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로우스테디클럽 입니다.이번 트랙리스트에서는 미니멀한 하우스와 덥 테크노, 다운 템포 등 차가워진 계절감에 알맞게 차분하고 조용하면서 단조로운 리듬감을 가진 트랙들로 채워보았습니다. 얼마전 한 팀원이 저에게 한 손님분께서 '세영씨 요새 가을 타시나봐요. 음악이 잔잔하네요.' 라고 말씀 하셨다고 저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늘 계절감에 중점을 맞춰 트랙 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는데, 제 의도가 전달 된 것 같아 그 점을 알아주신 고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지난달에 전 집에서 내년 계획을 세우거나, 독서를 하며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트랙리스트도 여러분들께 좋은 계획을 세우시면서, 또는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하시면서 듣기 좋은 음악들로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볼륨은 들릴듯 말듯하게 낮춰주시고 이어폰 보다는 스피커를 사용하여 들어 주시면 좋을 듯 하네요.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 Alessandro Cortini - Scappa >
최근 유투브를 보던 중 우연히 정말 엄청난 뮤직비디오를 하나 보게 되었는데, 우선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보자면 굉장히 잔잔한 앰비언트 입니다. 잔잔하지만 여러겹의 베이스들이 중첩되어 굉장한 웅장한 느낌을 주는데, 눈에 띄는 멜로디는 없으나 악기의 볼륨을 의도적으로 줄인후에 베이스들을 화음과도 같이 삽입을 시켜서 그런지 화음의 사용도 굉장히 돋보인다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트랙을 처음 들었을때 그자리에서 전 다섯번 정도 반복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2019년에 중요한 일들을 앞두고 있고, 여러가지 면으로 복잡미묘한 심경을 겪고 있는 저에게 정말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있달까요? 그런데 그 벼랑 끝이라는게 저에게는 도전과 희망과도 같은 그런 장소로 다가옵니다. 이 곡은 저에게 더 큰 도전 정신과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을 만든 프로듀서가 도대체 누구인가? 당연히 궁금증을 가지게 될수 없지 않았죠. 그는 바로 전 세계적인 인더스트리얼 록 밴드 Nine Inch Nails (나인 인치 네일스) 출신의 Alessandro Cortini (알레산드로 꼬르티니) 입니다.
<Alessandro Cortini>
알레산드로 꼬르티니는 1976년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도시 볼로냐에서 태어났습니다. 볼로냐는 넓은 평야를 바탕으로 한 농업과 전자, 기계, 섬유, 식품, 의료기기, 세라믹 산업을 기반으로 한 상공업이 발달해있는 도시 입니다. 또한 음식도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토마토 스파게티가 바로 볼로냐식 토마토 파스타 인데요,
제가 이러한 볼로냐의 특징을 언급한 이유가 사실은 알레산드로 꼬르티니의 음악을 들었을때 이러한 이태리의 감성이나 특징 같은것이 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 입니다. 오히려 독일이나 영국 출신임을 예상해볼 법 했는데. 이태리 출신이어서 꽤나 놀랐습니다. 이미 이름에서도 이태리의 분위기가 풍기긴 하지만요.
<Alessandro Cortini>
< Modwheelmood - Grow, 2003 >
< Modwheelmood - Things Will Change, 2006 >
그는 이태리에서의 기타를 공부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정확한 년도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그가 The Mayfield Four (더 메이필드 포) 에서 투어 멤버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20대 중반인 2001년 부터이니, 아마도 10대 후반의 나이인 90년대 초중반 정도에 미국으로 온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그는 학교에서 기타를 공부 했으나, 졸업후에 키보드와 신스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그가 전자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자신이 진작 록을 좋아했다면 당연히 기타만 계속 공부를 했을 터인데, 기타를 과감히 포기할 정도까지였으면 확실히 전자 음악에 더 큰 매력을 느꼈나봅니다.
메이필드 포의 투어 멤버로써의 활동을 마치고 그는Abandoned Pools(어밴던드 풀스) 의 기타리스트 Pelle Hillström(펠르 힐스트롬)과 Modwheelmood (모드휠무드) 또는 MWM 이라고도 불리는 일렉트로니카 / 얼터너티브 록 밴드를 결성 합니다. 이들의 음악을 일렉트로니카와 얼터너티브라고 표현 했지만, 사실 인디 밴드의 색채가 훨씬 짙기 때문에 같은 틀 안에 있으나 강력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나인 인치 네일스 와는 정 반대의 성향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이미 같은 음악적 성격으로 나인 인치 네일스와 공통 분모를 이루던 모드휠무드. 이 모드휠무드의 설립 멤버이자 주축이었던 알레산드로 꼬르티니는 운명처럼 다가온 나인 인치 네일스의 공개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는데요.
