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일곱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대한민국 서울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맥주 애호가라면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줄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Amazing Brewing Co.)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음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곧 다가올 인류의 위기를 가볍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맥주 한잔과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캐스크(Cask)들이 줄이어 있네요. 이 캐스크가 인테리어용인지 실제 사용하고 난 후에 올려놓은 모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나무 캐스크(Cask)는 점점 더 보관에 효율적인 케그(Keg)로 대체되면서 현재는 마치 LP처럼 영국을 중심으로 일부 유럽에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리얼 에일(Real Ale)이라는 명칭을 가진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알게 모르게 변화하고 사라져 가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절대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는 것 또한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보면 다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일무이하여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들인 것 같습니다. 결국, 진짜는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모두 죽더라도 진짜의 삶은 영원히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이곳에도 평생 기억에 남을 맥주가 있을까요?











공기를 차단하는 기능이 좋아 내용물이 보관이 우수하고 심지어 대량생산도 용이한 케그(Keg)가 전통방식의 캐스크(Cask)를 대체해버렸다. 앞으로 또 어떤 것이 어떤 것으로 대체될까?




맥주는 크게 상면 발효와 하면 발효 방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상면발효법은 약 20도 정도의 상온에서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효모들의 운동속도를 높여서 빠르게 발효시킴으로써 조금은 탁하지만 풍부한 맛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에 부패의 위험이 있는데,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맥주에는 에일(Ale), 스타우트(Stout), 바이스비어(Weissbier)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면 발효법은 약 10도 이하의 저온 발효법으로 발효가 덜 되어 풍부한 맛은 덜하지만 그만큼 맑고 부패의 위험성이 덜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맥주는 라거(Lager), 필스너(Pilsner) 정도가 있습니다. 하면 발효법의 맥주가 아무래도 균일한 품질을 만들고 유지하기 용이해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맥주는 마시는 것이지 읽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걸 마시면 좋은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이만 (짧은 지식이 들통나기 전에) 어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을 가면 1인당 하나씩 (정식 명칭은 아닐 수 있지만) '전자팔찌'를 받게 됩니다. 어감은 썩 좋지 않지만, 착용감은 괜찮습니다. 전자팔찌를 받는 순간 어느 정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곳에 온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처음에 왔을 때도 전자팔찌를 받는 순간 과거에 찜질방에서 경험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결제 시스템이구나라고 말이죠. 그런데, 받는 순간 다른 한 가지 궁금증이 동시에 들기도 했습니다. 찜질방에서는 결제를 해야 옷을 갈아입는 수 있다든지 신발장 키를 받을 수 있다든지 하는 어느 정도 시스템이 있는데 이곳은 그냥 먹고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에 대해서 말이죠.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훌륭한 문화시민으로써 지킬 것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고 그것을 신뢰하는 것이 좋은 것 같지만 말입니다.










전자팔찌를 받고 나면 맥주잔을 골라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꽤 풍부한 거품이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큰 컵보다는 깊고 좁은 형태의 작은 컵을 선호하긴 합니다. 입구가 좁아야 거품이 사라지는 속도가 느리고 컵이 작아야 계속 따를 때마다 거품이 많이 생기는데 이부분을 최대한 느끼고 싶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저는 이것들 중에 입구가 작은 편에 속하는 맥주컵을 골랐습니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것보다는 크지만 그래도 거품 유지를 위해서 입구가 작은 컵을 고르긴 하였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사진을 찍었을때 좀  멋지게 나올 것 같은 것을 고려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하튼, 선호도에 따라서 다양한 맥주컵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수많은 맥주들의 꼭지(Tap)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사실 화면 속의 맥주보다 2배는 더 있습니다. 이 중에서 'AMAZING'이라고 적힌 맥주는 현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서 직접 제작한 맥주이고, 'GUEST'는 맥주는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는 종류들 'BEST'는 가장 인기가 높은 맥주 등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또한 각 맥주의 정보들이 스크린에 그림과 글이 함께 꽤 이해하기 쉽게 기록되어 있어서 충분히 하나씩 읽으며 고르는 장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전자팔찌를 통한 자율적인 시스템이라 아주 조금 구매해서 자신이 원하는 맛이 맞는지 충분히 테스팅 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에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단, 결정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곳에 오시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니 심사숙고 후 방문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저는 결정 장애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었습니다.







'아... 뭐 고르지...? 결정장애였다는 사실을 여지껏 모르고 살아 왔다는 말인가?' 



