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아홉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이번에 고독한 단벌 신사 촬영을 핑계 삼아 다녀온 곳은 빈티지 가구 숍 원 오디너리 맨션(One Ordinary Mansion)입니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여유가 생기지 않아 못 갔었던 곳인데요. 이번에는 단골 장소가 아닌 평상시에 가고 싶었던 곳에 올 수 있어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상상했던 것보다 넓었고 그 안에 꽤 다양한 가구들이 있어 쇼룸보다 박물관을 다녀온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왔는데 마치 이곳의 주인처럼 대문과 저의 옷 컬러가 같아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당황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침착하게 서두르지 말고 재빠르게 후다닥 숍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가지고 싶었거나 처음 보는 가구들이 구역별로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걸 다 사면 얼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 있게 '이것 얼마인가요?'라고 차마 물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번 제9화부터는 '노잼'이라고 평가되는 개인적인 의견을 조금 자제하고 읽어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정보 전달을 드리고자 인터뷰 형태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물론, 기존의 인터뷰보다는 깨알 같은 사담이 들어가오니 기존의 코드를 좋아해 주시는 극소수분들은 너무 아쉬워하시지 말아 주세요. (글의 막간을 이용하여 극소수의 애독자분들 정말 사... 감사합니다.) 자 그럼 이제 그 인터뷰 속으로... (90년대 감성) 떠나볼까요?




  No Jam    No Stress 









고독한 단벌신사 (이하, 고단신) : 원 오디너리 맨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원 오디너리 맨션의 뜻이라든지 또 그리고 그렇게 지은 이유라든지 말이죠.

원 오디너리 맨션 : 의역하자면 단어 그대로 어느 평범한 집이라는 뜻입니다. 국내 시장은 대부분 규격화된 아파트의 획일화 된 인테리어 디자인이 많은 반면 (예를 들면, 사이드 테이블 위에 티비가 있어야 하고, 다이닝 테이블이나 조명 사이즈도 비슷한) 외국엔 각자의 취향과 성향이 묻어나 있는 집들이 많습니다. 집이라는 개념이 본인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고, 각자의 개성이 담긴 집들이 평범한 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또는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원오디너리맨션 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그렇군요. 그러면 원오디너리 맨션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취조 말투는 아님)


원 오디너리 맨션 : 국내에서 프리츠 한센의 세븐 체어가 전세계 판매량 1위를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인스타그램 속엔 모두 똑같은 프리츠 한센 커피 테이블, 세븐 체어, 루이스 폴센 조명이 대세의 흐름을 타고 있었어요. 취향을 주입시키는 인스타그램의 영향 탓도 있었지만 동일한 세팅에 대한 안전함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자기만의 것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길 거라는 예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빈티지 가구는 똑같은 디자인의 체어라도 어떻게 사용했는지, 어떤 사람이 사용했는지에 따라 태닝감이나 컬러감이 모두 달라 이런 점에서 우리의 취향을 좋아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희는 외국의 빈티지 문화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그러한 획일화된 문화를 바꿔보고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신 : 그럼 예전부터 가구 업계에 종사하고 계셨나요?


원 오디너리 맨션원 오디너리 맨션을 운영한지는 3년 반에서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언어 번역 일, 남편은 건축 회사를 다니다가 디자인 소품 수입 일을 2013년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외국의 세컨드 핸드 문화를 접하게 되며 소품에서 가구로 관심사가 넓어진 케이스입니다. 또한 저의 경우는 어릴 때부터 콜렉팅하는 성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우표 수집이라든지...




! TMI !
원 오디너리 맨션은 부부가 대표로 운영되는 곳으로써, 여성 대표님은 사진 촬영은 어색하다고 하시어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고단신 : 국내에 빈티지 가구를 수입해 판매하는 숍이 꽤 많이 늘었습니다. 원 오디너리 맨션만의 바잉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원 오디너리 맨션 : 업체마다 북유럽 가구면 북유럽 가구, 앤티크 가구면 앤티크 가구 같은 특색이 뚜렷하게 있는데 반해 저희의 경우 그런 디자인 사조에 얽매이지 않는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들을 셀렉 하고 있습니다. 하여 섹션 별로 배치하여 서로 다른 느낌으로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선 의류 편집숍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의 취향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별하는 하나의 개성 있는 편집숍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무래도 저희가 30대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30대 성향에 잘 맞는 것 같고, 그렇다 보니 30대 고객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 취해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고독한 단벌신사





