고르는 팁을 준다면 무엇일까요?

 

홍의완 대표 : 제 생각은 그래요. 둥근 얼굴에는 각진 안경, 각진 얼굴에는 둥근 안경 이런 공식이 사실 존재하긴 하는데, 이건 너무 이론적인 내용 같아요. 사실 이목구비에 따라서 이론과 완전히 상반된 제품을 착용했을 때 어울리는 경우도 많거든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즐겨 입는 옷의 무드에 따라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애티튜드인 것 같고요. 멋진 안경을 쓰고 있어도 움츠러들어 있으면 멋없거든요. 반면에 괴상한 안경을 쓰고 있음에도 태도가 당당하다면, 힘차게 걸어가는 느낌! 아시죠? (웃음) 멋있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만큼 안경을 착용했을 때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따지면 사실 어울리는 안경, 안 어울리는 안경은 없다고 생각해요. 좀 추상적인가요? 




 

<홍의완 대표가 착용하고 있는 안경은 크롬하츠(Chrome Hearts)>
<사진 중앙의 드 폰테인(De Fontaine)>

 

 

 

 

고단신 : 대표님께서 요즘 관심 있는 브랜드를 추천해 주신다면?

 

홍의완 대표 : 원래는 완전 빈티지 프레임만 좋아했었는데요. 요즘은 크롬하츠(Chrome Hearts)에 꽂혀 있습니다. 크롬하츠(Chrome Hearts)라는 브랜드를 원래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안경 브랜드보다 액세서리 브랜드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도 있지만 액세서리의 기능도 하잖아요. 보는 눈이 달라지니 자연스럽게 좋아지더라고요. 크롬하츠(Chrome Hearts)는 그 자체로 임팩트가 있어서 좋아요.

 

또 저희 숍 브랜드 중에 드 폰테인(De Fontaine)이라는 브랜드가 있어요. 국내에 저희가 단독으로 전개하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인데 프렌치 빈티지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에요. 빈티지한 무드에 깔끔함을 더한 느낌이에요. 

 

사실 시즌마다 입고 있는 옷의 무드도 바뀌고 하면 좋아하는 안경도 매번 바뀌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손님들에게 추천해 주는 브랜드도 바뀌고요. 다음에 혹시라도 이런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면 다른 브랜드를 추천할 수도 있어요. (웃음)

 

 

 

 

 

 

 

 

고단신 : 그럼 가장 처음에 좋아했던 브랜드는 뭐였나요?

 

홍의완 대표 : 고3 때였나, 대학교 1학년 때였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안경점에 가서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의 라운드 프레임을 구매했어요. 비싼 안경을 구매한 건 그게 처음이었어요. 그날 스티커 사진을 찍었는데, (웃음) 전혀 다른 새로운 제 모습이 찍혀있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스퀘어 형태의 뿔테나 금속테만 쓰고 있었는데 라운드 프레임을 무슨 바람이 불어서 구매했던 건지 이미지가 확 바뀌어 있는 제 모습이 임팩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안경 하나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구나 하고요. 그때부터 안경 콜렉팅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학생 때였으니까 ‘일 년에 하나씩만 사보자’로 시작했던 게 6개월에 하나가 되고, 3개월에 하나가 되고, 한 달에 하나가 되고, 그렇게 모은 안경 피스가 관련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100피스 가까이 됐던 것 같아요. 아무튼 처음 좋아했던 브랜드는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 였는데 저희 매장엔 없습니다. (웃음)

 

고단신 : 그럼 매장에 있는 브랜드 중에 처음 좋아했던 브랜드는 뭔가요?

 

홍의완 대표 : 이펙터(Effector)인 것 같아요. 이펙터(Effector) 브랜드 자체가 볼드하고 강렬한 느낌의 뿔테거든요. 이펙터(Effector)를 처음 써봤을 때도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와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볼드한 프레임을 써본 적이 없었는데 또 인상이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제겐 안경 하나로 완전히 다른 인상으로 바뀐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고단신 : 라시트포에는 안경 외에도 굿즈들이 많은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안경점과 차이가 있다면?

 

홍의완 대표 : 그게 무엇이든 간에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요. 안경점에서 안경케이스나 안경 줄을 판매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거잖아요. 반다나, 스카프, 모자, 티셔츠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재미있어서 했어요. 그리고 워낙 옷을 좋아하기도 하고 디자인을 전공했다 보니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현재는 일본의 사와구치(SAWAGUCHI)라는 100% 수작업으로 안경을 만드시는 분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고요. 빠르면 올해 중에 해외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안경원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니까 그 외의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슬로우스테디클럽과도 한번. (웃음)

 

고단신 : 블랭코프와 잘 맞을 것 같기도 해요.

 

홍의완 대표 : 안경에 관련된 가방 같은 것? 인터뷰 끝나고 이야기해볼까요? (웃음)



 

 

<LACITPO X SAWAGUCHI>

 

 

 

 

고단신 : 라시트포 오리지널 브랜드에 대한 계획은요? 

 

홍의완 대표 : 저희가 자체적으로 생산까지 하게 된다면 라시트포로 해야 하는지, 전혀 다른 이름으로 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 사실 콘셉트는 다 잡혀 있거든요. 하게 된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이고 싶어요. 그 또한 빈티지 제품을 베이스로 할 예정이고요. 전 아무래도 뿔테가 좋아서요. 

 

고단신 : 저도 안경에 관심이 많아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파리에 가면 얼굴을 각도기로 재서 안경을 제작해 주는 곳이 있어요. 제작 기간에만 6개월이 걸려요. 지난 출장 때 방문했다가 코로나 이후로 못 가서 선불로 결제하고 아직 1년 반? 2년 동안 받지를 못했는데, 그곳은 완성된 제품으로 피팅을 봐야 하는 어떤 그들만의 룰이 있어서 국제 배송으로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웃음)

 

홍의완 대표 : 정말 안경에 관심이 많으신 게 느껴져요. (웃음)

 

고단신 : 라시트포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요?

 

홍의완 대표 : 라시트포 옵티컬(LACITPO OPTICAL)이라는 브랜드 그 자체가 되고 싶어요. 단순한 안경원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컬래버레이션이라든지 이런저런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있고요. 나중에는 그렇게 제가 만든 브랜드 제품들로 이 매장을 온전하게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단신 : 마지막 질문입니다. 홍의완 대표에게 꿈이 있다면요?

 

홍의완 대표 : 일단 비즈니스적인 꿈은 말씀드린 것 같고, 개인적인 꿈은 가족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다른 게 없습니다. (웃음)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평생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박합니다.

 

고단신 : 소박하지만 쉽지 않죠. (웃음) 응원하겠습니다!

 

 

 

 

 

 

 

 

EPILOGUE

 

매번 느끼지만 고독하지만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방향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면 괜히 저 또한 안심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사업의 한계성을 알거나 듣거나 했지만 결국 시작했고,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그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대부분의 고민들은 외부에서 답을 찾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신이 가는 방향에서 보이는 멀게 보이지만 흐릿하게 보이는 목적지와 코앞에 보이는 무수한 것들 그리고 우리가 서있지 발밑을 잘 확인해서 간다면 언젠가는 흐릿하게 보였던 저 목적지가 조금은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세먼지가 없다면 더 선명하게 보일 것 같지만요. 저희는 그럼 다음 제18화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JACKET : #YOKOSAKAMOTO WORK ANORAK (M)

SHIRT : #NEITHERS UTILITY SHIRT (4)

TOP : #NEITHERS S L/S T-SHIRT (5)

PANTS : #NEITHERS KUROKI LOOSE DENIM PANTS (4)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12 MINI

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SOCKS : #SLOWSTEADYCLUB SSC RIGHT LEFT SOCKS

SHOES : #ADIEVPARIS TYPE 136

 

(170cm/67kg)

 

고독한 단벌신사 제품 보러가기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라시트포 (LACITPO)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4-1

영업 : 매일 11:00 - 21:00

문의 : 02-499-0141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여섯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이번에는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CHEESEFLO(치즈플로)에 다녀왔습니다. 어렸을 때 치즈는 그저 비닐에 낱장씩 포장되어 있어 한 장씩 먹는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사진 찍을때 ‘치-즈’라고 다 함께 외치는 구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치즈의 깊이는 치즈 한 장으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다양하다는 것을 커가면서 알게 되었고 특히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더 깊고 다양한다는 것 또한 알았습니다. 하필이면,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 ‘김치-’라고도 외치는데, 둘 다 발효식품이고 모르면 단순하고 알고 보면 그 깊이와 다양성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매우 닮아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유럽에서는 우리에게 김치처럼 모든 음식에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는 치즈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꿈이 담긴 CHEESE FLO(치즈플로)의 조장현 셰프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셰프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치즈플로 조장현 셰프 (이하, 조장현 셰프) : 안녕하세요. 조장현 셰프입니다. 현재 한남동에서 치즈플로(Cheeseflo)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치즈도 만들고, 샤퀴테리(Charcuterie, 육가공품)의 일종인 살루미도 만들고, 치즈와 살루미를 활용한 음식도 만들고 있습니다.

 

 

 

 

 

 

 

 

고단신 : 아티장(Artisan) 푸드를 다루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치즈플로(Cheeseflo)를 오픈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조장현 셰프 : 2005년부터 외식업을 시작했어요. 원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음식 외에도 베이컨, 훈제 연어, 아이스크림, 빵 이런 것들을 직접 만들곤 했었는데 그러다 조금 어려운 것, 남들이 안 하는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하몽을 돼지 뒷다리살로 만들어 보고, 우유도 사다가 치즈도 만들어보고 했어요. 결국엔 욕심이 생겨 프랑스에서 샤퀴테리(Charcuterie)를 배우고, 뉴질랜드로 건너가 치즈 장인에게서 치즈 마스터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또 외식업을 해보니까 트렌드가 계속 바뀌는 게 보이더라고요. 앞으로의 5년, 10년 후를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요. 아티장(Artisan) 푸드는 시간이 지나도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클래식한 면이 있거든요. 지속성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진부해지지 않고 히스토리가 쌓여요.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조장현 셰프의 치즈룸

 

 

 

 

고단신 : 처음은 어떤 것부터 시작하셨어요?

 

조장현 셰프 : 샤퀴테리(Charcuterie)는 돼지를 염장해서 말리는 하몽으로 시작했고, 치즈는 모짜렐라 치즈를 시중에서 파는 우유로 만들어 봤었어요. 뉴질랜드에서 치즈를 배워온 뒤론 까망베르 등 좀 더 다양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고요. 특히 치즈 같은 경우는 만들 줄 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잘’ 만드는 게 중요한 거라서 흉내만 내는 정도로는 안되거든요. 해외 수입 제품과 비교했을 때 맛과 품질 면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 단계까지 가기가 정말 힘들어요. 저도 2012년부터 시작했지만 완성도가 높아지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여전히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은 더 멀리 있는 것 같아요.

 

고단신 : 아티장 푸드 하시기 전에는 어떤 음식을 하셨나요?

 

조장현 셰프 : 영국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에서 프렌치 요리를 배웠어요.

 

 

 

 

 

 

 

 

고단신 : 치즈를 시작하신 건 독학이었나요?

 

조장현 셰프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치즈를 독학으로 시작한다는 게 참 어려웠어요. 국내에서 원재료를 구하기도 힘들었고 관련 서적도 없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요. 독학에 한계가 있었어요. 치즈는 책 보고 배우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더라고요. 전문가에게 배우지 않고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인 것 같아요. 치즈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더 어려워요.

 

고단신 : 치즈플로를 오픈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기억에 남는 과정이 있나요?

 

조장현 셰프 : 치즈플로 오픈 준비 당시 쉐플로라는 레스토랑을 하고 있었는데 일요일이 휴무였어요. 일요일 휴무마다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나서 목장으로 우유를 가지러 갔어요. 왕복 3시간 거리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다녔어요. 치즈를 전문으로 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쉬는 날 우유 가져다가 하루 종일 치즈 만들고, 실패하고, 다시 만들어 보고를 되풀이 하기를 3년. 하몽, 살루미도 같은 과정을 겪었고요. 치즈, 샤퀴테리를 전문으로 내세우는 레스토랑, 숍을 만들어보자는 생각만으로 도전에 임했던 나날들이었죠.

 

 

 

 

 

 

 

 

고단신 : 치즈플로 상호의 뜻이 궁금합니다.

 

조장현 셰프 : 제가 2005년 제일 처음 오픈했던 레스토랑이 키친플로였어요. 2010년에 오픈한 레스토랑이 쉐플로, 그다음 오픈한 곳이 치즈플로에요. 플로라는 이름은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어요. 플로라는 이름이 들어가기만 하면 누가 하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게요. 플로의 앞 단어는 이 가게가 어떤 가게인지 의미하는 내용을 붙였어요. 치즈플로니까 치즈를 하는 곳이겠죠? (웃음)

플로라는 단어는 불어에서 따왔어요. 단어 자체로 의미가 있진 않아요. Florida(플로리다), Florence(플로렌스) 등의 단어에서 ‘Flo’는 접두사가 되고 어미가 변화하는데 여기엔 번성하다, 무성하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산, Bloom 이런 의미가 있어요.

 

고단신 : 전 처음에 Flow라고 생각했어요.