평생 없다고 착각했거나 없었던 결정 장애가 생기며 이런 것이 결정 장애인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선택을 확신하고 자신 있게 꼭지(Tap)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겁먹은 듯 발길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원덕현 디렉터의 발





잠시 얼어붙은 발은 억지로라도 떼내어 하나하나씩 정보를 읽어가며 오늘의 맥주 첫 잔을 고르러 갔습니다. 저는 첫 잔은 청량하게 라거(Larger)를 주로 마십니다. 단순히 맥주만을 마실 때도 그렇지만, 와인(Wine)을 마실 때에도 첫 술은 가볍게 시작합니다.그래서, 오늘도 첫 잔은 시원한 라거를 선택해보고자 합니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는 맥주의 종류가 정말 어메이징 하게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씩 맥주 전시회에 온 것처럼 정보를 읽으며 선택하기까지 대략 3~5분 정도는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6시 15분으로 맥주를 마시기에는 조금 이른 듯하지만 점심을 먹고 출출하던 차라 안주와 함께 하기엔 적당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진은 시간을 확인하거나 시계를 자랑하는 사진은 아닙니다. 이곳에 처음에 받은 전자팔찌를  이곳에 터치해야만 Tap(꼭지)에서 맥주를 따를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고른 맥주는 프레시(Fresh) 스티커가 붙어있던 '소나기'라는 필스너(Pilsner)입니다. 필스너(Pilsner)는 라거(Lager)와 함께 하면 발효 방식의 맥주입니다만, 두 가지의 차이점이라면 필스너(Pilsner)는 라거(Lager)보다는 홉이 많아 좀 더 풍미가 있지만 라거보다는 쓴맛이 더 있는 편입니다. 이 맥주의 금액은 10ml에 240원이네요. 그럼 이제 맥주를 따라보겠습니다.











 

안내에 따라서 먼저 컵을 고압세척기로 충분히 헹궈줬습니다. 컵도 차가워지니 아무래도 맥주를 좀 더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다시 한번 헹구니 깨끗한 상태의 컵으로 마실 수 있어서 이 시설이 있는 것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꼭지(Tap)을 당기니 드디어 맥주가 나옵니다. 직접 맥주를 따르기 시작하면 금액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마치 제가 셀프주유소에서 직접 주유를 하는 느낌과 흡사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들어가는 양이 눈에 보이는 것과 제가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반이 좀 덜 되게 따랐을 때였을까? 순식간에 3,300원이 되어서 살짝 당황하여 주춤거리게 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10ml에 240원이고, 보통 300ml 정도를 따를 수 있는 컵이니 7200원 정도가 나오는 것이 맞았던 것이었습니다. 당황은 잠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차분히 맥주를 따릅니다.










밀도 높은 느낌으로 보이는 거품이 몽실몽실하게 가득 따랐습니다. 맥주의 거품은 부드러운 느낌도 좋지만 기능적으로도 맥주의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저는 최대한 풍부하게 따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어렸을 때, 동네 치킨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40대 정도 되는 어르신들이 절대 거품 넣지 말고 가득 따라달라고 주문을 꽤 많이 받았던 것이 생각나네요. 심지어 거품이 생기면 수저로 덜어내면서 맥주로만 가득 채웠던 것 같습니다. 뭔가 맥주로만 가득 채우는 것이 가성비를 좋게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자라는 생각 때문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단순히 맥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것들이 가득 있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거품이 많은 것이 좋다는 것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무엇이든지 적절한 조합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말은 너무 간단하고 쉽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이죠.









역시 적당하게 가려지니 실물보다 좀 더 잘 나온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잘 보면 맥주가 좀 줄어 있는데, 사실 찍기 전에 이미 한 모음을 마셔버렸습니다. 이것은 마치 무릎반사와도 같은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알코올 중독은 아닙니다. 제가 고른 '소나기'는 적당한 풍미와 시원함을 두루 갖춘 흡족한 맛이었습니다. 아마 다음에 다시 가도 이 맥주를 첫 잔으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이곳은 맥주와 함께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맥주와 즐길 수 있는 피시 앤 칩스, 각종 프렌치프라이, 감바스 알 아히요, 립 그리고 순살치킨이 있었습니다. 사실 맥주를 마시면 간단히 마실 때면 프렌치프라이가 좋고 식사와 함께라면 치킨이 손에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의 순살치킨의 이름은 '놀랍닭'이라는 이름인데, 이곳이 추구하는 것이 좀 더 대중적으로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 그런지 맥주 이름부터 안주 이름까지 '거침없이 하이킥!'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즐거운 요소를 포함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거침없이 '놀랍닭 블랙'을 저번에 이어서 다시 한번 또 시켰습니다. 아무래도 블랙컬러의 비주얼이 다른 치킨집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마음 속의 프라이드 치킨의 최고는 다른 곳이기 때문에, 그 외에 곳에서는 프라이드 치킨을 최대한 제외하고 다른 종류를 먹으려고 합니다. 여튼, 그래서 저는 블랙컬러의 순살치킨을 주문하였습니다.











자리로 돌아와 앉기까지 아무런 말도 스태프도 도움도 필요 없이 너무 쉽게 안내문에 따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메뉴는 직관적이고 친절한 설명이 많았기 때문에 특별히 질문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만들어진 캐스크(Cask)가 더욱 효율적이고 능력도 좋은 케그(Keg)로 대체되어버린 맥주산업계의 현실처럼, 4차 산업이 우리 사회에 밀접하게 적용되어가는 가운데 사람도 이제 로봇에게 대체되어가고 있구나 하고 말이죠. 


