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ago White Sox(시카고 화이트 삭스) 홈구장인 Comiskey Park(코미스키 파크). 당시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고 쉬는 사이, ‘Steve Dahl(스티브 달)’은 마치 반디스코 군단의 지휘자처럼 제복을 갖춰 입고 왼쪽 가슴엔 훈장처럼 'Insane Coho Lips' 배지를 달고 나타났고, 관객들이 가져온 디스코 음반들을 모아 'Disco Demolition Night(디스코 파괴의 밤)'을 열겠다는 말과 함께 쌓아둔 앨범들을 폭파시킨다.
그는 원래 디트로이트의 라디오 디제이였지만 WDAI 방송국의 의뢰로 록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시카고로 방송국을 옮긴 상태였는데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바로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온 디스코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 그를 해고 한 것이죠. 가뜩이나 맘에 들지 않았던 디스코가 자신의 생업에 영향을 주자 그는 폭발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그는 타 방송국으로 복귀해 디스코에 관한 온갖 조롱을 내뱉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Insane Coho Lips'*라는 단체를 만들었으며, 디스코 클럽에 가서 난동을 부리는 등 점점 분노에 가득 차 기어이 말도 안 되는 이벤트를 계획합니다. 바로 'Disco Demolition Night(디스코 파괴의 밤)'입니다. 이 행사는 시카고의 한 야구장의 더블헤더 경기 중간에 열렸으며 디스코 음반들을 쌓아놓고 폭파시키는 이벤트였습니다. 구단과의 이득 계산이 맞아 성사된 이 이벤트는 결국 Dahl의 뜻대로 마무리되면서 업템포의 음악들은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단체의 이름은 미시간 호수의 먹이사슬 파괴자인 코호 연어를 뜻합니다.)
추가적으로 4월의 SSC MUSIC에서는 저와 제 주변 DJ 동료들이 ‘Edit(에디트)’라는 개념의 작업 형태로 몇몇 트랙을 포함시켰는데요. 이런 작업은 디스코가 하우스로 발전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Edit(에디트)’란, 쉽게 말하면 일종의 ‘Remix(리믹스)’의 한 종류라 구분 지어도 될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경계가 조금 모호하다고 생각되는데, 보통의 음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믹스에서부터 마스터링(최종 단계)까지의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구분하면 ‘Edit(에디트)’는 '마스터링을 완료한 트랙들을 가지고 편집 작업을 하는 경우'이고, ‘Remix(리믹스)’는 믹스를 하기 전 ‘곡을 구성하는 악기와 보컬 각각의 소리 파일들, 즉 Stem File들을 원작자에게 받아 다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초창기의 ‘Edit(에디트)’ 작업을 선보였던 사람은 ’RCA’라는 음반회사에서 홍보 일을 하던 ‘Tom Moulton(톰 몰튼)’이라고 합니다. 70년대 초반 그는 지인의 권유로 우연찮게 뉴욕의 한 클럽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플레이되는 음악들과 그 장면들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는 곧 그곳의 분위기에 빠져들었지만 클럽에선 당시 유행하던 대중음악들을 선곡했고, 이 음악들은 노래 길이가 너무 짧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이것을 계기로 Tom은 직접 ‘카세트테이프를 잘라내고 붙이는 행위(Reel to Reel tape, 릴 투 릴 테이프)'를 반복하면서 노래의 도입부를 늘린다거나, 곡의 구성을 바꾸기도 하는 등 자신만의 ‘Edit(에디트)’ 버전들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합니다. 이런 비공식적인 작업들이 쌓이면서 그가 작업했던 원곡의 한 소속사에서 '정식으로 스튜디오에서 작업해보면 어떻겠나’라는 제안을 받기도 하는데요. 그 결과물이 바로 1974년에 발매되었던 'BT Express'의 'Do It('Til You're Satisfied) Tom Moulton Disco Remix ver.'입니다. 개인적으론 이 결과물이 ‘하우스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하우스의 탄생에는 많은 사건들과 중요 인물들이 있는데요. 지금 소개하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기에 추후 하우스에 대해 다시 다루게 된다면 이번 이야기를 이어가길 약속드리면서 4월의 SSC MUSIC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SC MUSIC 53RD TRACKLIST by G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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