< Trent Reznor & Alessandro Cortini >
< Nine Inch Nails - The Hand That Feeds, 2005 >
오디션 현장에서 그를 처음 본 NIN (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렌트 레즈너는 그의 첫 인상은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아니었으나, 그가 연주를 시작한지 30초도 채 안되서 그를 자신이 원하던 포지션의 멤버로 적합함을 알았다고 하네요. 또한 그의 판단을 전혀 후회한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 Nine Inch Nails - Survivalism, 2007 >
알레산드로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NIN의 투어 멤버로 활동하며 그는 키보드와 신스를 맡았지만 때로는 기타와 베이스도 연주 했다고 하네요. 이로 미루어 보아 그는 여러가지 다른 악기에도 능통 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그의 실험적인 시도를 즐겨하는 성격 때문인지 분명 여러가지의 악기들의 소리가 작업을 하면서 필요 했을겁니다. 누군가가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악기의 소리를 따내기 위해 스스로 연주하는 법을 터득하지 않았나 하고 예상해봅니다.
< SONOIO - Blue, 2010 >
< SONOIO - Red, 2011 >
NIN 에서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와중에 그는 솔로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하여 밴드를 탈퇴하게 됩니다. 그 프로젝트 명은 'SONOIO' 인데, 이태리 어로 '나다.' 를 뜻하는 'Sono Io' 에서 착안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로 발매한 두개의 앨범을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데, 인더스트리얼 록의 색채가 나타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렉트로니카로 더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상하게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우리나라의 서태지가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우선, 때는 2009년 서태지가 주관하는 록 페스티벌 ETP FEST에 NIN이 내한 공연을 펼친 이력이 한번 있기는 하였습니다. 서태지는 본인이 주최하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분명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를 섭외 했음에 틀림이 없는데, 실제로 라인업 중 한 팀이었던 Limp Bizkit은 서태지의 록 밴드로써의 데뷔 당시 가장 비교가 많이 되었던 아티스트 이기도 했죠. 실제로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서태지에게 영향을 줬던 NIN의 멤버였던 알레산드로에게서 서태지의 음악에서 나타났던 인더스트리얼, 일렉트로니카 등의 흔적이 나타나는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Alessandro Cortini – Forse 1, 2013 >
< Alessandro Cortini – Forse 2, 2013 >
SONOIO 이후 그는 다시 자신의 본명으로 활동명을 재개하는데, 이때부터 발매한 앨범들은 대게 엑스페리멘탈 계열로 분류될 수 있는 굉장히 실험적인 일렉트로니카 계열로 분류해볼수 있습니다. 이후 그는 NIN의 트렌트 레즈너와 그의 아내가 함께 하는 밴드 How to Destroy Angels (HTDA)에도 합류하여 활동을 하고, 2013년과 2017년에는 NIN의 투어 멤버로 다시 활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음악적 행보는 매우 눈에 띄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주목할만한 아티스트라고 생각 합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가 되네요. 2018년 7월에 출시된 그의 최신작 [Fine]에 수록된 'Thanks For Calling' 소개해드리며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즐겁게 들어주세요!
< SONOIO - Thanks For Calling, 2018 >
벌써 한해가 다 저물어 갑니다. 작년 이맘때를 생각하니 그때가 정말 1년전 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데요. 해가 갈수록 시간이 더욱 빨리 지나감을 늘 느끼는데, 그만큼 한해를 더욱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과정 안에서 실제로 성과를 이뤄냈냐 이뤄내지 않았냐를 떠나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늘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 생각 합니다.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셨을때 분명 후회 역시 가득한 분이 분명 있으실 거라 생각 합니다. 성장하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 계기 역시 자신이 직접 만들어가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하루에 마무리 지을수 있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한데, 예를 들면 이불개기, 일찍 일어나기 등의 것들 말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어려워 하던 굉장히 사소한 부분들을 하나씩 고쳐 나간다면 분명 삶이 조금씩 바뀌어 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실겁니다. 이 순환이 어느정도 익숙해질 쯤 진정한 성장이 시작 된다고 전 믿습니다.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힘찬 한해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