분명 30년 전보다 편해졌고 20년 전보다 편해졌고 10년 전보다 편해졌습니다. 도시가 비주얼적으로 미래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꽤나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로부터 10년 후에도 더많이 바뀌어 있겠죠. 점점 자동화가 되고 인공지능이 우리를 대체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대체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미'를 장착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맥주를 3분의 2쯤 먹을 때쯤 '놀랍닭 블랙'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나머지는 모두 정가로 구매하였고, 올리브만 서비스로 제공해주셨습니다. '놀랍닭 블랙'은 달콤한 소스에 흑임자를 넣어서 그런지 달콤함 속에 고소함이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추후에 가서 안주를 시킨다면 아마 다시 '놀랍닭 블랙'을 시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날 '소나기' 필스너 맥주만 3잔을 마셨던 것 같습니다.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맛있는 맥주였습니다. 이곳은 여럿이 와서 각자 부담하여 마시며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보통 전체 테이블에 나온 전체 금액을 'n 분의 1'로 나눠냈을 때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분들은 되려 자신이 마신 주량보다 많이 지불하는 상황들이 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많이 드시는 분들도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양껏 드실 수 있는 점에서도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조금씩 잔에 따라 시음해볼 수 있는 것도 이 시스템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수제 맥주 집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서 1잔을 시켰을 때 실패하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맥주와 시즌마다 바뀌는 맥주가 대략 절반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이런 부분들도 다시 방문했을 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좋은 장치라고 느껴졌습니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훅 갑니다.





다양한 맥주를 즐기시길 원하신다면 서울 건대입구역뿐만이라 성수, 잠실 등 여러 지점이 있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를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고독한 단벌신사는 다음 달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촬영 협조해주신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독자가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 한 분을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로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제공을 원하거나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좀 더 느낀점을 자유롭게 쓰고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영향력이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EYEWEAR : #GUEPARD GP-05
JACKET : #HOTEL990 RELAXED 3B JACKET (44)
JERSEY : #HOTEL990 1PK LS T-SHIRT (44)
PANTS : #HOTEL990 3PK RELAXED PANTS (44)
LEATHER : #HOTEL990 NAMETAG CARD WALLET
LEATHER : #HOTEL990 APPLE WATCH STRAP
SHOES : #NEWBALANCE M990V5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Amazing Brewing Co.)
지점 : 건대입구점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동일로20길 55
문의 : 02-499-5208

영업 : 평일 18:00 - 01:00 / 토 16:00 - 01:00 / 일 16:00 - 00:00
휴무 : 무휴 (*비지정 특정 휴무일 있음)

출연 : 원덕현
촬영 : 이종삼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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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섯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소개할 곳은 익숙한 곳이 아닌 저 역시도 처음 방문해보는 곳 하지만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으로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에 위치하고 1910년에 개업한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특별 손님으로 완코소바의 대표 아키히코 바바(Akihiko Baba) 씨가 함께 출연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경험은 없었습니다. 이것이 식사인가, 스포츠인가 알 수 없었던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4대째 운영 중인 이 가게는 꽤 점잖은 모습의 외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본 향토음식점을 떠올렸을 때 항상 입구에 있는 커튼이 역시 이곳에도 있었습니다. 이 커튼을 노렌(のれん)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노렌(のれん)은 외풍을 막아 추위를 조금이나마 막아주거나 여름에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렌(のれん)을 보면 이곳이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지 혹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도 하는데요. 입구에 노렌(のれん)이 걸려있다면 영업 중이고, 반대로 없다면 영업이 끝나거나 휴업 중이라는 표시로 알림 역할을 한다고도 하니, 이 점을 알고 일본 여행을 한다면 '스미마센(실례합니다)'을 좀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와 같이, 노렌(のれん)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속의 어떠한 무언가가 처음에는 필요에 의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널리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는 그것이 단순한 기능적인 도구를 뛰어넘어 자신 혹은 집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되는 것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는 것인지는 인문학적으로 살펴보진 않았지만, 아마 인간은 대부분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자신 혹은 집단을 표식 하는 것을 중시하는 본능적인 무엇이 아닐까 싶은데요. 입구를 들어가기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면 이 글을 끝낼 수 없으니 각설하고 그럼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영업 시작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했지만, 가게 안은 벌써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는 이와테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향토음식점이라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의 선수(?)들이 이곳으로 향하고, 심지어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도 이 식당을 '체험'하기 위해 오거나 방송 촬영하기 위해서 온 분들이 꽤 있다고 하는데, 다른 방에서는 이미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꽤 자주 있는 일 같았습니다. 이곳은 확실히 맛을 음미하기 위해서 왔다기보다 '체험'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마치 '해병대 캠프'와 비슷한 인상을 줄 만큼 인생의 큰 경험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해병대 캠프'에는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모리오카 시가 속해 있는 이와테현은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강원도 같은 지역으로 일본 내에서는 꽤 추운 지방에 속한 곳인데, 그렇다 보니 벼농사가 발달하지 못하여 메밀이나 잡곡을 주로 재배한 곳이기도 한데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이 배경지로 쓰인 이효석의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보면 두 지역의 교집합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봉평막국수가 유명하기도 하고 말이죠.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이곳에서 저희는 2층을 배정받아 올라갔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허기진 표정보다는 조금은 긴장되어 보이거나 설레어 보이거나 혹은 매우 결의에 찬 표정들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음식점을 가장한 경기장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유도 경기장은 아닌 소바 전문점이 맞습니다.