 

조장현 셰프 : 네 맞아요. Flow가 흐름이란 뜻도 있지만 몰입이란 뜻도 있어요. 몰입의 즐거움이란 책이 있거든요. 책 이름이 Flow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거든요. 몰입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고, 그런 삶을 살고 싶었어요. 또 Flo와 Flow 발음이 비슷하잖아요.

 

 

 

 

집에서 즐기는 치즈, 조장현 저

 

 

고단신 : 책도 발간하셨어요.

 

조장현 셰프 : 네 맞아요.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제안을 먼저 주셔서 내게 되었고요. 초보자, 입문자들 입장에서 치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국내에는 치즈를 설명하는 번역서는 많은데 치즈를 만드는 방법서나 다양하게 응용하는 법에 대한 책은 대중적으로 나온 것들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치즈에 대해 관심 있는, 입문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고단신 : 전 세계적으로 치즈가 대략 몇 가지 종류가 있나요?

 

조장현 셰프 : 전 세계에 존재하는 치즈의 종류는 수천 가지에요. 프랑스만 해도 공식적으로 600여 가지 이상이거든요.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나 미국, 호주, 뉴질랜드도 많이 있고요. 일본도 많아요. 우유라는 하나의 원재료를 가지고도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치즈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걸 전부 다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많이 없어요. 프랑스에 가서 공부하다 보니 기본적인 원리만 알면 본인이 원하는 맛, 텍스처를 만들 수는 있더라고요. 단, 경험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이론적인 배경이 있어야겠죠. 사실 치즈엔 정해진 레시피라는 게 없거든요. 우유 상태나 만드는 환경에 따라서 결과물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요. 이론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지 어느 정도 응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지가 되는 것 같아요.

 

고단신 : 치즈를 깊이 파고 들어가면 목축업까지도 가겠네요.

 

조장현 셰프 : 치즈 자체로 보면 생화학, 바이올로지 쪽에 가깝고요. 치즈를 만드는 원재료인 우유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우유를 구하고 싶은 욕심을 갖게 되면 목축업까지 접근할 수 있겠죠. 지금 만드는 치즈는 이미 생산된 우유를 가져다 쓰고 있는데, 그 우유의 품질에 대해 만족을 못한다면 직접 소를 키워 좋은 우유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겠죠? 그렇지만 그렇게 깊이 파고들면 인생이 고달파지지 않을까요? (웃음) 소를 키우는 건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거기까지 건드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 

 

고단신 : 저희도 옷을 만드는데, 옷을 디자인하는 것과 원단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의미거든요. 그런데 욕심이 나다 보니 원단을 만드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면 원단을 만드는 실이 중요하고 또 끝없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아주 긴 여정이 되거든요.

 

조장현 셰프 : 아무래도 목화까지 키우셔야겠네요. (웃음)

 

 

 

 

 

 

 

고단신 : 치즈가 나라마다 종류가 있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 학술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조장현 셰프 : 그렇죠. 치즈 백과사전에 나오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치즈가 있어요.

 

고단신 : 그럼 치즈 백과사전에 등재된 한국 치즈가 있나요?

 

조장현 셰프 : 우리나라는 아직 없어요. 제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세계 치즈 사전에 등재될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치즈를 만드는 것! 외국의 치즈를 카피한 게 아닌 한국적인 맛과 한국 고유의 특성을 가진 치즈를 만들고 싶어요. 한국에서 자란 소, 한국인 특성에 맞는 우유로 발효 과정을 거친 치즈여야겠죠. 가장 큰 과제에요.

 

고단신 : 가까운 나라, 일본의 치즈 산업은 어떤가요?

 

조장현 셰프 : 일본은 많이 앞서있어요. 1980-90년대부터 시작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있어요. 사실 치즈는 우유에 유산균 넣어 발효시키고 숙성시키는 과정은 다 똑같거든요. 여기에 국가적인 특성이 좌우하는데 일본은 일례로 벚꽃을 이용한다든지, 그들만의 특성을 가진 치즈를 만들어내고 있죠.

 

 

 

 

 

 

 

 

 

고단신 : 국내에 보편화되지 않은 분야의 개척자, 선두주자의 느낌이에요.

 

조장현 셰프 : 개척자, 선두주자라는 표현은 이미 저보다 치즈를 먼저 만들고 있는 분들이 계시기에... (웃음) 다만 저는 서울 시내에서 다른 분들보다는 좀 더 다양한 치즈를 다루고 있고, 그 치즈를 이용해서 요리에 활용하고 있죠. 요리사에, 치즈를 만들고, 육가공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긴 해요.

 

고단신 : 이에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조장현 셰프 : 기존의 선례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구청의 허가를 받거나 법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랄까요. 예를 들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유산균은 주로 요구르트를 만드는 균이라 다른 종을 수입해야 하는데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고, 대량으로 구매하자니 또 보관이 여의치 않고요. 만드는 도구도 수입을 해야 하는데 상업적인 용도로 수입하려고 하면 통관 상의 문제도 생기고요. 까다롭고 극복해야 하는 과제들이 많은 상황이죠.

 

고단신 : 치즈를 만드는 일에 후배를 양성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조장현 셰프 : 치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문의가 간혹 들어오지만 제가 아직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정도의 단계는 아닌 것 같아서요. 물어보면 뭐든지 다 알려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어봤는데 모르면 안 되잖아요. (웃음) 또 전문적으로 치즈를 교육할 수 있는 장소나 시설 등 지금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죠.

 

 

 

 

왼쪽부터 스틸턴(Stilton), 부라타(Burrata), 르블로숑(Reblochon), 체다커드(Cheddar Curd), 트리플 크림 브리(Triple Creme Brie)

 

 

 

 

고단신 : 치즈플로에서 다루는 치즈의 종류는 몇 가지가 있나요?

 

조장현 셰프 : 열네다섯 가지 있는 것 같아요.

 

고단신 : 그중에서 요즘 셰프님에게 가장 흥미로운 치즈가 있다면요?

 

 

 

 

르블로숑(Reblochon)

 

 

조장현 셰프 : 워시드 린드(Washed rind)라는 타입의 치즈인데, 프랑스의 르블로숑(Reblochon)과 이탈리아의 탈레지오(Taleggio)가 대표적인 워시드 린드(Washed rind) 치즈입니다. 워시드 린드(Washed rind)는 치즈 표면을 소금물로 닦아내서 치즈 외피의 색이 흰색에서 점점 오렌지색으로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스틸턴(Stilton) - 푸른 곰팡이에 의해 숙성되는 반경성 치즈, 푸른 곰팡이가 마치 대리석 무늬처럼 나타나 블루 치즈라 부르게 됨
체다커드(Cheddar Curd) - 풍미가 강하지 않고 부드러워 모짜렐라만큼 어렵지않게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치즈

 

 

 

 

고단신 : 치즈, 샤퀴테리(Charcuterie) 등 발효 제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조장현 셰프 : 플랫하지 않고 3차원적인 테이스트가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김치를 먹듯 복합적인 맛이요. 치즈는 발효 과정에서 당분이나 산, 알코올 등이 배출되거든요. 균들이 먹을 당분이 사라지면 발효 과정은 끝이 나게 돼요. 이후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과 지방이 분해되며 각각 아미노산과 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감칠맛이 생겨나거든요. 맛이 플랫하지 않은 이유, 단순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스타에 꼭 파마산 치즈를 갈아 넣어요. 파마산 치즈를 넣고 안넣고의 차이는 조미료를 넣고 안넣고의 차이거든요. 이렇듯 음식의 맛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느껴지게, 다시 생각나게끔 만들어주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트리플 크림 브리(Triple Creme Brie) - 생크림을 일반 브리 치즈보다 많이 넣어 이름도 트리플 크림 브리, 진하고 부드러운 우유의 맛
부라타(Burrata) - 만두피처럼 얇게 편 모짜렐라 속에 모짜렐라와 고급 생크림을 섞어 만든 스트라치아텔라를 넣고 복주머니처럼 묶은 치즈

 

 

 

 

고단신 : 종류별 와인과 페어링이 좋은 치즈나 샤퀴테리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조장현 셰프 : 화이트 와인 특히 소비뇽 블랑이나 드라이 리즐링 계열의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치즈는 산양유 치즈인 셰브르(Chevre), 크로틴(Crottin), 트리플 크림 브리(TCB), 까망베르(Camembert)가 있겠고요. 부라타(Burrata) 치즈는 크리스피하고 프루티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려요. 산양유 치즈는 로제 와인과도 잘 어울리고요. 레드 와인과는 만체고(Manchego), 페코리노(Pecorino), 가우다(Gouda), 체다(Cheddar) 등이 있겠네요. 

 

살루미는 스파클링 와인, 피노누아 계열의 레드 와인과의 페어링을 추천 드립니다.

 

 

 

 

집에서 즐기는 치즈 (출처 : 테이스트북스)

 

 

 

고단신 : 치즈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조장현 셰프 : 리코타(Ricotta) 치즈나 마스카포네(Mascarpone) 치즈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리코타(Ricotta) 치즈는 우유를 끓여서 레몬주스나 식초 같은 산을 집어넣으면 되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진 리코타(Ricotta) 치즈는 샐러드나 치즈케이크로 응용해볼 수 있고요.

 

마스카포네(Mascarpone) 치즈는 생크림에 역시 레몬주스나 식초 같은 산을 집어넣으면 응고가 돼요. 응고된 것을 한번 걸러내면 마스카포네(Mascarpone) 치즈가 됩니다. 티라미수 같은 디저트에 응용할 수 있죠.

 

 

 

 

 

 

 

 

고단신 : 치즈플로의 목표가 있다면?

 

조장현 셰프 : 요즘 저희 직원들과 비전에 대한 논의를 자주 하고 있거든요. 현재의 목표는 치즈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매출이 레스토랑 매출을 앞서는 것이에요. 이와 함께 자연스레 치즈 거래처의 저변 역시 넓혀진다면 금상첨화겠죠.

 

고단신 : 셰프님의 꿈이 있다면?

 

조장현 셰프 : 치즈, 살루미를 배우러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갔을 때 치즈 메이커나 살루미 메이커의 작업실, 숙성실이 레스토랑과 한 건물 안에 모여 있더라고요. 그런 작업 환경이 갖춰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제품을 더욱 깊이 있게, 다양하게 만들어 보고 시도해보고 하면서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네요. 한 군데서 진득하게 앉아 히스토리를 쌓아갈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EPILOGUE

 

조장현 셰프와 이야기하면서 그의 고독함 속의 꿈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끔 어디부터 어디까지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할 때가 많은데요. 아직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인 것 같습니다. 넘어질 수 있거나 넘어질 수밖에 없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넘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그 현상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서 갈 수 있는 용기가 보이지 않는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넘어져도 내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내일모레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JACKET : #NEITHERS UTILITY JACKET (5)

SHIRT : #NEITHERS S COMFORT SHIRT (4)

PANTS : #MFPEN BIG JEANS (L)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12 MINI

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BAG : #SLOWSTEADYCLUB SSC CROSS ECO BAG

SHOES : #NEWBALANCE M990V5

 

(170cm/6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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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치즈플로 (CHEESE FLO)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9길 19

영업 : 월요일 휴무

평일 12시 - 23시

주말 12시 - 22시

*브레이크타임 15시 - 18시

문의 : 02-794-7010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다섯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전 세계 모두는 2020년을 살아가면서 최악의 해를 보냈습니다. 모든 것들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들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조금이라도 더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아마 모두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요즘인데요. 아마도 내일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희도 2020년 12월에 코로나바이러스 3차 대유행이 또 생길지는 2020년 3월에는 몰랐습니다. 아쉽게도 모든 오프라인 행사는 취소해야 했죠. 그렇게 고독한 단벌신사가 원덕현 대표를 만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대표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베네데프 원덕현 대표 (이하, 원덕현 대표) : 안녕하세요. 저는 베네데프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경영을 하고 있는 원덕현이라고 합니다.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 삼청점, 서울숲점에 이어 영등포점을 오픈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네요. 생각해 보면 국내에, 서울에만 3개의 지점이 있는 편집숍은 드문 것 같은데, 세 번째 오프라인 숍을 오픈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원덕현 대표 : 세 번째 오프라인 숍을 오픈하게 된 것에 대한 특별한 의미 부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세 번째 이기 때문에 두 번째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고, 좀 더 넓은 공간인 만큼 슬로우스테디클럽이 추구하는 것들을 좀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겠다는 점이 좋고, 무엇보다 3호점 또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을 십분 아니 백분 더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된 QR 코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각 섹션 별로 마련된 QR코드를 스캔 후 안내 음성에 따라 지금부터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섹션이네요. 기획 단계에서 레스토랑 섹션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예를 들면 메뉴의 구성이나 인테리어적인 요소 등이요.

 

원덕현 대표 : 첫 번째 섹션 T1은 레스토랑으로 드립 커피, 에스프레소, 내추럴 와인, 막걸리, 하이볼, 맥주 등 다양한 주종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단순히 주종의 다양화뿐 아니라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커피 로스터와 와이너리를 선정하여 다양한 맛과 취향을 단계별로 셀렉트 하여 색상으로 해당 맛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메뉴가 특징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정보를 몰라도 컬러로써 직관적으로 어느 정도의 맛일지 유추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인테리어적인 요소라면 터미널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있는 대합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곳에서 각자 나름의 대화를 하면서 양질의 마실 것을 즐긴다면 그것은 터미널에서 느끼기 어려운 또 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했죠. 무엇보다도, 슬로우스테디클럽은 셀렉트숍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있기 때문에 음식 또한 바이어의 취향으로, 셀렉션으로 완성할 수 있는 점을 중요시 생각했어요. 

