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aemium Erasmianum Foundation
이번에 소개해드릴 분들은 개념 예술가이자 포토그래퍼로 활동한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Bernd and Hilla Becher)입니다. 이 작가는 베허학파(Becher School)이라는 유형학적 사진(Typology)의 개념을 처음으로 확립시킨 사람들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유형학(類型學, Typology)은 분류학, 특히 고고학이나 고현학 등에 있고, 물질을 그 특징·특성에 따라 분류해, 분류 결과를 고찰하는 것 및 심리학이나 인간학의 입장에서는 똑같이 인간행동을 유형을 이용해, 그 개인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방법론입니다라고 되어있는데 이 문장만으로는 이해하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Bernd and Hilla Becher)는 모두 독일인으로 1958년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만나게 되었고, 1959년에 처음으로 협업을 하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 이후, 삶의 방향까지 함께 하게 되면서 1961년에 결혼하게 됩니다. 그들은 모든 일과 삶을 함께 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재미난 부분은 촬영 등의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함께 하였지만 결과물이 1명의 작품으로 느껴질 만큼 흔들림 없이 일관성있게 완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내부 사정은 정확히 잘 알 수 없지만, 팀으로써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자신들의 표현하려는 작품을 꾸준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인정받고 최초의 유형학적 사진 개념을 확립했지만, 처음부터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베허 부부는 사라질 운명에 처한 오래된 공장과 산업 건축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1970년에 첫번째 사진집 <익명의 조각: 기술적 구조의 유형학(Anonymous Sculptures: A Typology of Technical Construction)>을 발간합니다. 그들은 이 작품집을 통해서 독일 유형학의 특징인 엄격성과 획일성, 규칙성, 통일성, 정형성을 통해 빠르게 사라져가는 산업적 유형들과 공업 발전이 낳은 파괴와 붕괴를 건조하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나, 베허부부의 사진들은 작품이라기보다 계산적인 구조의 사진일뿐, 예술적 가치는 없다고 느낀 미술계에서는 외면받았는데요.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 인정받지 못한 그들은 오히려 미국작가인 솔 르윗(Sol LeWitt)과 칼 안드레(Carl Andre)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솔 르윗(Sol LeWitt)의 작품
칼 안드레(Carl Andre)의 작품
특히,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 (Bernd and Hilla Becher)와 칼 안드레(Carl Andre)는 협업작을 만듭니다. 그런데, 사진이나 구조물이 아닌, 개념미술에 대한 생각을 함께 정리한 글을 그 결과물로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후, 베허부부는 뉴욕 미술시장에서도 인연이 생기게 되어 주목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의 주위에서 공감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좀 더 크게 봤을 때 어딘가에는 그것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자신이 속해있는 환경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색깔을 가지기 보다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변하려고 혹은 그래야만 살아남는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든든한 격려가 될 수 있고 말이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남편인 베른트 베허(Bernd Becher)는 교육자로써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1976년에는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 교수로 초청된 그는 독일의 미술 대학에서는 최초의 사진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사진학이 최초에 생긴것이 76년도라는 것도 놀랍지만, 사진학을 예술로써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뒤셀도르프 회화 학파에 맞서 사진의 영역을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했다고합니다. 그런 쉽지 않은 현실적인 상황에서도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한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 토마스 슈트 루트(Thomas Struth) 등의 베허학파 (Becher School)의 1세대로 불리는 제자들을 지도했습니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의 작품
토마스 슈트 루트(Thomas Struth)의 작품
이러한 베허 부부의 삶을 통한 제가 느낀 교훈은 팀으로써 보여준 통일감 있는 결과물 과 흐트러지지 않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교육자로써 제자를 양성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유형학(Typology)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뿌리는 변함없지만 좀 더 다양한 열매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TYPOLOGY 1편에 이어 TYPOLOGY 2편에서는 모두 인정해주지 않을때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Bernd and Hilla Becher)의 작품의 가치를 인정해준 솔 르윗(Sol LeWitt)과 칼 안드레(Carl Andre)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글의 객관적인 사실은 위키피디아 및 두산백과사전을 참고하였습니다.
DETAILED INFORMATION
이름 :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 (BERND & HILLA BECHER)
국적 : 독일 (GERMANY)
삶 : 1931년 8월 20일 - 2007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