제가 경험한 느낌으로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의 히로인(Heroine)은 아마 옆에서 계속 소바 면을 계속 채워주시는 사진 속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 4인 기준의 테이블마다 1명의 매니저가 배정됩니다. 다만, 이것은 빨리 많이 먹기도 아니고 다른 테이블과 동시에 경쟁하는 것도 아닌 자신의 한계를 측정하는 기록경기입니다. 


이분들은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꼈을 때 한 그릇을 더 먹을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모든 매니저님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저희 테이블에 배정된 매니저님이 이 음식점의 에이스이자 아이코닉 한 분이라고 소개받았는데 그러셨기에 아마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 크고 작든 간에 한계에 도달하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그런 순간에 어떤 사람이 옆에서 있어주는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에 따라 그 한계는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고 혹은 그 높이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 번 더 넘어보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게 도움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에서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럼... 잠시 제 주변을 돌아보겠습니다.









이분들이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분들입니다. 제가 약간 위축되어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무서운 사람들은 아닙니다. 사실, 이번 모리오카행은 제 삶의 계획에 없었던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심지어 달(Moon)에 가봤으면 좋겠다는 상상은 해봤지만, 모리오카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사실 모르는 도시였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관심사와 생각 그리고 취향들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든 간에 어느 나라 사람이건 남자건 여자건 흑인이건 백이이건 부자건 아니건 말이죠. 그리고, 앞으로도 그곳이 어디든 간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계속 만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더 이상 고독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고독한 단벌신사>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막을 내리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이번 출장에서 저희 멤버들과 3박 4일동안 모리오카의 고객분들을 만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좋은 에너지와 더 뚜렸한 비전이 생겨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즐겁게 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해준 이 멤버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진 속 좌측에서 두 번째 계신 남성분은 아키히코 바바(Akihiko Baba) 씨로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 대표이자 BLANKOF(블랭코프)의 고객님이시기도 합니다. 이 분 덕분에 이번 완코소바 편이 바쁜 주말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좀 더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으며, 함께 경기까지도 참가하여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서 정말 좋았습니다. 무언가 마무리 멘트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다시 경기장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곳은 제가 계속 경기에 집중해서 설명을 드렸지만, 경기용 메뉴가 있고 일반적인 식사 메뉴 또한 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경기용 메뉴인 '완코소바'인데 그중에서도 밑반찬이 7가지가 나오는 2,920엔 코스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회를 맛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먹음으로써 기록에 영향을 줄 거라는 긴장감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경기를 마무리하고 먹어봐야지 했지만 이미 그때는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 맛은 설명해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완코소바의 면은 다른 소바에 비해 짧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글의 마지막에 나오니 궁금증을 가지며 추리해주세요. 그리고 100 그릇 이상을 먹은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름과 기록이 적힌 '완코 소바 증명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을 가지게 된다면 특별한 추억을 될 것 같아 그날의 목표를 100그릇을 넘기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처음에 100그릇이라고 하니 엄두가 나진 않았는데, 한 그릇당 양이 많지 않아, 약 30그릇을 먹었을 때 실제로 1인분을 먹은 정도의 포만감이라고 하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가기 위해서 소바 유니폼을 착용합니다. 기본적으로 앞치마를 두루는 이유는 빠르게 면을 채워주는데 그러다 보면 국물이 쉽게 옷에 튀기 때문인데요. 저는 게다가 옆에 매니저님이 바로 서브를 하게 되어 어깨에도 튈 수 있기 때문에 하나를 더 얻어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곳은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권유 사항을 전달합니다. '공복에 먹지 말 것', '소바 국물을 많이 마시지 말 것', '적당한 일정한 속도로 유지하며 먹을 것', '즐겁게 음미하며 먹을 것'인데요. 확실히 체험을 해보니 소바 국물은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헛구역질이 나기 때문에 도전하시게 된다면 소바 국물은 버리는 것이 권장합니다. 국물을 버리는 것은 반칙이 아니며 버리는 통이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소바를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 함께 나오는 마, 참깨, 김, 고추냉이 소스 등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한 50 그릇 정도는 아무런 양념 없이 소바를 먹었습니다. (국물 때문에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50그릇이 돌파하고 나서는 김, 고추냉이, 마 등을 넣어 좀 더 다른 맛을 느끼며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머릿속에는 오로지 '100'이라는 숫자로 가득했기에 이 소바가 어떠한 특징을 가진 맛인지는 기억에 잘 남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어떤 숫자라는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그 경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더 다양한 묘미들을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우리들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 또한 그런 묘미를 이번 경기에서 많이 못 느낀 부분에 있어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아직도 저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소바를 먹으며 인생을 배우네요. 소바사마 아리가또.

 








서서히 고비가 찾아옵니다. 85그릇 정도 먹을 때였을까? 질리기 시작하고 헛구역질이 날 듯 말 듯 합니다. 여기서 토하면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을 것입니다. 이때 옆에 있는 매니저 겸 코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계속 특정한 운율에 맞춰 


'하이 잔잔! 하이 돈돈!