 

 

 

 

 

 

 

 

 

 

 

고단신 : 카페 벽면에 걸린 액자도 인상적인데, 직접 촬영하신 사진인가요?

 

원덕현 대표 : 허허... 인상적인가요? 감사합니다. 이것은 2019년 뉴질랜드에 여행 가서 찍었던 사진인데요.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은 아니었는데, 워낙 뉴질랜드가 아름다운 곳이라 사진 또한 인상적으로 보이게 나온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이곳은 터미널이라는 콘셉트로 진행하다 보니 세계 여러 나라 및 도시들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제가 가지고 있었던 사진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추후에는 여러 작가들의 세계 여러 곳의 풍경을 전시하는 개인전 형태로도 기획하고자 합니다. 

 

 

 

 

 

 

 

 

 

 

 

고단신 : 카페 공간의 의자는 빈티지 임스체어로만 비치되어 있는데, 특별히 임스체어로만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원덕현 대표 : 특별한 이유라면, 사람들이 이곳에서 머물러 커피, 와인, 맥주 등을 마시는 시간이 좀 더 특별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이 의자 가격이 매우 비싸서, 사람들이 못 알아준다면 조금 매우 쬐금 살짝 아주 many 아쉬울 것 같기도 하네요. 이렇게까지 헸어야 했나 싶기도 하면서도 여기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누군가에는 좋은 경험이 되고 어떤 누군가에는 좋은 영감을 받는 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충분히 커피를 즐길 만한 시간의 가치를 느꼈으면 하네요.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서 카페 영업이 허용됨에 따라, 오셔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마실 거리를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건 꼭 경험해봐라! 하는 메뉴를 추천해 준다면?

 

원덕현 대표 : 사실 모두 추천 메뉴로 엄선한 것이기 때문에 무엇 하나를 고르기는 너무 힘드네요. 무엇보다 이곳의 기획은 다양한 맛을 겹치지 않고 최대한 베리에이션을 넓힌 셀렉션을 만드는 것에 중점 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레스토랑 스태프와 대화로 소통하면서 추천받는 것을 추천하겠습니다.

 

 

 

 

 

 

 

 

 

 

고단신 : 다음은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의 중앙 섹션, 라이프스타일 셀렉션을 만나볼 수 있는 센터홀입니다. 센터홀은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섹션인 것 같아요. 벽면을 가득 채운 비초에 선반부터 이야기해볼까요? 그동안의 매장과는 달리 특별히 비초에 선반으로 벽면을 장식한 이유가 있나요?

 

원덕현 대표 : 비초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디자인 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606 유니버설 쉘빙 시스템(606 Universal Shelving System)을 배치하고 싶었죠. 그 이유는 이 공간에서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사용함으로써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컬러를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고 싶었는데,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곳에 설치한다기보다는 공간의 어울림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다 보니 이번 3호점에서 적합할 것 같아 사용하게 되었어요,

 

 

 

 

 

 

 

 

 

고단신 : 캐로셀, 컨베이어 벨트가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캐로셀이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원덕현 대표 : 캐로셀은 사실 8년 전의 아이디어였어요. 저희 회사의 첫 시작과 뿌리인 블랭코프(BLANKOF)의 브랜드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가방에 집중하고 기다릴 때가 언제일까를 생각했었죠. 그것에 대한 생각의 결말은 의외로 공항 내 수화물 찾는 곳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방이 언제 나올까 하며 가방이 나오는 출구에 집중하고 자신의 가방이 맞는지 아닌지 꼼꼼히 보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때보다 가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테마가 터미널이기 때문에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고, 그렇게 된다면 단순히 가방뿐 아니라 신발, 책, 생활용품 등도 전시가 가능하여 좀 더 다채로워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고단신 : 캐로셀 위 스크린도 인상적이네요.

 

원덕현 대표 : 보통 터미널에 가면 광고를 위한 사이니지가 많은데요. 저희도 이런 요소를 가지고 이곳에서 콘텐츠를 보여주고 광고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스크린은 PDLC라는 것인데, 안쪽과 바깥쪽에서 모두 감상이 가능하죠. 하지만, 한쪽은 반전된 형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상 또한 양쪽을 반전 형태로 만들어서 상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를 준비 중이오니 편히 자주 내점 해주세요.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은 매장의 중앙, 그것도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공간이 라이프스타일 섹션인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덕현 대표 : 라이프스타일이 중앙인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중앙보다는 두 번째 섹션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이유가 있죠. 터미널 1은 음식과 음료로 모든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食' (먹을 식)이고, 터미널 2 라이프스타일은 주(住)에 해당하는데, 그것은 먹는 것보다는 좀 더 자신의 취향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터미널 3 패션 셀렉트숍인 의(衣)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이 좀 더 자신의 취향 속 범주가 넓다고 생각해서 3단계라고 생각한다면 중간인 2단계가 적합하겠다고 판단했어요.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엔 휴식, 쉼을 테마로 한 라운지 룸이 있는데요. 제가 한번 체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운지 룸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덕현 대표 : 개인적으로 공항에서 라운지를 가는 것을 재미있어해요. 비행시간 전까지 랩톱으로 간단히 일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컵라면과 맥주 한 잔을 해야 뭔가 이제 떠나는 채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리고, 각 나라의 터미널마다 라운지 서비스가 조금씩 다른데 그것 또한 터미널이 가지고 있는 색상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고단신 : 라운지 룸에 르코르뷔지에의 LC3, LC4 의자 외에도 모빌과 김환기,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네요. 특별히 두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원덕현 대표 : 저는 풍경화나 인물화보다는 추상화를 좋아하는데 명확하지 않고 추상적인 것이라 그런지 그림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창작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별거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을 별것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대단한 일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고단신 : 르코르뷔지에의 LC3, LC4 각 공간을 구분하며 기대했던 쓰임새가 조금은 다를 것 같아요. 각 공간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으세요?

 

원덕현 대표 : 이곳은 저의 집무실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는데, 보통 미술관에서 볼 수 있었던 의자와 그림들을 직접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저도 과거에 이러한 의자와 그림을 보기만 했지 체험할 수 없다 보니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어요. 실제로는 이런 의자를 앉아볼 기회도 구매할 여력도 없었죠. 그래서,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 어떤 누군가에는 좋은 경험이 되고 어떤 누군가에는 좋은 영감을 받는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고단신 : 고객분들이 이쯤되면 가장 궁금한 질문일 것 같아요. 라운지룸을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해주세요.

 

원덕현 대표 : 이곳은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 디지털 카탈로그 사이트(http://ssc-terminal.com) 부킹 카테고리에서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간당 1만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곳에서는 저희 음료를 주문할 수도 있으며, 자신의 랩톱이나 아이패드, 책 등을 보며 자신의 시간을 가지시면 됩니다.

 

 

 

 

 

 

 

고단신 : 보통의 백화점 매장은 외부와 단절된 느낌이잖아요. 매장 내에 입장을 해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은 입구 외에 크게 난 키오스크 창이나 팔레트 창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있나요?

 

원덕현 대표 : 키오스크는 내부의 공간이지만 외부를 향하고 있는 창을 통해서 외부의 손님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곳으로 '가판대'를 의미하는 KIOSK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들어오지 않더라도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손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팔레트 같은 경우는 바깥에서 안의 공간이 패션숍이라는 것을 사이니지의 역할보다는 옷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이번 시즌 바잉한 옷의 톤들을 바깥에서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창입니다. 소통 방식 중에선 가장 소극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단신 : 행거 높이가 기존 매장들과는 달리 높은 감이 드는데, 상하의가 함께 걸린 구조네요. 이 부분도 의도하고자 했던 바가 있으신가요?

 

원덕현 대표 : 네 맞아요. 다른 곳보다 높은 편이죠. 이유는 터미널 속의 다양한 사람들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한 벌로 디스플레이 하기 위해서 상의 걸이와 하의 걸이를 결합할 수 있도록 별도로 디자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착장을 신발까지 보여주기 위해서 높은 위치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했습니다.

 

 

 

 

 

 

 

 

고단신 : 앞으로 서울 외에 지방 쪽으로도 넓힐 계획이 있으신지?

 

원덕현 대표 : 그럴 수 있도록 해야겠죠? 지금 운영 중인 3곳이 잘 된다면 지방에도 해외에도 생길 기회와 계획은 충분히 있습니다.

 

 

고단신 : 슬로우스테디클럽의 목표는?

 

원덕현 대표 : 양질의 의식주를 모두 잘 아우르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고단신 : 원덕현 대표의 꿈은? (영등포로 3행시...)

 

원덕현 대표 : 삼행시라.... 재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볼까요?

 

영원히 스스로가 정한 방향을 지켜가며, 이 일을 계속 잘하고 싶네요.

등한시되기 쉬운 기본적인 것들을 잊으면 불가능할 수도 있어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해야죠. 이게 꿈이었고 꿈이니까.

 

 

 

 

EPILOGUE

 

회사를 운영한지 올해 만 10년이 됩니다. 돌이켜보면 회사가 작으면 작은 대로 힘들고, 회사가 어중간한 사이즈면 어중간한 사이즈대로 힘들고, 회사가 크면 큰 대로 힘든 부분이 있겠죠. 결론적으로 이전에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거라는 거 잘 알고 있다는 거예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걸 알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우리가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고 있고 내일을 살 것과 같은 맥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무엇인가를 하거나 살면서 힘든 부분은 반드시 있지만 또한 살아가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와 같은 오늘도 아니며 오늘과 같은 내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좋다고 해서 내일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자만하지 말아야 하고, 오늘이 나쁘다고 하여 내일을 비관적으로 생각할 이유도 없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그리고 지금까지 모두가 혼돈에 빠져있는 지금이지만, 2021년의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방향을 잘 지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COAT : #NEITHERS OVERSIZED BAL COAT (5)

JACKET : #DEBONNEFACTURE CASUAL JACKET

JERSEY : #CESPA CESPA S L/S T-SHIRT (XL)

PANTS : #DEBONNEFACTURE TWO PLEATS LARGE TROUSER

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12 MINI

BAG : #CESPA RECYCLED WOVEN BAG S

SHOES : #ADIEVPARIS TYPE 136

 

(170cm/6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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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슬로우스테디클럽 터미널 (SLOW STEADY CLUB TERMINAL)

 

주소 :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

영업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문의 : 02-2164-6105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1. 외노자G 2021.02.10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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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네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이번에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덕궁 근처라고 하기엔 좀 더 깊숙하게 자리 잡은 원서동의 TXT COFFEE(티엑스티 커피)를 다녀왔습니다. 이곳이 개업할 당시부터 사무실이 근처라서 자주 갔던 그리고 가는 곳인데요, 사실 그동안 매번 얼굴을 비추지만 대화를 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서 제가 말을 거는 성격은 아니기에 몇 년간 계속 갔지만 어떤 말도 서로 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콘텐츠를 진행함으로써 대화의 장을 연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야기하자면 이곳은 안국역 3호선에 인접한 편인데, 이곳까지 걸어온다면 수많은 카페를 지나쳐와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드립 커피를 하루에 2잔 이상은 매일 마시고 어떤 국내외 낯선 도시를 가더라도 드립 커피가 맛있는 커피숍을 찾아 굳이 그곳까지 걸어가 커피 한 잔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카페인을 섭취해야 하는 하루의 양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그 커피 2잔은 하루의 작지 않은 삶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TXT COFFEE(티엑스티 커피) 이수환 대표와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대표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티엑스티 커피 이수환 대표 (이하, 이수환 대표) : 안녕하세요. 종로구 원서동에서 티엑스티 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이수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커피, 제가 잘 할 수 있는 커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카페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수환 대표 : 취미생활이 홈 바리스타였어요. 집에서 커피 내려 마시는 사람치곤 하드코어 하게 장비도 많이 들였고요. 원래 아마추어들이 장비를 좀 그럴듯하게 갖추지 않습니까. (웃음) 그러다 30대 초반에 지금이 아니면 직업을 바꿀 기회가 앞으로는 더 없겠다 싶어서 카페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카페를 운영한지 얼마나 되셨나요?


이수환 대표 : 다른 카페에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티엑스티를 오픈한지는 3년 정도 되었네요.


고단신 : 카페를 운영하시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이수환 대표 : 재즈 보컬리스트였습니다. 공연도 하고, 주로 입시생 레슨을 위주로 했어요.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었죠. (웃음)









고단신 : 티엑스티 커피(.txt coffee)의 이름이 독특한데요. 티엑스티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수환 대표 : 보시면 아시겠지만 컴퓨터 텍스트 파일 확장자(.txt)에서 따왔습니다. 티엑스티는 메뉴지에 손님이 직접 메뉴를 선택하는 방법을 통해 주문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메뉴지 종이 한 장에 손님의 취향을 기록하면 하나의 텍스트 파일이 되는 거죠. 저희 메뉴지를 보시면 상호가 우측 끝으로 쏠려 있어요.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려면 확장자 앞에 제목이 필요하잖아요. 상호 앞에 닉네임이나 성함을 적어주시면 그 자체로 손님 각자의 취향이 담긴 하나의 텍스트 파일이 되는 거죠.