고단신 :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의 경우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 퀄리티에 중점을 두고 셀렉하고 있는데, 빈티지 가구의 경우 출처가 불명한 것들(작가 미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처 미상의 제품들에 대해서는 바잉을 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원 오디너리 맨션 : 그렇진 않습니다. 경력이 쌓이며 가구를 선별해내는 기준이 생긴 이후로는 작가 미상인 경우에도 저희의 취향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면 바잉 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바잉 이후에 작가를 알게 되는 케이스도 많이 생기는 편이고요.









고단신 : 그렇군요. 원 오디너리 맨션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팁이 있을까요? 이런 것은 사람들이 알고 오면 더 좋을 것 같은 점, 언제 가구가 들어오고 언제 가장 구경하기 좋은지 등 말이죠.


원 오디너리 맨션 : 저희가 인터뷰를 그래도 꽤 많이 해봤는데, 이런 질문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고단신 : (괜히 뿌듯했다) 


원 오디너리 맨션 : 꼭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해요. 


고단신 : (괜히 흐믓했다)


원 오디너리 맨션 : 올해부터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컨테이너가 들어와요.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들어오는데 예를 들어 북유럽 가구가 입고되면 우드 베이스이기 때문에 복원 작업을 거쳐야 하거든요. 그럴 경우 복원 작업 이후 순차적으로 입고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컨테이너가 들어왔다고 해서 미리 예약을 앞다퉈 서두르실 필요는 없고요. 바우하우스 계열, 서유럽 가구의 경우 클리닝 외에 다른 복원 작업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엔 예약을 서두르시는 게 좋은 편입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저희는 단순히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스타일링에도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방문 하실 때에 본인의 공간 사진(예를 들면 인테리어 마감재 등)을 가져오시면 좀 더 전문적으로 응대를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선호하는 분위기나 취향을 미리 설명해주시거나 레퍼런스 이미지를 준비해주시면 저희도 조언을 해드리거나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예약제로 한 시간에 한 팀씩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나 고객 분들 모두 예약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TMI !
원 오디너리 맨션은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해야합니다. 다만, 한달에 한번은 예약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날도 있다고 하니 이 부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일정을 확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단신 : 그렇군요. 그럼 원오디너리맨션에서 가장 추천하는 또는 애정하는 모델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 오디너리 맨션 : 요즘은 프렌치 무드에 빠져 있습니다.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가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중 스툴을 가장 애정 합니다. 카시나(Cassina)에선 정확하진 않지만 1-20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실제로 프랑스 현지에서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빈티지 스툴이 8-900만 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스툴을 가지고 와 전시를 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저희가 지금 가장 좋아하는 아이콘인 것 같습니다. 피에르 샤포(Pierre Chapo)의 내추럴한 원목 가구들도 좋아합니다. 원 오디너리 맨션이 아무래도 상업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판매도 목적으로 하지만, 점점 컬렉터의 마인드가 생겨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구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는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그 제품들은 앞으로 10년 뒤쯤 좋은 컬렉션을 만들어 전시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Stool





고단신 : 아... 저도 얼마전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Louis Vuitton Foundation)을 방문했었는데,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전시 중에서도 알프스 레 자크(Les Arcs) 스키장을 디렉팅한 섹션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소름 돋더라고요. (비록 스키를 타지 않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고...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이 디렉팅한 레 자크(Les Arcs) 스키장 (출처 dezeen.com)





원 오디너리 맨션 : 저희도 같은 전시를 관람했었어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이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등 유명 건축가들이 협업하여 디자인한 공간, 건축물들이 지금은 입장료를 내야하고, 심지어 스키 리조트에 대량으로 들어갔던 가구들은 피스당 몇 천만원씩 호가하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한편으론 국내에도 유명 건축가들이 많지만 요즘의 젊은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작품들도 시간이 흐른다면 그만큼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과 동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은 사실 나이가 들수록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데 반해 관리가 잘 된 빈티지 가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하거든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건축가들도 좋은 디자인이나 업적을 남기면 빈티지의 가치와 동일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이 하는 일에 철학을 가지고 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단신 : 말씀하신 이야기를 듣다 보니 드는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물론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만 본인의 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방향을 잘 갈고닦은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가치 있는, 존재해야만 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좋은 사람도 빈티지 가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TMI !
좋은 물건이든 좋은 사람이든 좋은 것은 시간이 지나면 더 가치를 발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늙어서 더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난 늙어서 더 멋진 사람이 되고싶다.









