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를 썼을 때 그는 이국에서 머나먼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민자, 망명자의 처지에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으면서, 이곳에 있지 않은 어떤 나라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 를 그리워하는 것은 일종의 내적인 망명자, 자발적인 유배자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 너무 흔한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 사랑의 나라를 생각하고 그 이름들을 낮은 목소리로 불러봅니다."
-안규철 작가의 작가노트 중에서
얼마 전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안규철 작가님의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라는 전시를 관람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관람객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대규모 기획전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하며 '사람들은 왜 참여를 하고 있는가?' '다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다들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등 수많은 궁금증이 머리에 떠올랐었네요.
저는 어떠한 문화를 처음 접하였을 때 생기는 호기심은 인간이 가진 가장 순수한 것이라고 스스로 해석하는 편입니다. 그러한 호기심은 때때로 도전 정신 또한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요즘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내적 욕망이 철저히 배제된 채 하루하루를 그저 무사히 흘러가기만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물론 평온하고 무사히 하루가 흘러가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죠. 제가 말하고 싶은 진짜 문제는 하루를, 한 달을, 우리 인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관하여입니다. 언제나 안전하게만 살려고 한다면 삶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하루하루 똑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면, 작년 여름이 아직 너무나 짧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였는데요, 하지만 항상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힘들었지만 동시에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들과 추억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감정들을 꿋꿋이 이겨내기 위하여 제 자신은 모든 고통과 주어진 모든 순간을 즐겼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었나 싶네요. 제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께 감히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힘든 만큼 즐길 수 있는 건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순간 여러분 스스로에게 '나는 행복하다'라고 최면을 걸어보세요. 그리고 순수한 호기심과 진심을 가지고 매일매일을 즐기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지내보세요. 저는 행복도 창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도 여러분께 순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 잠들기 전 어머니가 읽어 주시던 동화책 속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말이죠. 그 호기심은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항상 순수함과 진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