저는 그렇게 한 분 한 분의 취향이 담긴 커피에 집중하기 위해서 원두는 늘 한 잔 분량씩 소분해놓고 추출도 한 잔 분량씩만 추출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카페 티엑스티? 티엑스티 커피? 텍스트? 정확한 상호는 무엇인가요?


이수환 대표 :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겠다’라고 예상은 했어요. 공식적인 사업자 등록은 티엑스티로 되어있는데 부르는 건 티엑스티, 텍스트 편하신 대로 불러도 괜찮습니다.




Saint Germain des Prés Café 10 (출처 : Wikipedia)





고단신 : 티엑스티는 항상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재즈 음악과 커피는 연관성이 깊은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앨범 중에 파리 생제르맹 지역의 커피숍 연합이라고 해야 할까요? 카페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녹음한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거든요. 파리 로컬 싱어들이 부르는 앨범인데 이곳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커피랑 재즈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늘 있었던 것 같아요. 공연도 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수환 대표 : 그렇지 않아도 티엑스티를 오픈할 시기에 주변에 음악 하는 지인들과 함께 오픈 축하 공연이나 정기 공연을 해보자는 이야기는 했는데, 현실적으로 주변이 가정집이고 차도 은근히 많이 다녀서 무산된 기억이 나네요.


고단신 :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뽑는다면? 내 인생에서 마지막 이 한 곡만 들을 수 있다면?



 


BILL EVANS - Waltz for Debby,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Recordings, 1961




이수환 대표 : 글쎄요. 사실 아주 좋아하는 곡이 하나만 있진 않아서 모르겠어요. 지금 불현듯 떠오른 앨범은 빌 에반스 트리오 라이브 앨범! 빌 에반스 트리오가 재즈클럽에서 녹음한 앨범인데, 첫 연주 때 손님이 적어 급하게 지인들을 초대했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어요. 그게 명반이 됐죠.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1961)’라는 앨범과 ‘Waltz for Debby(1987)’라는 앨범입니다. 두 앨범 모두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녹음한 곡들을 추려 발표한 앨범이에요.


고단신 : 재즈 보컬리스트를 선택했던 이유가 있나요?


이수환 대표 : 정확한 장르는 블루스에요. 블루스를 좋아했어요. 블루스 밴드로 활동을 많이 했고요. 처음부터 재즈를 해야지는 아니었고요.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전문 음악 기관에서 음악을 취미처럼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웃음) 원래 전공은 국어국문학입니다. 손님들이 가끔 국어 선생님의 이미지가 있다고 말씀해 주세요.


고단신 : 오, 상호와도 살짝 이어지는 느낌이 있네요. 











고단신 : 머신 메뉴는 에스프레소, 라테, 카푸치노뿐인데 아메리카노 메뉴는 브루잉으로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수환 대표 : 맞아요. 원래는 브루잉 커피만 하고 싶었는데, 우유가 들어간 음료를 찾으시는 분들도 많아 에스프레소 메뉴도 추가했어요. 티엑스티의 공간 속 모든 소품이나 디자인, 인테리어엔 제 취향이 담겨있어요. 메뉴도 마찬가지로 제가 좋아하는 커피, 잘 할 수 있는 커피만 선택을 하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요. 제가 좋아하는 커피가 브루잉 커피이고 그중에서도 블렌딩하지 않은 싱글 오리진 원두를 찾아 마시는 걸 좋아해서 손님들에게 제 취향이 담긴 커피를 제공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간혹 시럽이나 파우더가 들어간 달달한 커피를 찾으시는 분들도 계시긴 한데, 저희 매장이 워낙 교통이 좋지 않다 보니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오픈한지도 3년이 좀 넘어서 ‘그 집은 커피만 하는 집’이라고 요즘은 다들 알고 오시는 편인 것 같아요.









고단신 : 원서동 골목 끝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나요?


이수환 대표 : 이 골목은 아주 예전부터 제가 자주 산책 다니던 좋아하는 골목이었어요. 매장을 준비하던 시기에 이런 고즈넉한 공간에 조그맣게 하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좋아하던 동네에 자리가 생겨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멀리까지 오시는 대신 좋은 원두를 잘 로스팅하고, 정성스레 추출해서 제대로 대접해야겠단 생각이 커요. 사실 저희 커피는 다른 카페에 비해 가격대가 있어요. 흔하게 만나볼 수 없는 레어한 생두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가격대가 있는 생두들을 쓰다 보니 일반적인 커피 가격과의 간극이 있긴 한 것 같아요. 늘 좋은 재료를 선정해 시장 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한두 명은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저는 오히려 좋은 맛에 합리적인 가격이란 생각이 들어요. 원두도 신선하다고 느낀 게 시간이 지나도 향이 유지되는 것 같더라고요. 평소에 열심히 내려 먹고 있습니다. (웃음) 그리고 커피 맛이 항상 일정한 편이에요. 대표님이 로스팅부터 추출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기 때문에 가능한 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1인 시스템은 성장을 위해서는 한계가 있다고도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이수환 대표 : 균일하고 일정한 품질의 커피를 내어드리는 건 정말 제가 혼자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직원을 고용했을 때 지시를 하게 되는 것들, 일례로 맘에 맞지 않으면 이해를 못 할만한, 번거로운 일들이요. 보통의 다른 카페에서 하지 않는 일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혼자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어서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엔 그런 번거로운 것들을 몇 번 더 하느냐에 따라 품질, 수준에 따른 디테일 차이가 나지 않나 싶어요.


고단신 : 제 생각엔 안정적인 맛을 내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라고 느껴져요. 티엑스티가 저희 사무실 근처라 다행이에요. (웃음) 그렇다면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장을 확장하진 않을 생각이신가요?


이수환 대표 : 네. 매장은 건물주님이 허락해 주시는 한. (웃음) 이곳에서 유지하고 싶어요. 대신 로스팅, 원두 납품 쪽으로 사업을 확장해보고 싶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로스팅 팩토리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백지화된 상태에요. 올 초부터 공장부지 보러 다니고 있었거든요. 코로나가 심각해지고 나서는 원두 납품처들이 없어지거나 주문량이 1/5, 많게는 1/10씩 줄어든 상황이라서요. 로스팅 팩토리의 경우 코로나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2-3년은 더 지나야 착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고단신 : 커피 1잔의 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대표님이 고집하는 황금비율이 있나요?


이수환 대표 : 커피 하시는 분들 똑같이 말씀하시겠지만 상황에 따라 너무 달라서 매장마다 비율은 다 다르긴 해요. 저희는 원두 1에 물 16.5 비율로 하고 있습니다. 로스팅 정도가 강하지 않아서 커피 성분을 잘 추출하려면 물을 많이 쓰는 게 좋거든요. 저희가 지향하는 커피도 차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커피라서 물을 좀 많이 쓰고 있어요.


고단신 : 확실히 원두가 좋아서 오히려 물을 많이 넣는 게 복합적인 맛을 더 느껴지게 하는 것 같아요.


이수환 대표 : 정확해요. 예전에는 생두 자체의 질이 좋지 않아서 로스팅도 강하게 해야 하고, 물을 많이 쓰고 오랫동안 추출하면 안 좋은 맛이 올라왔는데, 요즘은 로스팅을 약하게 해도 풋내, 잡내도 안 나고요. 오래 추출하고 물을 많이 써도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아요. 라이트한 로스팅이 유행을 하는 것도 생두의 질이 올라가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단신 : 주문 시스템이 독특해요. 티엑스티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수환 대표 : 저희 매장은 지하철역에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어오셔야 해요. 날씨가 좋은 날은 매장까지 걸어 들어오는 길이 특히 더 좋은데, 저는 그때부터가 저희 매장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경험이 시작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걸어들어오는 길 예쁜 풍경 보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오셨는데 뭔가 조금 더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드리고 싶어서 주문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고요. 일반적으로 포스를 두고 면대 면으로 주문을 받게 되면 1인 시스템 상 현실적으로 제가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손님이 직접 메뉴를 적어 제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혼자 운영하면서 주문도 받고 응대도 하고 커피 추출도 하고 결제도 하는 시스템인 거죠.


고단신 : 주문 시 볼펜이 아닌 연필을 사용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이수환 대표 : 동네 자체도 서울 한복판인데 아날로그적이잖아요.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동네 분위기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인테리어도 금속 재질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요. 나무와 유리로만 되어있거든요. 실리콘도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고요. 같은 취지로 볼펜보다는 연필을 선택했습니다. 연필은 제가 악보를 쓸 때 오랫동안 사용하던 브랜드의 같은 모델이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필인데 마침 저희 매장 색과 같더라고요. ‘그래 이거다!’ 하고 얼른 선택했습니다. 상호나 캐치프레이즈를 각인해서 직접 제작해 별도로 판매도 하고 있고요.







고단신 : 진녹색을 메인 컬러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수환 대표 : 매장 인테리어 기획할 때 디자인 스튜디오에 요청드린 게 원래부터 여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익스테리어, 인테리어를 요청드렸어요. 고즈넉한 이 동네에 언밸런스하게 세련된 매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낡아가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요. 창덕궁의 단청색, 소나무 잎의 녹색, 나뭇가지의 갈색 등 주변 풍경의 컬러들에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단신 : 1인 카페에 항상 차분하고 조용한 공간이 인상적인데 인테리어 시공 시에 의도했던 부분들인가요?


이수환 대표 : 전체적인 외관이나 소품, 커피, 응대 방식 등 모두 통일된 언어로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중요했죠. 선곡부터 연필, 티포트, 드리퍼, 서버 하나하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오롯이 제 취향으로만 채워진 공간이고, 거기에 손님이 오시면 손님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드시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매장을 오픈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두 가지 중 하나는 취향이었어요. 두 번째는 선택과 집중. 메뉴 선택도 제가 할 수 있는 것, 제가 잘 하는 것, 제가 잘 아는 것만 선택해서 집중하고 있고요. 손님들이 오셨을 때도 음료 메뉴가 많아 혼란스러운 것보다는 ‘여기 블랙커피는 다섯 개야. 우유 들어간 건 두 개 있어. 그중에 골라. 그럼 내가 최대한 집중해서 다른 거 신경 쓰지 않고 만들어줄게.’ 하는 의미로요.









고단신 : 비 오는 날 오게 되면 우산이나 벽에 걸려있는 가방 같은 걸 봤을 때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로서 잘 묻어난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 부분도 의도하신 걸까요?


이수환 대표 : 가방은 원래 옛날부터 매고 다니던 가방이고요. 공간 자체가 제 취향으로 채워져 있으니까 제가 오랫동안 써온 가방하고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우산은 원래 검은색이었는데 단골손님이 매장 색과 같은 우산이 있다고 바꾸자고 하셔서 바꿨습니다. (웃음)






 


고단신 : 원두가 바뀔 때마다 메뉴지를 바꾸거나 해야하는데 번거롭진 않으세요?


이수환 대표 : 지금은 레이아웃이 있어서 글자만 바꾸면 되니까 귀찮지는 않아요. 가끔 한 번씩 바꾸고 싶단 생각은 합니다만 제가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서 섣불리 손대기 힘든 부분이거든요. 변화를 줘도 이전에 있던 것 안에서 변화를 주지, 크게 변화를 주진 못해요. 브랜딩 잘 된 곳들 다니다 보면 ‘이래서 디자이너를 고용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그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면 아쉬운 부분인 것 같네요.


그런 부분 외적으로 종이가 버려지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고민입니다. 티엑스티는 현재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되어 있어서 일회용 컵밖에 사용을 못 하는데요. 나름 환경을 생각한다고 플라스틱 컵 사용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아이스 음료도 종이컵에 드리고, 빨대와 뚜껑도 원하시는 분만 드리거든요. 택배를 발송해도 종이테이프, 종이 완충제만 쓰고 있는데, 이 메뉴지가 버려지는 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인쇄 업체에는 최소 주문 수량이 있고, 특히 영문 버전은 거의 사용이 되질 않아서. 쓸데없이 버려지지 않는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단신 : 티엑스티를 운영하며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수환 대표 : 원두의 향미 밸런스를 맞추려고 신경을 쓰지만 가장 신경쓰는 건 메뉴지 제일 위에 있는 품목과 제일 아래에 있는 품목입니다. 제일 아래에 있는 품목은 레어한 커피들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커피들요. 지금 드시는 것도 경매로 낙찰한 커피에요. 그전엔 예멘 커피도 있었는데, 소규모 농장에서 농부 혼자 수확을 한 커피라 총 생산량이 25kg밖에 안됐거든요. 전량 저희가 수입해서 소개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전 세계 통틀어 티엑스티 아니면 맛보기 힘든 커피를 소개하려고 하고 있고요. 반대로 제일 위에 있는 품목은 대중적인 메뉴라 제가 하고 싶은 커피와 대중들의 기호성 그 사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하거든요. 제일 위에 있는 품목을 선택하는 게 사실 가장 어려워요. 전 밝고 가볍고 차처럼 마시기 좋은 커피를 선호하는데, 대중은 묵직하고 다크 한 쪽을 선호해서 그 사이 접점을 찾는 게 가장 힘들어요.








고단신 : 티엑스티를 혼자 운영하며 힘든 점이 있다면요?