이라고 응원가(?)를 불러주십니다. 무엇인가 찾아보니 '어서 드세요, 많이 드세요'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고 머뭇거릴 때쯤 좀 더 특별하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10그릇만 더 먹으면 목표했던 100그릇이라는 집념 하나로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10그릇은 정말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경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저는 100그릇만 먹을 생각이었지만, 매니저님이 계속 주셔서 102그릇으로 겨우 끝낼 수 있었습니다. 좀 더 먹길 권유하셨지만 완강한 태도로 '스미마센(죄송합니다)'을 외쳤습니다. 완강하지 않으면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끝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이 게임을 즐겼던 멤버들은 자신의 의지보다 강한 그녀의 힘찬 응원(?)에 의해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자신의 한계를 기어코 넘어버리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자신의 고비가 찾아왔을 때 옆에 있는 조력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바를 먹으며 또다시 한번 인생을 배웁니다. 소바사마 혼또니 아리가또.







이 식사 이후 꽤 긴 시간 동안 소바 생각이 나진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면 요리까지 생각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오바였겠지만 말이죠.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 편을 촬영하면서 느낀 점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이곳의 현재 대표 아키히코 바바(Akihiko Baba) 씨에게 물었습니다.




"소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그리고, 이런 방식은 일본에서 흔한 형태인가요?"




이에 답한 대답은 흥미로웠습니다. 소바를 무제한으로 주게 된 이유는 과거에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서 품앗이처럼 모심기, 결혼식, 축제 등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이 모였는데 그때 마지막 날에는 소바를 대접하는 것이 풍습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나라의 결혼식 후에 국수를 먹는 풍습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여하튼, 큰 냄비에 아무리 많이 소바를 끓이더라도 10인분 정도가 나왔기 때문에 100명이 넘는 손님들에게 충분한 양을 한 번에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10인분을 100개의 작은 그릇에 조금씩 똑같이 나눠먹게 되고, 손님이 드시는 사이에 또다시 10인분을 끓여서 100명 사람에게 조금씩 나누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그것이 완코소바의 기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은 누가 많이 먹는지 대결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곳을 찾아주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부족함 없이 배불리 드셨으면 하는 마음이 깃든 풍습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국한된 대접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온 손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면서 이와테현의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소바를 무제한으로 주는 곳은 자신이 알기에는 일본 내에 여기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완코소바는 모리오카 시내에만 3곳이나 되는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심지어, 다른 도시에 분점을 내지 않고 자신의 고향에만 3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 또한 재미있는 점이었습니다. 모리오카에만 있는 이유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인 모리오카를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다고 했는데요.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충동을 가나 광장시장을 가나 남산을 가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듯한 간판에 비슷한 메뉴들로 구성된 식당들이 줄지어 모여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말입니다. 일본을 포함한 세계 어디든 동일한 메뉴가 줄지어 판매하고 있는 특정 거리는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부분들은 보고 그것이 좋든 안 좋든 우리 모습에 대입해서 다시 한 번쯤 생각해본다면 좀 더 발전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번 고독한 단벌신사를 촬영을 위해서 특별히 편집숍 CIY 대표 토모키 코야마(Tomoki Koyama) 씨가 사진 촬영을 도와주셨고 음식점을 촬영할 수 있도록 섭외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 생애 첫 번째 모리오카 방문에 큰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또한 모리오카에 계신 고객님들이 저희를 너무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동적이었고, 아마 죽는 날까지 잊지못할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씩 연재하는 것이 목표인 이 시리즈가 약속을 못 지킨 것에 대해 많지 않지만 저희에게는 소중한 구독자분들에게도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핑계를 둘러대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솔직히 상황을 설명하며 핑계를 댄다면 사실 방송이나 잡지도 아닌 그렇다고 블로그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저희를 설명하며 촬영을 협조를 구하는 것은 그리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시며 귀엽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촬영할 곳이 없다고 해서 취향과 다르거나 적합하지 않은 곳을 소개해드리기에는 본질에 벗어난 기획과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럼 다음 고독한 단벌신사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YEWEAR : #GUEPARD GP-05
JACKET : #NEITHERS TAILORED SATIN JACKET (4)
TIE : #BLANKOF WEB TIE
SHIRT : #NEITHERS COMFORT SHIRT (4)
PANTS : #NEITHERS TAILORED SATIN PANTS (4)
BAG : #BLANKOF HELMET BAG
STRAP : #BLANKOF DOUBLE WEB STRAP
SHOES : #NEWBALANCE M990FEB4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완코소바(わんこそば, Wanko Soba)
주소 : 1-8-3, Nakanohashidori, Morioka-shi, Iwate, 020-0871, Japan
예약 : +81 (0)19-622-2252

영업 : 점심 (11시 - 15시) 저녁 (17시-20시)
휴무 : 무휴 (*비지정 특정 휴무일 있음)

출연 : 원덕현
촬영 : 토모키 코야마 (Tomoki Koyama)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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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섯 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서울숲에 위치한 '빵의 정석'이라는 빵집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고독한 단벌신사는 진정한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때문에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꾸밈없이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정말 시작하겠습니다. 