고단신 : 고가의 제품 그리고 가구는 특히 오프라인의 중요성이 높은 제품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원 오디너리 맨션도 판교에서 강남으로 이사 왔습니다. 강남으로 이사 온 이유가 있을까요?


원 오디너리 맨션 : 광교에서 판교, 판교에서 6개월 만에 현재의 매장으로 옮겨왔는데, 강남으로 이사를 온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이전 매장의 규모가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었고, 넓은 공간을 찾다 보니 서울에선 많은 선택지가 없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빈티지 가구의 특성상 디스플레이 샘플이 따로 없이 바로 판매가 이뤄져야 하는 원 앤 온리 제품이다 보니 매일 들고 나르는 세팅 작업 때문에라도 이 공간이 단층 구조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저희 매장 운영 방침 상 100% 예약제로 진행되고 있어 워크인으로 오시는 손님들의 경우 응대를 해드릴 수가 없는데 그 부분에서도 이곳이 강남에 위치해있지만 외곽이라 유동 인구가 많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고단신 : 6개월이라... 판교에서 6개월 만에 강남으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고충도 있었을 것 같은데...


원 오디너리 맨션 : 물론 비용 면에서 손해는 봤지만 그 손해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워낙 새 장소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 같아요. 가구 하나가 판매되면 그 주변 세팅을 새로이  바꿔야 하는데 판교는 두 개 층으로 나뉘어 있다보니 그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고요. 성향의 문제인데 사실 가구를 스태킹만 해두어도 판매는 할 수 있고 저희도 수고스러움이 덜 하지만, 저희는 제품들 하나하나 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특정 브랜드에서 특정 타깃층을 위해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보니 셀렉한 제품들을 조화롭게 매치하는 작업이 중요하고 시간만 허락이 된다면 제일 재미있는 작업이긴 해요.









고단신 : 혹시 사진만 보고 구매하시는 분들도 있나요?


원 오디너리 맨션 : 저희 매뉴얼 상 방문 또는 구매 이력이 없는 손님들의 경우는 방문하셔서 직접 제품 컨디션을 판단하여 구매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빈티지 가구의 컨디션은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불편하시더라도 직접 방문하셔서 살펴보시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고단신 : 굉장히 고가의 제품이며 희소성이 있는 제품들입니다. 하나의 전시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기로는 빈티지 가구는 바잉에서 전시하기까지 클리닝 및 복원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어떤 부분일지 궁금합니다.


원 오디너리 맨션 : 가구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터라 기능성에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의자가 삐걱거린다거나, 다리가 한 쪽이 짧다던가 하는 문제가 없도록. 또 집에서 직접 사용하는 식탁들은 위생 상의 문제로라도 클리닝 작업, 복원 작업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물 행주만으로도 제품의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거든요. 이태원에서 40년 정도의 복원 경력을 가진 선생님께 맡겨서 최소한의 방수 처리, 내 아이가 음식을 흘려도 바로 집어먹을 수 있는 정도의 상태로 복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단신 : 가까운 예로 일본은 빈티지 문화가 잘 자리 잡은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경험한 바로는 복원 과정에서 굉장히 공을 들여 꼼꼼하게 진행하더라고요. 부속품의 경우도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의자의 경우도 예를 들면 높낮이가 안 맞을 경우 부품은 새것으로 교체를 한다던가 하는 부분도 있나요?