이수환 대표 : 실제로 제가 쉴 수 있는 휴무일은 하루에요. 티엑스티는 일요일과 월요일이 휴무인데 월요일은 로스팅 하는 날이거든요. 일요일 단 하루만 쉬다 보니 일단 몸이 힘들어요. 실제로 병원 가느라 자주 문을 닫아요. 최근엔 허리 디스크 문제로 병원 다니고 있어요. 무릎에 물도 차고요. (웃음) 커피 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 즐겁게 하고 있는데 체력이 문제네요. 아픈 데가 너무 많아요. 어깨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웃음)


고단신 : 인스타그램 휴무 공지 올리실 때 포토샵 해서 올리시잖아요. 그 와중에?


이수환 대표 : 네.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병원 가기 전에 급하게 작업해 올립니다. (웃음)










고단신 : 티엑스티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이수환 대표 : 그때보다 더 좋은 모습,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저는 무던히 노력하고 있으니 그 노력을 알아달라기보다는 ‘티엑스티는 언제 와도 괜찮아.’ 정도? ‘거기 대단해, 끝내줘’보다는 ‘나쁘지 않아. 믿고 마실 수 있어. 언제 가도 실패하지 않아.’ 이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만큼 뒤에서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요.


매장을 운영하는 일은 무대에 오르는 일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관객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의 제 상황은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아픈지, 여자친구랑 싸웠는지, 술을 많이 마셨는지,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팀 멤버들과 사이가 좋은지 등등 아무것도 몰라요. 알 필요도 없고 알아서도 안되고요. 카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뒤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생두를 얼마나 고민해서 고르고, 로스팅을 얼마나 하고 추출 어떻게 신경 써서 하고 정수 필터는 뭘 쓰고 전혀 알 필요 없이 공간이랑 분위기, 커피에만 만족하시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 취지에서 ‘티엑스티 가면 괜찮아.’ 정도만 됐으면 좋겠어요. 100점은 아니어도 85점 정도. ‘그래 이 정도면 됐어.’ 하는 정도요. (웃음)

고단신 : 앞으로 카페 티엑스티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이수환 대표 : 일단 사업 확장보다는 지금 해왔던 것을 유지하며 좋은 커피를 선택하고 집중해서 손님들에게 내어드리고 싶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로스팅 사업 쪽으로 확장을 해보고 싶기는 해요. 시장 상황이 현재는 좋지 않아서 여러 가지 고민이 많고요. 현재 국내에 10군데 내외로 납품을 하고 있기는 해요. 저희가 에스프레소 블렌딩 원두는 하지 않아서 필터 커피용으로만 납품을 하고 있는데, 브루잉 커피의 저변을 넓혀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티엑스티의 싱글 오리진 원두를 믿고 구매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고단신 : 마지막으로 대표님 본인만의 꿈이 있다면?


이수환 대표 : 잘 먹고 잘 사는 것? 한량으로 돌아가는 것? (웃음)


고단신 : 인터뷰를 마치며 정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수환 대표 : 아까 꿈 얘기하며 한량 얘기를 잠깐 했는데 제가 끈기가 많이 없어요. 의지도 약하고요. 매장을 고를 때 이 지역을 고른 이유 중 하나도 주변 풍경이 삭막하지 않으니 손님이 안 와도 딴 생각 안 하고 집중할 수 있겠다, 멍 때리고 책이나 읽으면서 2-3년 버티면 알아주겠지 했어요. 실제로 처음 오픈했을 당시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세금 같은 경비도 2년 치를 준비하고 오픈했거든요. 다행인 건 다들 어떻게들 알고 가오픈 때부터 예상보다 많이들 찾아와주셔서 덕분에 지금까지 좋아하는 일 잘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시는데, 버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꾸준히 찾아주셔서 덕분에 좋아하는 일 스트레스 안 받고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PILOGUE


자신의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취미와 삶이 일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행복한 일이지만 어쩌면 직업이 되는 순간 취미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아마 이 부분이 취미가 직업이 되고 시간이 지났을 때 느끼는 어려움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세계는 생각하지 못했던 차이들이 생각보다 더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마추어일 때부터 가지고 있던 그 '순수한 사랑과 명확한 목표의식'이 프로의 세계에서도 지속된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은 어떻게든 극복하고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든 무엇을 하든 순수하게 목표의식을 가지고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COAT : #GRAPHPAPER WOOL CK PADDED BAL COLLAR COAT (2)

JERSEY : #DOCUMENT CHRISTMAS SWEAT JERSEY (XL)

PANTS : #NEITHERS D3003-2 CORDUROY FATIGUE PANTS (4)

SCARF : #NEITHERS D4001-1 GOOSE DOWN MUFFLER

GLOVES : #NEITHERS D4002-1 PEACE&LOVE KNITTED GLOVES (4)

SHOES : #ADIEVPARIS TYPE 136


(170cm/6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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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티엑스티 커피 (TXT COFFEE)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21

영업 : 화-토 11:00 - 19:00

문의 : 070-7760-0121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영등포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846, 롯데백화점 1F


운영시간 :

삼청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서울숲점 / 오후 1시 ~ 오후 8시

영등포점 /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월 화 수 목)

오전 10시 30분 ~ 오후 8시 30분 (금 토 일)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세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맛이 '있다' 와 '없다'는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스스로의 입맛을 찾아 어디론가 향한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특별하게 맛이 있고, 없고 가 가격의 차이라기보다는 애써 찾아가는 노력, 때로는 이미 예약하는 조금의 부지런함이 있다면 충분히 우리의 삶의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늘 제가 소개 드리고자 하는 곳은 오랜 시간 동안 단골로 자주 가는 작은 이자카야입니다. 한번 가면 또 가게 되는 이곳만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안녕하세요 대표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스토구 배준호 대표 (이하, 배준호 대표) : 안녕하세요. 저는 이자카야 스토구(STO9)를 운영하고 있는 배준호라고 합니다. 10년째 스토구(STO9)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스토구(STO9)라는 가게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배준호 대표 : 이자카야를 처음 시작할 때 상호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이자카야를 준비하던 시기에 이자카야 붐이 일기 시작했는데 당시 일본어로 된 상호가 대부분이었거든요. 메뉴가 일식 베이스이긴 하지만 일식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아서 일본어 상호를 쓰기는 싫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교통 표지판 STOP을 보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당시 준비하던 메뉴가 9가지 정도여서 STOP의 P를 9로 바꿔 스토구(STO9)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고단신 : 언제 오픈하셨나요?


배준호 대표 : 2010년에 동생과 함께 시작해서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현재 동생은 근처에 헝그리 서울 이라는 요리주점을 운영하고 있고요.



고단신 : 스토구(STO9) 를 오픈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배준호 대표 : 예전부터 먹는 것도 좋아하고 워낙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언젠가는 해봐야지 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수산물 유통업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외 수많은 물품들을 검수하는 과정에 이런저런 요리를 많이 접하게 되고 그 사이 여러 전문가님들께 하나하나 배우고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스토구는 이자카야라기보다는 이것저것 조합된 짬뽕 같은 느낌이에요. 대표님 자주 와보셔서 아시겠지만 메뉴도 그렇고 음악도 일관적이지 않거든요.


고단신 : 전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유니크한 느낌!










고단신 :Special Taste Of 9’이라는 가게 이름처럼 9가지의 특별한 메뉴가 따로 있을까요? 혹은 대표님께서 추천하는 스토구의 9가지 메뉴는 무엇인가요?


배준호 대표 : 9가지 추천해드려도 다 못 드실텐데.. (웃음)



고단신 : 9번 방문해서 방문할 때마다 하나씩 먹는다는 가정을 한다면? (웃음)


배준호 대표 : 사실 제가 규정하는 걸 워낙 안 좋아해요. 사실 메뉴라고 적혀있긴 하지만 손님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조리해드리고 있거든요. 삼겹살 구워 드시고 2차로 오신 손님에게 탕수육을 추천해드릴 순 없잖아요. 저는 손님이 오셨을 때 그분의 취향이나 2차로 오셨다면 뭘 드시고 오셨는지 항상 물어봐요. 고객만족이 제겐 최우선이거든요.


처음 이곳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회나 꼬치 등 일반적인 이자카야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이자카야를 가든 저 이자카야를 가든 틀에 박힌 메뉴가 싫더라고요. 특별한 메뉴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단품 메뉴 위주로 진행했고요. 현재까지도 메뉴는 보완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술이 메인이다 보니 오히려 역으로 술에 맞춘 메뉴를 구성하는 것 같습니다.












! TMI !

참고로 저는 이 메뉴들을 좋아합니다...!










고단신 : 그럼 오늘 같은 날씨에 추천해 주실만한 메뉴가 있을까요?


배준호 대표 : 한 가지 추천해드리자면 저희 스토구(STO9)의 스테디 메뉴인 돼지고기 숙주 볶음을 추천해드립니다. 저희 메뉴가 10년 동안 이것저것 많이 바뀌어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과정 중에서도 이 돼지고기 숙주 볶음은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단하게 금방 익는 냉동된 차돌 부위로 차돌 숙주 볶음을 하는 게 편하지만, 냉장 돼지고기를 재우고 숙성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념 숙성된 돈육은 2~3일 안에 소진되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 손님들께 강조하지 않아도 드셔보시면 알게 되거든요. 신선한 식재료 본연의 식감이 살아있는 메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단신 : 새우깡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배준호 대표 : 새우깡은 처음부터 시작했던 메뉴이긴 한데 스타일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어요.



고단신 : 새우깡을 만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배준호 대표 : 제가 수산물 유통업에 종사를 했었다 보니 특히나 갑각류는 보기만 해도 맛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되더라고요. 맛있어 보이는 새우를 튀겨도 보고 볶아도 보고 하다가 지금의 메뉴가 탄생하게 되었고요. 사실 1970-80년대 고급 일식집 가면 서브 메뉴로 내어주던 메뉴에요. 그 부분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희 새우깡엔 튀김옷을 많이 입히지 않아요. 튀김옷이 거의 없다시피해야 새우 살도 씹히고 고소한 맛도 살거든요.










고단신 : 개인적으로 스토구(STO9)의 맥스 생맥주가 너무 맛있는데 관리법이 혹시 따로 있나요?


배준호 대표 : 이 세상에 맛없는 맥주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생맥주는요. 생맥주 맛의 차이는 세척, 위생 관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세척 과정을 거치면 보통 3-4잔은 버리게 되거든요. 이 3-4잔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장사를 못해요. 저는 이런 로스에는 전혀 신경 안 쓰고 오로지 맛에만 신경을 씁니다. 그래서 더 프레시 하게 느끼시는 게 아닐까요.











고단신 : ‘나뭇잎 마을의 작지만 정겨운 이자카야’라는 업체 정보가 눈에 띄더라고요. ‘나뭇잎 마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배준호 대표 : 일단 제가 일본 만화 ‘나루토’를 좋아합니다. 소년점프 아시죠. 어릴 때 많이 좋아했어요. 스토구(STO9) 준비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투영하고 싶은 생각에 나루토 속 나뭇잎 마을에 술집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나루토를 좋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나루토의 매력 포인트라든지.. 


배준호 대표 : 우정, 노력, 승리의 모든 가치가 담긴 작품이라는 생각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세요?


배준호 대표 : 굳이 한 인물을 뽑자면 나루토의 스승 ‘지라이야’라는 캐릭터입니다. 지라이야가 나왔던 시즌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요. 사스케는 탈주하고, 여자 친구는 사귀고 싶은데 못 사귀고, 스승한테 맞고 다니고 하는 점이 마치 제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졌달까요. (웃음)



고단신 : 최근에 보신 만화 중에 나루토 말고 추천해 줄 만한 만화가 있다면?


배준호 대표 : 글쎄요.. 추천해드릴 만한 정도는… 나루토가 최애입니다. (웃음)











고단신 : 대표님 혼자 서빙과 요리 모든 것을 소화하는 1인 시스템에 대한 고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배준호 대표 : 일단 메뉴를 빨리빨리 못 드리는 게 죄송하고,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죄송하죠.



고단신 : 이러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1인 시스템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배준호 대표 : 손님 한 분 한 분과 함께 대화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제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요리하고 서빙하고 스토구(STO9)에서 제가 하는 모든 과정들이 마치 공연을 하는 느낌이거든요. 모든 서비스를 제가 제공을 해야 저도 만족스럽고요. 사실 큰 업장도 아니다 보니 1:1로 하는 게 저는 편하더라고요. 아마 스토구(STO9)를 운영하는 동안은 계속 1인 시스템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업장이 커지면 그땐 다시 생각해봐야겠죠? (웃음)



고단신 : 방문하게 되는 고객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 가게 만의 특징이나 양해 사항이 있을까요?


배준호 대표 : 혼자 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은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고단신 : 그렇다면 한가한 요일이나 시간대에 대한 간략한 팁이나 정보를 주신다면?


배준호 대표 : 글쎄요.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어떤 날은 불금이라 손님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없는 날도 있고요. 월요일부터 술 마시는 사람 있겠어? 생각했는데도 미친 듯이 몰리는 날도 있고요. 근처에 회사가 많아서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언제 오시라고 말씀을 딱히 드리기가 애매하네요. 이 날 오라고 했는데 왜 북적북적하냐 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








고단신 : 단골이 많을 것 같아요. 단골들이 어떤 포인트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배준호 대표 : 아무래도 음식과 술을 대접해드렸을 때 만족감이 쌓이다 보니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요리하고 서비스할 때 오로지 이 손님이 만족할까 안 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거든요.