'빵의 정석'은 2016년 3월에 오픈하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이 빵을 맛보게 된 시기는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울숲점을 오픈하였던 올해 초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이곳을 직접 가서 빵을 구매했다기 보다는 누군가가 사온 빵을 먹었는데 맛있어서 어디 빵인지 물어보면 '빵의 정석'이라고 말했고, 아니 좀 더 사실적으로 말하면 '빵정'이라고 들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빵정'이 '빵의 정석'인지는 몰랐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줄임말은 있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세종대왕님이 알면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는 말들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거나 보거나 듣게 되는데요. 그분의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한글을 만들기로 한 기획 의도가 모든 국민들이 쉽게 익히고 그것이 잘 사용하는 것에 있다면 줄임말이 실망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또 다른 진화로 즐겁게 혹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 주실 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지나치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말이죠. 갑자기 시작하기도 전에 주제와 큰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네요. 무슨 이야기라도 계속하려고 하는 이유는 곧 밝혀질 일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 정말 시작하겠습니다!









촬영을 위해서 사전에 손님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으로 조율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부는 손님들이 끊임없이 내점하시면서 조금 기다리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빵의 정석' 손님들은 어떠한 유명세를 통해 방문하는 것보다는 먹어보신 분들이 맛있어서 지속적으로 방문하시거나 주변에서 추천하여 아름아름 가시는 분들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게 외부의 파사드 디자인은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 골목을 지나가다가보면 한 번쯤은 무심코 들어가 보고 싶은 그런 느낌입니다. 매장 규모가 오히려 좀 더 컸다면 큰 회사에서 기획된 곳 처럼 느낄 수 있는데 2명 정도 들어가면 꽉차는 듯한 느낌이 오히려 이 곳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좀 전에 들어간 손님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동선이 긴 공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5분 이상 계시는 것 같습니다. 괜히 불안합니다. 설마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불행하게도 살면서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많지 않아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저로서는 조금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먼 산을 보며 마음을 추스르는 사이 손님들이 나오셨고 이제 저희가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응...????'

들어가자마자 보인 남은 빵들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불길한 기운이 왜 항상 틀리지 않는 거지라는 불만 섞인 생각도 잠시. 사실 지금 그런 걸 생각할 만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정신을 다시 잡고 다른 날 다시 와서 촬영을 해야 하나 빠르게 고민 한 후에 이러한 돌발 상황도 우리에게 어울린다고 판단했고 그리고 어쩌면 이 상황이 얼마나 '빵의 정석'이 사랑받고 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촬영은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가게의 내부는 약 12평 정도 되어 보이는데 주방이 약 7평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내부는 굉장히 오밀조밀한 동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협소한 것이 약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약점이 없이 강점만 가득한 곳에는 감동이 없습니다. 창의력이나 응용력 등의 노력으로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오는 감동이 있는데 강점만 있다면 극복할 부분이 처음부터 없고 간절함에서 오는 그 무엇이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항상 즐기는 편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말이죠. 오늘도 마찬가지네요.









남은 이 빵들은 사실 먹어본 적이 없는 메뉴들이었습니다. 사실 직접 와서 사본적이 많이 없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밖에 기다리다가 결제 가능한 카드만 건네 준 경험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럽게 처음 접해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쇼콜라 후앙부아즈, 라우겐 크로와상, 사라다페츄 이렇게 3가지를 구매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빵의 정석' 측에서 촬영해주셔 감사드리고 빵의 종류가 많이 안 남아 촬영하는 것에 있어서 죄송하다며 그냥 드린다고 하셨는데, 사실 저희가 이것을 촬영한다고 가게 홍보가 될 거라는 생각도 안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 고독함을 위해서라도 절대 무료로 받아먹을 수 없다라는 의견을 약 1분 정도 강력한 어필하며 너스레를 떤 결과, 어느 정도 조율하여 결국 커피만 무료로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글을 빌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절되어 찍을 수 없었던 '빵의 정석' 인스타그램 (@standard_of_bread) 에서 발췌한 커스터드 크로와상





커스터드 크로와상은 아마 여기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가 아닐까 싶습니다. 슈가파우더가 내려앉은 크로와상 안에 차갑고 묵직해 보이는 커스터드가 들어있습니다. 기존에 제가 알고 있는 커스터드보다는 슈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중간 정도의 밀도와 맛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실 생크림을 좋아하지 않아서 생일 때도 케이크를 먹지 않거나 살짝 맛만 보는 정도의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반면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어느 정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커스터드 크로와상은 저에게 하루에 1개 정도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먹을 때 깔끔하게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지금까지는 없었을 정도라 집에서 혼자 편히 즐기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썸을 타고 있거나 새내기 커플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먹는 것은 그 짝의 운명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테스트가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부분은 숙지하신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매한 빵 3개와 무료로 받은 커피 1잔을 들고 나와보니 오늘 촬영 잘 나올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글을 쓰는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어느 콘텐츠들보다 꾸임 없고 어느 파워블로거보다 협찬 없이 진행하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계속 고독하게 연재해보겠습니다. 다소 아쉽거나 빈약한 부분들이 있다면 피드백을 주신다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핑계를 대자면 언론사도 아닌 파워블로거도 아닌 이 애매한 포지션의 연재물을 설명하기 어려워 섭외 또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게만 읽어주시고 실제로 소개한 곳들에 가셔서 그 시간을 즐겨주신다면 그걸로 저희는 만족합니다.