원 오디너리 맨션 : 네, 해외 나갔을 때 부품을 마련을 해놓는다던가, 최대한 기존 피스들을 활용하여 복원을 진행하고 있고요. 사실 직접 가서 바잉 할 때에 볼트가 없다거나 오리지널리티를 손상 시키는 정도의 가구는 애초부터 바잉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빈티지와 복원은 필연적이거든요. 유럽을 가보면 100년 된 손잡이부터 문 유리까지 부품 수급이 굉장히 매뉴얼화되어 있는데 국내는 판매 이후 복원 과정 면에서는 조금 뒤처져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유럽의 방식과 최대한 비슷하게 복원에 신경을 많이 써서 예를 들면 의자에 페이퍼 코드가 필요하다면 덴마크의 페이퍼 코드를 수입해서 열과 행 개수를 맞춰 복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 세기 가까운 시간이 지난 가구이지만 소모품만 복원을 하면 세대를 대물림할 수 있는 가구가 충분히 될 수 있기 때문에 복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말씀드리다 보니 복원이 가능한 상태의 가구. 앞에서 물어보신 저희의 바잉 기준이 될 수도 있겠네요.



고단신 : 그렇군요. 혹시 가구 대여 서비스도 진행하시나요?


원 오디너리 맨션 : 렌털 서비스 관련해서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은 구상 단계입니다. 옷도 많이 입어 본 사람이 내게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아는 것처럼 가구도 많이 들여본 사람이 이 공간엔 어떤 가구가 어울리는지 잘 아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렌털 서비스가 유용할 것 같고, 요즘 워낙 쉽게 구매하고 쉽게 질려 하는 분위기가 있다보니 리사이클, 리유즈 차원에서의 서비스가 될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눈으로만 봐야하는데 유일하게 자신의 것 마냥 다루는 누룽지(고양이 이름)가 이곳의 비선실세같았다.





고단신 : 혹시 이 인터뷰를 통해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원 오디너리 맨션 : 파티나(Patina)라는 단어가 있어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는 무늬를 말하는데 파티나에 대한 기준이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녹이 슬어 있는 부분도 멋진 파티나가 될 수 있거든요. 복원의 개념이 새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파티나를 가지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죽 소재의 체어는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나타나는 가죽 특유의 늘어짐을 흉내 낼 수가 없거든요. 그런 자연스러움을 파티나라고 할 수도 있겠죠. 늘어졌다고 해서 천갈이를 하면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는 건 말할 수도 없는 사실이고요. 하지만, 천으로 된 제품은 아무래도 가죽 제품보다 금방 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고 또 뜯어진 천을 파티나라고 하진 않아요. 대신 그런 제품들은 이런 패브릭으로 교체를 해주면 훨씬 더 아름다워지겠다 하는 크리에이티브 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해요. 외국 유명 갤러리를 방문해보면 아름답게 복원된, 천갈이 된 빈티지 가구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처럼 저희가 단순히 물건을 바잉 해서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취향이나 철학이 묻어 나오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PILOGUE


'빈티지'라는 것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노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모두 나이 들어갑니다. 좋은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 낡아도 그 가치를 더 인정받고 그중에서도 아주 뛰어난 것들은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합니다. 그 가구에서 오래된 냄새나 낡은 흔적이 있더라도 말이죠. 그것을 보존하기 위해서 많은 전문가들은 연구하기도 하죠. 반면에 그렇지 못한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면 새 제품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그저 촌스럽다는 이유로 혹은 내구성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합니다.


아마 이것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사람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고 그런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이 세상에 필요하기 때문에 존중받고 그런 사람들은 이 세상을 떠나도 책으로든 영화로든 무엇으로도 삶을 연속해갑니다.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멋진 가구들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아쉽게도 촌스럽다는 이유로 혹은 체력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새로운 세대들에게 대체되어버리곤 하는데요. 아마 누구도 쉽게 이 부분에서 배제되긴 어려운 사회이지만, 이 멋진 빈티지들을 보고 저 또한 멋진 노인이 되어서 낡더라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세련되고 더 희소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더 갈고 닦아 계속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정말 멋지게 완성된 자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제10화에서 또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PANTS : #NEITHERS 305C-1 SWEAT PANTS (5)

OBJECT : #SLOWSTEADYCLUB T3 IPHONE CASE XS/X (BLACK)

SHOES : #NEWBALANCE M992 (GREY)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원 오디너리 맨션 (One Ordinary Mansion)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자곡로7길 24 (자곡동 475-11)
문의 : 02-451-0525


영업 : 매일 11:00 - 19:00 
운영 : 100% 예약제

        예약 및 모든 문의사항은 영업시간 내 전화로만 가능

        당일 예약 취소 및 노쇼는 재예약 불가

비고 : 주차가능

출연 : 원덕현
촬영 : 이종삼
작가 : 정혜원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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