고단신 : 항상 서비스를 주셔서 일까요.


배준호 대표 : 저도 술을 먹다 보면 가끔 서비스로 내어드리는 것들이 당길 때가 있거든요. 손님들이 당기실 것 같을 즈음에 내어드리고 있습니다. (웃음)



고단신 : 그 서비스 메뉴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시는 것 같아요. 자신의 메뉴 개발에 대한 연습이기도 한가요?


배준호 대표 : 연습이라기보다는 그냥 제 경험 상 이런 메뉴를 먹고 나면 이런 게 당긴다,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걸 항상 내어드리는 것 같습니다.











고단신 : 이 동네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배준호 대표 : 부산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장사하려고 여러 장소를 많이 돌아다녀 봤습니다. 모던하고 세련된 강남도 생각했고, 서촌이나 익선동 근처도 생각해봤어요. 지금 스토구(STO9)가 위치한 인사동은 서울 한가운데에 있는데 서울 같지 않더라고요. 여러 군데 돌아다니다가 지금 대표님 앉아있는 자리에 딱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데 공간 자체가 너무 맘에 들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게 됐죠. 당시 좀 많이 돌아다녀서 지치기도 했었던 탓도 있던 것 같고요. (웃음) 



고단신 : 안국역 뒷골목 오래된 고택에 10년 동안 있으시니 어때요?


배준호 대표 : 동네가 좋아요. 집도 이 근처에요. 걸어서 다닐 정도로 가까워요.









고단신 :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어떠한 공간으로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는지?


배준호 대표 : 대표님도 사실 여기저기 많이 다니시겠지만 한 곳을 꾸준히 계속 다니는 게 사실 현실적으로 힘들거든요. 각자의 사정들이 있으니까요. 저는 그저 인사동에 들렀을 때 그 집 괜찮았지, 맛있었지, 잘 먹었었지 하고 떠오르는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단신 : 대표님에게 스토구(STO9)란?


배준호 대표 : 직장이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한 것 같고요.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는 스토구(STO9)가 무대 같은 느낌이에요. 손님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휑하거든요. 비워진 자리를 치울 때 공허한 마음도 들고요.


고단신 : 스토구(STO9)의 목표가 있다면?


배준호 대표 : 언젠가는 술이 아닌 식사를 할 수 있는 밥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자카야를 하면서 메뉴가 계속 변경되다 보니 하나 제대로 된 걸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를 제대로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서 식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단신 : 대표님은 밥도 잘하실 것 같아요


배준호 대표 : 밥이 정말 어렵거든요. 메뉴에 따라 밥의 찰기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고단신 : 오늘의 메뉴인 숙주볶음과 밥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배준호 대표 : 네. 그렇게도 많이들 드세요 공깃밥 하나 시키셔서 숙주 덮밥으로. 반찬으로.










고단신 : 
대표님만의 꿈이 있다면?


배준호 대표 : 제 인생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외식업계에 종사하고 있겠죠? 밥이 되었든 술이 되었든 제가 대접하는 음식들을 그저 손님들이 만족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키오스크가 생겨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잖아요. 저는 나중에 무얼 하든 계속 손님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제가 내어드리는 음식에 손님들이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만 꾸준히 살고 싶습니다.


고단신 : 메뉴판이 그림으로 되어있잖아요. 직접 그리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림에 대한 꿈은 없으신가요?


배준호 대표 : 메뉴판은 제가 붓 펜으로 직접 그려요. 메뉴판이 글이나 사진으로 설명되어 있는 것보다는 그림으로 그리면 ‘이게 뭘까?’, ‘무슨 맛일까?’ 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것 같거든요. 워낙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릴 적엔 만화를 전공하려고도 했었고요. 한때 취미로 만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그저 꿈, 이상에 그친 것 같아요.


이전에 수산물 유통업을 하다가 잠시 영화사에 들어가려고 했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연상호 감독처럼요. 언젠가는 해봐야지 늘 간직하고 있는 꿈입니다. 







EPILOGUE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의식적으로 연구하고 스스로 배운 것과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냥 무의식으로 하는 것과는 생각보다 꽤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말이죠. 그 두가지 중 무엇이 더욱 가치높다고 판단하거나 결과를 평가할 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스스로 끈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 속에서 자신만의 유니크함이 발휘되고 그것이 어떻게 보면 유일무이(唯一無二)를 향한 자신만의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가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다음 회에도 좋은 인터뷰를 통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OUTER : #HOTEL990 DUCK DOWN PONCHO

JERSEY : #DOCUMENT CHRISTMAS SWEAT JERSEY (XL)

JERSEY : #HOTEL990 1PK LS T-SHIRT (44)

VEST : #NEITHERS GOOSE DOWN LIGHT VEST (4)

PANTS : #MFPEN CLASSIC TROUSERS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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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SHOES : #ADIEVPARIS TYPE 136


(170cm/6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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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스토구 (STO9)


주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16길 19

영업 : 평일 17:00 - 24:00

문의 : 02-725-9285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두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프롤로그


수년 전 우연히 일본 도쿄에서 BLANKOF(블랭코프)의 가방을 메고 있는 한 남자를 보았고, 서로 신기해하며 대화를 하였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서울 을지로에 내추럴 와인을 파는 다이닝 바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갔더니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우리가 얼마나 우연하게도 인연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스쳐지나느냐 아니면 조금의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하였느냐의 차이가 '서비스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만들었습니다. 농담입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뷰로 시작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오트렉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트렉 박건태 대표 (이하, 박건태 대표) : 오트렉은 서울 중구 을지로, 충무로 일대 인현시장 속에 자리한 내추럴 와인 다이닝입니다. 해외에서 유수의 경력을 쌓은 셰프님들의 감각적인 유러피안 컨템퍼러리 다이닝과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고단신 :  오트렉의 뜻은 무엇인가요?


박건태 대표 오트렉은 ‘비공식적인’,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의미를 가진 ‘Off The Record’에서 O, T, REC를 따서 만든 이름입니다. 서울 중심부인 을지로의 빌딩 숲속에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일상을 내려놓고 온전히 이 공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의도로 만들었습니다.





<왼쪽부터 박건태 대표, 김종근 셰프, 최재필 공동 대표, 김태우 공동 대표, 조영동 셰프>





고단신 : 오트렉의 멤버들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건태 대표 : 우선 오트렉의 키친 멤버는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게의 기둥인 헤드 셰프 두 분이 오트렉을 일궈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김종근, 조영동 셰프님이 바로 그분들입니다. 두 분은 요리학교 동기로 우연한 기회에 호주와 덴마크, 프랑스 등 해외를 같이 다니며 각자의 색깔에 맞는 다이닝에서 경력을 쌓아온 친구(형, 동생) 사이입니다. 그리고 주방의 막내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황민혁 군이 있는데요. 황민혁 군은 두 헤드 셰프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일하던 시절 만나게 되어 두 셰프를 보고 요리사의 꿈을 갖게 된 케이스입니다. 이후 요리를 시작하며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다가 오트렉에 합류한 요리사입니다.


오트렉의 운영에는 저와 함께 동업을 하는 친구 둘이 더 있습니다. 저희가 본업은 영상을 제작하는 일을 하는데, 한 명은 영상 제작을 도맡아 하고 있고요. 또 한 명은 영상 제작도 하고, 오트렉 운영에도 참여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랄까요. 마지막으로 저는 오트렉만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오트렉을 오픈하는 과정에서의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나요? 어떻게 만나게 되어 의기투합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박건태 대표 : 같이 동업하는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가족 같은 사이입니다. 제가 일본 유학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중, 한국에 있던 두 친구들이 사업을 시작해보자는 제안이 있었고, 요식업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의기투합하여 내추럴 와인바를 구상했습니다. 당장의 문제는 요리할 사람의 부재였는데, 두 친구 중 한 명의 군대 훈련소 동기가 밍글스라는 미슐랭 투스타를 받은 국내 레스토랑의 오픈 멤버였습니다. 그 친구가 두 셰프님을 소개를 시켜주었습니다. 자본이 많은 상태도 아니었고, 부동산 계약만 해놓은 상황에서 패기 하나만으로 두 세프님들과 첫 미팅을 했었는데, 후일담으로 두 셰프님들은 이 친구들과 함께 일하면 재미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어마어마한 미슐랭 스타급 레스토랑의 경력을 가진 두 셰프님들을 모셨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습니다.


고단신 : 진정성 있는 스토리네요. 대부분 좋아서 시작하면 그 스토리는 비슷한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돈이 충분히 있어서 무언가 해보자 하면 절실함은 없는 것 같거든요.


박건태 대표 : 맞아요. 저희가 오트렉 오픈 준비의 1부터 10까지 하나하나 발품 팔아 진행하다 보니 모든 것들에 애착이 강한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겹겹이 쌓여지면서 팀워크도 다져지는 것 같고. 지금은 이 상태를 오래 끌고 가려고 하는 게 목표입니다.





고단신 : 저희가 일본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적이 있잖아요.


박건태 대표 : 맞아요. 광고를 전공하며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시절 어학연수 중이었는데 하라주쿠 거리에서 만나 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본인 친구와 쇼핑을 하던 중 당시 블랭코브 가방을 메고 있었죠. 제가 일본어를 쓰고 있어서 일본인이 블랭코브 가방을 메고 있는 줄 알고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오신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블랭코브를 좋아했던 팬이었어서 제가 아마 먼저 알아뵙고 인사를 드렸었던 기억이 나네요.









고단신 : 요리 혹은 와인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박건태 대표 : 저는 사실 와인보다는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어려서부터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가장 컸어요. 늘 맛집을 찾아다니며, 여행지를 골라도 음식부터 뭐 먹을지 정할 정도로 음식을 좋아해요. 노포부터 파인 다이닝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맛을 쫓아다니죠. 와인은 사실 좋아한지 엄청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술을 잘하는 체질이 아니다 보니 아직도 매일 같이 와인을 마실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공간에 가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와인을 마실 때 걱정과 근심 혹은 스트레스가 다 잊혀지는 것 같아서 내추럴 와인은 그 부분에서 참 좋은 매개체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내추럴 와인의 주스 같은 느낌, 쨍한 산도 이런 것들이 짜릿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칠링 해서 내추럴 와인을 먹었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소주 먹을 때랑 와인 먹을 때랑 나누는 대화의 무드도 사실 조금 달라서 그런 점들도 좋고요.


또 내추럴 와인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규정된 정의를 탈피하려는 어떤 운동처럼 느껴져서 좋은 것 같아요. 내추럴 와인의 와이너리만 가봐도 클래식한 컨벤션 와인보다도 와인 제조 과정에 정성을 들이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양조법 같은 규정된 틀을 싫어하고, 내가 기른 포도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확신과 신념이 뚜렷한 분들. 멋있어요. 그런 마음가짐에서 오는 히피 문화적인 자유로운 마인드도 맘에 들고요.









고단신 : 전통적인 와인 문화를 향유하는 프랑스 상류층에선 내추럴 와인은 와인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박건태 대표 : 전통적인 와인, 컨벤션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내추럴 와인은 식초 혹은 주스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내추럴 와인은 전통적인 클래식한 와인과는 완전히 다른 신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그렇다고 해서 내추럴 와인이 무조건 산도가 높고 주스 같고 하진 않거든요. 심지어 클래식 와인보다 풍미와 깊이를 가진 내추럴 와인도 많다고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로는 편견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아예 다른 신으로 보는 게 오히려 이 신을 향유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고단신 : 반대로 트렌드로도 비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건태 대표 : 한국 사람들이 너무 유행에 민감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 자체가 유행만 빠르게 쫓아가는 경우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서 내추럴 와인 자체가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는 해요. 이런 점에서 확실히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의 파이가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다른 시각으로는 소비층이 두터워지지 않았는데 업장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자칫하면 내추럴 와인이 유행에 이어 문화로 정착되기 전 그 아이템 자체에 물리거나 질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요. 이 부분에 있어선 저희 오트렉만의 경쟁력을, 색깔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내추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점이 국내의 내추럴 와인바라고 해서 가보았을 때 내추럴 와인이 아니었던 경우도 많았고, 설명이 잘못된 경우나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어요.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지금 문화가 유입이 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내추럴 와인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이 되면, 다른 식으로 해석이 되고 정착이 될 것 같아요. 


박건태 대표 : 저희도 그런 부분을 굉장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예로 들자면, 사실 가격에 제약을 두지 않고 추천을 드리고자 하면 맛있는 와인을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해드릴 수 있거든요. 그런데 내추럴 와인 자체가 저렴한 가격대가 아니다 보니 트렌드를 쫓아 "우리도 내추럴 와인 좀 마셔보자" 하고 오신 분들께 저렴한 가격대만으로 추천을 해드리기가 상당히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가격대의 와인을 추천해드렸을 때 그게 내추럴 와인에 대한 첫인상이 되고 실망하실까봐, 내추럴 와인도 별거 없네 하실까 봐요. 저렴한 가격대에서 좋은 와인을 찾아 소개해드리는 것도 저희의 일이긴 하지만 옷도 마찬가지잖아요. 공정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고 디테일이 달라지는 것처럼 와인도 양질의 포도를 사용했다던가, 생산량이 적어 희귀성을 띤다던가 하는 부분들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거든요. 이 부분에서는 저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페어링을 안내해야하고, 어떻게 내추럴 와인이라는 문화를 잘 알릴 수 있을까 여러가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을지로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가요?