'빵의 정석'은 안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모두 테이크아웃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걸어서 2분 거리에 서울숲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날씨가 좋지 않은 날들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사온 빵들 중에 뭔가 조금 더 탐스러워 보였던 쇼콜라 후앙부아즈를 골라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 알았지만, 눈을 감고 맛을 음미했나 봅니다. 한 입 먹자마자 겉은 바삭했습니다. 그런데, 페스츄리 타입이다 보니 우수수 낙엽처럼 빵의 표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야외 공원에서 먹으니 무엇이 낙엽이고 무엇이 빵 부스러기인지 구별하는 것은 비둘기의 몫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식감이 좋았는데 페스츄리의 특유의 겉면에서 느껴지는 식감은 익숙했지만, 속이 층층이 쪼개지는 것이 건조한 느낌보다는 좀 더 쫀득하게 힘 있는 편이라 좀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숨어있던 초코와 딸기 혹은 포도 혹은 석류와 같은 맛이 함께 배어 나와 심심함을 달래줍니다. 알고 보니, 쇼콜라 후앙부아즈는 Chocolat Framboise라는 프랑스어인데, 쇼콜라는 익숙해서 초콜렛이라는 것은 쉽게 알수있었지만 Framboise(후랑부아즈)는 궁금해서 찾아보니 그것은 바로 산딸기었습니다. 초코렛과 산딸기 쨈의 조화가 꽤나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다시 '빵의 정석'을 가게 된다면, 커스타드 크로와상을 먹을지 쇼콜라 후랑부아즈를 먹을지 고민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포만감을 느끼고 싶을 때는 커스타드 크로와상을 선택하고, 간단하게 먹고 싶을 때는 쇼콜라 후랑부아즈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편에서는 만드는 과정이라든지 다양한 메뉴들을 소개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어떤 돌발 상황을 맞이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꾸임 없이 느낀 그대로를 전달하고 가짜를 진짜라고 말하지 않는 그런 연재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소개하고 싶은 곳이 없을 때는 억지로 찾아 쥐어 짜내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을 갖고 정보 전달이 아닌 진정한 공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제5화 '빵의 정석' 편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제6화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빵의 정석 (Standard of Bread)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45


영업 : 11:30 - 19:00
휴무 : 월요일, 화요일

출연 : 원덕현
촬영 : 최아람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네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서울시 서울숲에 위치한 Mesh Coffee(메쉬 커피) 입니다. 이곳은 로스터 김현섭과 바리스타 김기훈이 운영하는 곳으로 브루잉 커피(Brewing Coffee)와 에스프레소 커피(Espresso Coffee)를 모두 좋은 가격에 편히 즐길 수 있는 커피숍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곳의 브루잉 커피는 에어로프레스(Aeropress)를 사용한다는 점인데요. 에어로프레스는 다른 브루잉 커피에 비해서 보다 쉽게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것을 사용하는 점이 제 생각에는 이곳의 캐릭터를 좀 더 분명하게 해준 도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조금 재미있는 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어가면서 완성해 가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몇 번만 방문해본다면 의외로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느껴보기 전에 에어로프레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어로프레스의 프로모션 글이 아님을 먼저 밝히는 바입니다. 






설립자 & 발명가 : 알란 아들러 (Alan Adler)




에어로프레스(Aeropress)는 미국의 장난감 회사 에어로비(Aerobie)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구인데,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원반(Flying Ring)'입니다. 흔히 강아지 혹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놀거나 할 때 쓰는 그것이 맞습니다. 어쩌다가 이것을 만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란 아들러는 현재 미국에서 약 40개 정도의 공기 역학 관련 등의 특허를 발명자이자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이라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설명하지 않으면 유식한 이미지를 쌓으려고 한다고 오해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에어로프레스의 프로모션 글이 아님을 밝히는 바입니다. 두 번의 강한 부정은 매우 강한 긍정인 말이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 정도로만 설명하고 이제 오늘의 방문 장소인 메쉬 커피에 집중하겠습니다.