박건태 대표 : 해외여행을 갈 때 여행책을 보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구분하여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시가지의 경우 계획적으로 설계된 도심의 느낌을 주고 구시가지는 오래전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식당들 혹은 전통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구시가지에 위치해있고 문화적으로도 더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중구, 종로구가 구시가지, 강남구가 신시가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중구, 종로구의 모습을 보면 진짜 서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문화적으로도 더 포용성이 있는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레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을지로, 퇴계로가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스펙트럼에 저희가 기획한 오트렉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요. 그렇게 시장 골목에 유러피안 퀴진 다이닝 바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트렉에 오시면 창밖으로 남산이고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빌딩이 보여요. 아래쪽은 인현 시장, 전통 시장의 모습도 보이고요. 이런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찾아오기 힘든 점, 건물 3층에 위치한 점 이런 요소들은 말씀드린 매력 포인트에 가려져 전혀 재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고단신 : 내추럴 와인이 예전보다 인지도가 높아진 것 같지만, 아직까지 내추럴 와인이 생소할 수 있는 분들에게 내추럴 와인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박건태 대표 : 내추럴 와인은 정말 말그대로 내추럴이에요. 심혈을 기울여 키운 포도만으로 아무것도 더하지 않고 빼지 않은 와인이죠. 전통적인 클래식 와인들은 대부분 200여 가지의 화학 첨가물(이산화황, 산화방지제, 보존제 등)이 있는데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임은 물론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든 와인입니다.









고단신 : 이산화황의 함유 여부, 함유량 등으로 내추럴 와인의 기준을 나누는데 갑론을박이 많아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박건태 대표 : 애매한 상황인 것 같아요. 이산화황은 따로 첨가하지 않아도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추럴 와인이라는 용어를 명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최근 들어서야 프랑스 쪽에서 생겼다고는 들었는데 아직은 시작 단계인 것 같아요. 내추럴 와인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유통도 많이 되고 소비도 많이 되는 국가들에서 규정들이 좀 생기고 해야 그런 갑론을박이 잠잠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누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고단신 : 오트렉만의 내추럴 와인 셀렉 기준이 있다면?


박건태 대표 : 오트렉에 찾아오시는 손님들 중에는 내추럴 와인을 평소 즐기는 분들보다는 처음 드시는 손님들이 더 많으세요. 그래서 너무 난해하거나 마니악 한 와인보다는 어느 정도 대중성을 띠는 와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와인을 셀렉하는 재필 군(동업자)이 저와 와인 취향이 많이 달라서 서로의 취향에 맞는 와인들을 적절히 섞는 것도 저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직관적으로 맛있고 과실향이 느껴지는 펑키 한 느낌을 좋아하고, 재필 군은 내추럴 와인 중에서도 굉장히 클래식한 컨벤션 와인 같은 와인을 좋아해요. 손님들도 당연히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재필 군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취향에 맞게 안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Jerome Francois - Alsace>


<Domaine Gerard Schueller - Pinot Blanc>





고단신 : 박건태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내추럴 와인과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건태 대표 : 좋아하는 와인이 너무 많아서 가장 좋아하는 한 가지를 고르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여러가지를 따져봤을 때 La Grange de l'Oncle Charles(라 그랑쥬 드 롱클 샤를) 와이너리의 Jerome Francois(제롬 프랑수아) 생산자가 만든 Alsace(알자스)라는 와인입니다. 사실 더 고급스럽고 더 맛있는 와인은 많지만, 제 기억 속에 정말 좋은 와인이에요. 내추럴 와인바를 준비하면서 시장 조사를 위해 갔던 후쿠오카의 내추럴 와인바에서 처음 마셨고, 국내에선 제가 정말 애정 하는 '레이저 스미스'라고 하는 수입사에서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수입된 Jerome Francois(제롬 프랑수아)의 Alsace(알자스)를 시음하기 위해 1병만 수입사에서 받은 뒤 시음을 하고는, 같이 동업하는 재필 군을 설득해서 국내에 남은 수량을 거의 다 오트렉에서 싹쓸이 해와 두고두고 판매하다가, 현재는 1병만 남아서 저희가 마시려고 보관 중입니다. 처음 오픈을 하면 동치미 혹은 신 김치 뚜껑을 열었을 때 나는 발효의 향이 어마어마하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시다 보면 좋은 산도와 프루티함, 그리고 효모의 향들이 입안에서 각각 밸런스를 잘 맞추며 너무 마시기 편한 와인입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에 시원하게 칠링 하여 드시기 1시간 전부터 열어두고 마신다면 너무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남아 있는 가게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웃음)


Domaine Gerard Schueller(도멘 제라르 슐러)의 Pinot Blanc(피노 블랑)도 추천드립니다. 70%는 화이트 와인, 30%는 오렌지 와인처럼 제조 후 블렌딩한 와인인데 탁한 쿨피스 색이에요. 맛도 실제로 그렇고요. 펑키하고 산도도 좋고요. 어느 날 시음회를 갔다가 이게 너무 맛있어서 시음을 하다 하다 저녁 영업 때 숙취 해소제를 먹고 근무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와인이었어요. 손님들에게 안내했을 때 반응이 좋은 와인 중 하나고요.





<버터 헤드 레터스>





고단신 : 위 질문에 추천한 와인과 페어링 할만한 메뉴를 추천 부탁드립니다.


박건태 대표 : 오트렉에 있는 메뉴와 같이 드신다면 버터 헤드 레터스라는 메뉴를 추천드립니다. 치킨 스킨 크럼블, 상큼한 치킨 비네그레트 소스, 반숙란 그리고 허브 믹스로 감칠맛이 좋은 샐러드이고요. 계절 야채샐러드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초리소 사워 도우라는 메뉴인데, 사워 도우를 버터에 토스트 한 뒤 초리소라는 소시지로 만든 라구 페스토, 올리브유를 발라 두번 구운 파프리카, 고수와 대파를 레몬주스에 버무린 샐러드를 올린 메뉴입니다. 간단하게 와인만 드신다고 하면 사워 도우와 발효 버터만 시켜놓고 와인에 집중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고단신 : 국내에 내추럴 와인을 취급하는 내추럴 와인바와는 다른 오트렉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박건태 대표 :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아무래도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쉽게 접하기 힘든 퀄리티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죠. 그리고 멤버들의 에너제틱 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오랜 시간 서서 일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 법도 한데, 저희는 쉬지 않고 웃고 떠들며 서로 에너지를 불어 넣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들이 가끔은 손님들에게 전해졌는지 SNS의 후기에 적으시는 분들도 게시고, 다 드시고 가시기 전에 멤버들의 파이팅이 전해졌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고단신 : 오트렉을 이용하는 방법 혹은 방문 예정인 손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박건태 대표 : 오트렉의 사용 설명서는 저희 기획 의도대로, 오트렉의 이름처럼 일상의 전원을 끄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기면서 서로에게 집중하며 조금이나마 삶의 무게를 한 꺼풀 벗겨내고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고단신 : 오트렉을 방문했던 분들에게 어떠한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지?


박건태 대표 : 오트렉의 입장에서 보면 오트렉의 이름 그대로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설렘을 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공간들은 늘 저에게 설렘을 선사하거든요. 오트렉에 가기 전에 오트렉에 가서 먹을 맛있는 음식과 와인,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와 즐거운 음악 등을 생각하며, 오시는 발걸음엔 설렘을 가시는 발걸음엔 행복함을 주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고단신 : 스스로에게 오트렉이란 무엇인가요?


박건태 대표 : 'HOME SWEET HOME'입니다. 사실 진짜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 되어버렸고, 오트렉이야말로 하루 종일 머물며 일하고 멤버들과 밥 먹고 동고동락하며 하루에 13시간 이상 머무는 공간이에요. 일터라고 생각하면 불편하고 스트레스 받을 법도 하지만, 멤버들과 마음이 너무 잘 맞아서 늘 너무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기에 다른 곳에 있을 때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과 행복을 주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손님들과 교류도 너무 즐거워요. 오트렉의 음식을 드시고, 제가 추천드리는 와인을 마시고 행복해하는 분들을 보며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집에 퇴근하는 길보다 출근하는 길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고, 와서도 늘 스위트한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단신 : 오트렉이 세운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건태 대표 : 오트렉이 세운 목표는 현 시장에 있는 노포들처럼 오래오래 고객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늘 창의적이고 새로운 음식을 제공해야 하고 늘 좋은 와인을 추천하며 손님들과의 추억을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항상 저희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오래오래 고객들의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높은 곳에 자리하고 싶습니다.



고단신 : 꿈은 무엇인가요?


박건태 대표 : 제 개인적인 꿈은 위에 말씀드린 대로 오트렉의 목표처럼 오래오래 오트렉을 지키고 싶습니다. 친한 사람들과 동업을 하게 되면 돈도 잃고 친구도 잃을 수 있다는 속설들이 많은데 그런 편견들을 타파하고 싶달까요?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사업적으로 성장이 더뎌지더라도 지금 같이 지내고 있는 멤버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고요. 더 다양한 가게도 해보고 싶어요. 내추럴 와인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콘셉트의 가게도 구상 중인 상황입니다. 





EPILOGUE 에필로그


 전부터 서울에 많은 내추럴 와인숍들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괜찮은 와인들도 괜찮은 가격에 즐길 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했는데요. 이곳은 와인에 대한 설명이 대화하는 듯 자연스러워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요리는 여전히 먹기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 이곳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조만간 시간을 내어 가고 싶은 장소입니다. 이미 촬영 후에도 3 정도를 더 다녀왔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다음 회에서도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JERSEY : #SLOWSTEADYCLUB SL06C-1 POCKET SHORT SLEEVE (5)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XS/X (BLACK)

SHOES : #NEWBALANCE M992GR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오트렉 (Otrec)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41길 43, 3층
문의 : @otrec_seoul


Otrec

NATURAL WINE & DINE


TUE - THU : 18:00 - 24:00

FRI : 18:00 - 01:00

SAT : 17:00 - 24:00


CLOSED ON SUN/MON


예약 : 

인스타그램 DM

캐치테이블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일부 이미지 오트렉 제공)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

NEITHERS : 2020 AUTUMN/WINTER COLLECTION

SECTION : FEATURES   2020. 9. 8. 18:29





NEITHERS(네이더스)는 좋은 소재 및 봉제를 바탕으로,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복식과 스타일을 전개하고자 하는 의류 브랜드입니다. 바다를 대표하지만 어류가 아닌 포유류인 범고래처럼, 특정한 부류로 구분하기에는 모호한 경계에 있는 것이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분야의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명확함보다 모호함이 때로는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데님 원단으로 유명한 일본 오카야마의 쿠로키 데님 원단, 체크 원단, 코듀로이 원단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있어 혁신적 선구자인 USA 코튼, 그리고 직접 기획과 개발에 참여한 ROOTSCOPE의 국산 울, 나일론, 면 등의 높은 품질의 소재를 제작하여 완성하였습니다. 그리고, 파스텔 톤의 라벤더와 모스그린 컬러를 시즌 컬러로 사용하여 따뜻한 자연의 요소를 가미했습니다. 옷은 언제나 그렇듯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찾아보면 보이는 실용성 있는 디테일 속 재미를 표현한 컬렉션을 완성하였습니다.



NEITHERS(네이더스)의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9월 15일 화요일, 1차 딜리버리를 시작으로 총 3차 딜리버리로 발매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더 발전적이게 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고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차 딜리버리 예정일 : 온/오프라인 9월 15일 (화) 오후 1시

2차 딜리버리 예정일 : 온/오프라인 10월 15일 (목) 오후 1시

3차 딜리버리 예정일 : 온/오프라인 10월 29일 (목) 오후 1시















































































DETAILED INFORMATION


브랜드 : 네이더스 (NEITHERS)

국가 : 대한민국 (KOREA)


*여러분의 내점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편히 오셔서 시착 부탁드립니다.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한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프롤로그


이번 고독한 단벌신사 촬영을 다녀온 곳은 잠시나마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서울 가로수길 인근에 위치한 탈로서울(TALOSEOUL)에 다녀왔습니다. 자주 다니는 공간은 아니고 이번에 처음 가게 되었지만, 알고 보니 제 개인적으로 매우 소중한 인연이 있는 분이 운영하는 곳이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10년 전에 만든 가방을 간직하시고 그 이후로도 계속 응원해 주시는 분이었는데요. 참 시간이 빠르다는 것도 느끼고, 다시 한번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저의 모습이 어땠으면 좋을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탈로서울 지치구 대표 (이하, 지치구 대표)탈로서울(TALOSEOUL)은 숙박을 베이스로 아르텍(Artek) 빈티지 가구를 기반으로 한 체험공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단순 숙박 형태에서 좀 더 나아가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쇼룸으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보통의 국내 가구 숍에서는 단순히 잠시 앉아보기만 할 뿐,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보니 소비자의 ‘경험’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 끝에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고단신 : ‘TALO’의 뜻은 무엇인가요?


지치구 대표 : ‘TALO’는 핀란드어로 집,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건축물을 의미하는 ‘TALO’보다는 가정이라는 뜻의 KOTI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HOUSE와 HOME의 차이) 이미 쓰고 계시던 분이 있더라고요. ‘TALO’ 발음 역시 핀란드식으로 정확히 하자면 ‘따로’라고 발음하는 게 맞는데, 오픈 이후 많은 분들이 대부분 탈로서울이라고 불러주셔서 자연스럽게 탈로서울이 되었습니다.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치구 대표 : 탈로서울(TALOSEOUL)의 공식 홈페이지(https://taloseoul.kr/)에서 예약이 가능하고, 그 외에 숙박 예약 플랫폼은 현재 스테이폴리오(https://www.stayfolio.com/)에서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하는 주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요?


지치구 대표 : 지금의 주 고객층은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탈로서울(TALOSEOUL)을 준비할 당시, 나이대는 3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남성보다는 여성 위주의 타깃층을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오픈하고 나서의 추이를 살펴보니 예상했던 결과와 거의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인스타그램 등의 SNS 인사이트 확인 후 의외인 점은 20대 초중반의 고객층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사실 20대 초중반의 고객분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대일 수도 있는데 그만큼 SNS의 영향이 컸던 것 같고요. 광고 이후 성별이나 연령층의 비율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해서 이 부분은 틈틈이 탈로서울(TALOSEOUL) 운영과 서비스에 대해 참고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광고 대행사를 운영하고 계신 줄로 압니다. 어떤 계기로 탈로서울(TALOSEOUL)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지치구 대표 : 패션 광고 대행사를 운영하며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쏘카, 타다, 블랭크코퍼레이션 등)의 작업을 많이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패션 회사라고 해서 패션 분야만 진행하는 회사로 국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것에 대한 지향점을 두고, 다양한 범주로 확장하는 개념으로 탈로서울(TALOSEOUL)이라는 공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측면에서 생각하면 탈로서울(TALOSEOUL)이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패션 업계 역시 패션이 곧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추세로 넘어가는 상황과 시기적절하게 잘 맞물렸던 것 같습니다.









고단신 : 어떤 집을 상상하며 탈로서울(TALOSEOUL)의 공간을 꾸미셨나요?


지치구 대표 : 탈로서울(TALOSEOUL)은 북유럽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아르텍(Artek)’과 디자이너 ‘알바 알토(Alvar Aalto)’의 제품으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일단 일반적인 국내 가정집의 환경적인 부분(크기와 층고, 채광 등)을 고려했을 때 최적화된 가구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가,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의 브랜드 아르텍(Artek)을 선정하게 되었고, 이후 디자이너 알바 알토(Alvar Aalto)에 대해 디테일하게 서치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아르텍(Artek)과 알바 알토(Alvar Aalto)에 관련된 이미지를 취합하고, 가구에 대한 디테일한 부분은 사용자들의 후기 등을 참고하며 완성된 파일링을 토대로 실제 탈로서울(TALOSEOUL)의 공간에 적용했습니다. 알바 알토(Alvar Aalto)가 집을 꾸민다면 이런 식으로 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요. 사실 건축가였던 알바 알토(Alvar Aalto)처럼 새로운 건물을 지어내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기에 최대한 실용성과 효율성을 고려하며 인테리어 배치 구성에 신경을 썼습니다.









고단신 : 기획 또는 공간을 완성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혹은 어려움이 있으셨다면 어떤 점일까요?


지치구 대표 : 기획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본업인 광고업과는 다른 분야이기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시공팀 선정부터 어떠한 단계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부분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알아보는 과정에서 본업과 병행을 해야 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힘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다행히 이런 프로세스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해주신 시공팀 대표님을 잘 만난 덕분에 제가 상상했던 공간이 잘 구현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어려웠던 점이라고 하면 올해 최대 이슈인 코로나 바이러스인 것 같습니다. 준비만 3년에, 6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을 거쳐 작년 12월 말 오픈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었는데, 오픈을 6개월 정도 미뤘습니다. 탈로서울(TALOSEOUL)이라는 콘텐츠 자체에는 확신도 있고 자신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고단신 : 국내 빈티지 가구 시장이 하나의 트렌드로 성장하며 이전보다 다양한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접하게 되는데, 탈로서울(TALOSEOUL)은 주로 아르텍(Artek), 알바 알토(Alvar Aalto) 제품으로 구성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치구 대표 : 사실 이 공간은 제가 실제로 거주했던 곳인데, 거주하며 느꼈던 아쉬움 중 하나가 채광이었어요. 집 구조상 해가 많이 들지 않아 생각하는 공간 형태로 활용이 가능할까 고민이 많았죠. 그러던 중 우연히 핀란드 관련 내용을 접하게 되었는데, 핀란드 현지인들은 해가 짧은 환경의 특성상 간접 조명으로 조도를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실내 생활에 필요한 조도에 많이 신경을 쓰는 문화를 참고하여 가구에 비해 조명을 강조하는 테마를 자연스레 생각하게 되었고요. 국내의 일반적인 LED 조명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의 경우 간접 조명은 특히 저녁엔 많이 어둡다고 느껴 어색해하는 분 들이 많은데, 이 자체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 공간이 많이 크지 않다 보니, 전체적인 크기와 조화를 생각했을 때 가장 적합한 브랜드가 핀란드를 대표하는 아르텍(Artek)이었습니다. 제가 알바 알토(Alvar Aalto)의 명언 중 “아름다움은 기능과 형태의 균형이다”라는 말을 좋아하거든요. 저희 명함에 쓰여있는 ‘Finland in Seoul’처럼, 마치 핀란드 같은 한국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아르텍(Artek)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각 방의 특성에 따른 가구 배치 등의 인테리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지치구 대표 : 아르텍(Artek)이 지향하는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공간을 구현하기에 가로수길의 빌딩 숲 사이 주택가는 현실적으로 제한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최대한 따뜻하고 안락한 자연의 느낌을 자아내기 위해 각 침실마다 바닥에 그린 컬러의 카펫을 깔아 편안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우드가 주는 따뜻함을 톤을 달리하여 최대한 다양하게 표현했고요. 공간마다 간접 조명을 두고 기호에 맞게 직접 조도를 조절하여 머무를 수 있도록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설치된 옷장은 알바 알토(Alvar Aalto) 부부의 방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표현했고, 알바 알토(Alvar Aalto)의 아내이자 건축가였던 ‘아이노 알토(Aino Aalto)’가 제작한, 제가 알기론 한국에 한 피스밖에 없는 특별한 우드 테이블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역시 천장 우드 장식으로 통일감을 주었고요. 룸 스프레이와 오일 버너 블렌드를 비치하여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를 은은한 향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체험, 안락함, 쉼이라는 테마에 신사동이라는 장소가 주는 이미지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신사동에 터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지치구 대표 : 가로수길의 북적북적한 메인 스트리트와는 달리 이쪽 주택가는 차분하고 조용한 다른 분위기여서 이러한 신사동의 이면적인 부분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해 주시는 분들도 가로수길의 편의성을 누리면서 조용하기도 한 부분을 흥미롭게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저희는 현재 내국인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내국인에게 알려져 있는, 신사동이 가진 관광지 대표 명소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 준비 기간 3년 중 빈티지 가구를 구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애착도 있을 것 같은데,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해 주시는 분들께 이런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등의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지치구 대표 : 빈티지 가구라고 하면 보통 ‘비싼 거 아니야?’, ‘이 비싼 가구들로 어떻게 숙박을 하지’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빈티지 가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가구이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가구이니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탈로서울(TALOSEOUL)은 ‘경험’을 주요 테마로 고려하고 있으니 오셔서 정말 많이 경험해보고, 사용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더 많은 분들이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가지고 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비치되어 있는 화병을 깬 사례도 있었지만 그러한 부분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찾아주시는 분들이 더 많이 주의해 주시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 부담을 갖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처음 이곳에 들어오시자마자 하신 말씀이 “어둡다” 였거든요. 여기 계시다 고향집으로 내려가시곤 집 조명을 간접 조명으로 바꾸셨더라고요. “그동안 왜 간접 조명을 안 하셨어요?” 라고 여쭈니, “이런 문화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다”고 하셨어요. “경험을 해보지 못했으니 내 취향 자체를 몰랐던 것 같다” 하고요. 경험을 기반으로 취향을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분명 경험을 통한 여러 세대의 대화 창구 역할도 해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고단신 : 빈티지 아르텍(Artek)을 구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혹은 구하는데 애를 먹어 가장 애정이 가는 제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치구 대표 : 모든 제품에 다 애정이 있지만 하나 선택하자면 조명인 것 같아요. 핀란드 현지인들은 조도를 확보하기 위해 가구보다 조명을 더 중요시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수요가 있다 보니 빈티지 가구 중에서도 조명의 가격대가 다른 가구들에 비해 높은 편인 것 같아요. 또 제가 오랜 기간 아르텍(Artek) 제품 위주로 콜렉팅을 하다 보니 이제는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알아서 셀러가 연락을 먼저 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 이것도 하나의 재밌는 에피소드가 아닐까요.









고단신 : 의식주에 기반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탈로서울(TALOSEOUL)의 의도를 소비자들이 200% 경험해볼 수 있도록 몇 가지 팁을 준다면?


지치구 대표 : 겁을 내면 안된다는 것. 의자에 앉을 때도 그렇고 편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이나 망설임보다는 실행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사실 저희는 ‘탈로서울(TALOSEOUL)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세요’, ‘여기에 이것이 배치되어 있으니 사용해보세요’ 라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아요. 딱 그것만 하고 본인들의 취향을 가져가지 못할 것 같아서요.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역할만 하고, 다양한 것들을 본인의 취향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요. 빈티지 가구(Artek)가 아직까진 대중적이지 못한 느낌이라 오셔서 체험해보시고, 빈티지 가구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져가실 수 있도록 마음껏 오셔서 겁내지 말고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단 한 번 일 수도 있지만 경험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거든요.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에 이어 탈로홈(TALOHOME)을 준비 중이신 걸로 들었습니다. 곧 탈로서울(TALOSEOUL)에 비치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는데, 탈로홈(TALOHOME)에 대한 건인가요? 탈로홈(TALOHOME)에 대한 설명도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지치구 대표 : 탈로홈(TALOHOME)은 탈로서울(TALOSEOUL)에서 나오는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제조업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보니 직접 만들거나 생산할 수는 없으니까 국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제작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훌륭한 제품과 브랜드가 많거든요. 또, 그 제품들의 쇼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 중인 단계이고요. 매트리스부터 침대 커버, 이불, 베개, 커튼 등의 원단이라거나 향, 컵 등 카테고리는 너무 다양하더라고요. 이미지만 보고 사야 되는 현 온라인 숍 형태를, 경험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정리하는 중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 시즌별로 가구 배치를 다양하게 로테이션하며 콘셉트를 바꿀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빈티지 가구 판매도 생각 중이고,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고단신 : 탈로서울(TALOSEOUL)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어떠한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지?


지치구 대표 : ‘내가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해봤으면 하는 공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 그대로 좋은 공간,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하는 피드백이면 좋을 것 같아요.


고단신 : 자기 자신에게 탈로서울(TALOSEOUL) 이란?


지치구 대표 : 요즘 제게 가장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떤 의미에서든.


고단신 : 자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지치구 대표 : 원래 제가 인터뷰를 잘 안 하거든요. 안 하는 이유가 아무래도 광고업과 숙박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보니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을 수도 있어서, 말을 잘못하면 다르게 퍼져나가는 것들이 많다 보니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생각했던 꿈은 앞으로도 묵묵하게 새로운 콘텐츠를 찾고, 끝까지 해나가는, 직원들에게도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함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처럼 말이죠. 실패하더라도 고민보다 먼저 실행해보고 느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EPILOGUE 에필로그


항상 트렌드는 존재합니다. 어느 때가 되면 그것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해야 하고 그것을 찍어서 담아야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트렌드가 지나도 살아남는 것은 그 트렌드에 의해서 생긴 것이 아닌 원래 그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깊이가 다를 때 비로소 증명된다고 생각하는데요. 트렌드에 맞춰 기획된 것들을 그것이 성공할 확률에 더 초점 되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할 확률보다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을 생각해보는 것이 어쩌면 더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은 변화가 세계 어느 도시보다 빠르며 넓게 잘 퍼지는 장점이 있는 만큼 수명은 짧고 또한 깊이감이 얇은 것 같기도 한데요. 무엇을 하나 하더라도 깊은 생각과 다부진 마음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간들이 서울에 한국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묵묵히 자신의 꿈을 좇는 모든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XS/X (BLACK)

GOODS : #ISAACREINA N686 CLASSIFY WALLET (BLACK)

SOCKS : #HOTEL990 H990 SOCKS (WHITE)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주제 : 탈로서울 (TALOSEOUL)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논현로151길 30-11, 301호
문의 : taloseoul@gmail.com


숙박 예약 : 

탈로 서울(TALOS SEOUL) 공식 홈페이지

스테이폴리오(STAYFOLIO)


비고 : 

신사역 8번 출구 / 압구정역 4번 출구 도보 10분

상업 용도 사진 촬영 금지

반려 동물 동반 불가

최대 정원 4인 


출연 : 원덕현
촬영 : 채지환 (*일부 이미지 탈로 서울 제공)

작가 : 정혜원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