이곳의 느낌을 누군가 간단히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참새들의 방앗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 갔던 시골의 방앗간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작지만 엄청난 기계들이 놓여있고 정리되지 않는 듯해 보이지만 딱히 어떻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항상 조용하지 않고 꼭 한 두 명의 손님과 주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손님인 것 같기도 하고 딱히 손님이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모습이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는 참새와 많이 닮아 있다고 느껴지는 곳입니다.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울숲점 맞은편에 2015년부터 자리 잡고 있었으며,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도 2~3번 정도 왔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슬로우스테디클럽 삼청점에는 있는 커피 서비스가 서울숲점에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이유가 '메쉬 커피' 때문이기도 합니다. 커피를 대하는 태도와 맛이 물론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또 하나는 좋아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작은 회사들과의 공생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같은 체급의 회사들끼리 과도한 경쟁은 오늘의 서울에서는 더 이상 발전이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작은 체급들이 질적으로 좀 더 성장하여 헤비급과의 승부가 될 만큼의 티켓파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체급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다면 그 패배는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 패배가 선수의 생명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닌 오히려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것 같아서 이 정도로 급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추후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곳은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로스터와 바리스타가 함께하는 곳으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협회 (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정한 채점 기준에 따라 커피를 평가하여 100점 중 80점 이상의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라고 부르며 그 안에서도 등급이 정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최상급의 스페셜티 원두를 로스팅 하는데 수급되는 콩에 따라서 메뉴가 변경되거나 혹은 특별 메뉴가 일시적으로 추가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가끔 추천을 받아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을 가기 전에 메쉬 커피 측에 먼저 연락을 드렸었는데, 매주 목요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촬영 임박했을 때는 당시 목요일 오전에 로스팅을 한다고 하여 그 날에 촬영하였습니다. 로스팅 머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어서 이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커피빈이 볶아지는 모습이 생동감이 있게 잘 담긴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변동된 스케줄 속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해주는 최아람 포토그래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저에게 7년을 함께 해준 최아람 포토그래퍼가 있듯이 메쉬커피의 김현섭 로스터와 김기훈 바리스타도 비슷한 관계입니다. 예전에 이곳을 들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는, 김기훈 바리스타는 김현섭 로스터가 볶은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런 계획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기로 한 것에 큰 고민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절대적일 수는 없겠지만, 서로가 믿는 신뢰가 절대적이라면 그것이 관계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마 더 나은 맛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요즘 이곳에 올 때마다 '에디오피아 함벨라 부쿠아벨 내추럴(Ethiopia Hambela Buku Abel Natural)'를 마십니다. 주문할 때는 그냥 부쿠아벨을 달라고 합니다. 메뉴에 있는 다른 커피는 제가 마셔보지 않아서 무슨 맛이라고 말하긴 쉽지 않지만, 적어도 부쿠아벨을 마셨을 때는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이 매우 좋은 커피라고 느껴서 그런지 모닝커피로도 부담 없고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즐기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희 고독한 단벌신사는 촬영을 빌미 삼아 무료로 얻어먹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무언가를 얻어먹을 파워가 없기도 하지만, 혹시나 앞으로 그런 힘이 생기더라도 그럴 행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더 고독해 보입니다. 














이 곳의 브루잉 커피는 설명해드린 대로 모두 에어로프레스(Aeropress)로 침출하고 있습니다. 이 기구를 통하면 아무래도 주사기의 원리대로 기압을 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핸드드립보다 더욱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핸드 드립 방식과 에스프레소 방식의 사이 속 어느 구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기구와 이 곳의 이미지가 잘 맞는다고 설명드린 이유는 핸드드립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인데, 이곳의 커피는 방앗간의 비유를 다시 빌려오자면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만들어내는 떡보다는 방앗간에서 갓 나온 떡을 바로 툭툭 썰어 내어주는 떡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두 가지의 결과가 모두 맛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방식의 차이일 뿐 어떠한 수준의 차이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가게 내부 곳곳에서 스케이트보드를 기반을 한 서브컬처 브랜드 스티커들 혹은 그것을 패러디한 창작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말에는 가게 앞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시는 모습을 몇 번 본 적도 있을 만큼 그 문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의 벽 한켠에는 직접 로스팅한 스페셜티 원두들과 찻잔 그리고 오늘 주제가 되어버린 듯한 에어로프레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기구에 관심이 생기신다면 이분들이 직접 추출하는 것을 보신 후 간단히 배우셔서 집에서도 즐기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계속 브루잉커피만을 이야기했지만, 이곳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 멤버들은 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신다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곳은 자리가 크지 않아서 사실 혼자 가서 마시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쉽진 않을 수 있고,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며 데이트할 장소로도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곳이라기보다는 신선한 커피를 즐기기 위한 곳이라는 생각으로 방문한다면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곳에서 LP로 틀어주는 음악이 이곳의 방앗간 분위기를 한 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류들은 4,000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브루잉 커피류들은 5,000원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가을 날씨에는 커피를 사서 가게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서 즐기시거나, 테이크아웃으로 하여 도보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서울숲 공원에 가보시는건 어떠실까요? 그럼 저는 11월 중순에 제5화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ARKA : HOTEL990 LOUNGE DOWN VEST (L)
JACKET : NEITHERS 115-6 WEARABLE JACKET (3)
JERSEY : COLTESSE OVER HEAVY JERSEY (M)
PANTS : NEITHERS 301-6 TAPERED PANTS (3)
BAG : BLANKOF SHOPPER BAG
WALLET : ISAAC REINA CLASSIFY WALLET
SHOES : REPRODUCTION OF FOUND AUSTRIAN MILITARY TRAINER



착장정보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메쉬 커피 (Mesh Coffee)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3

영업 : 10:00 - 18:00

휴무 : 일요일

출연 : 원덕현

촬영 : 최아람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세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일본 도쿄 에비스역 근처에 있는 내추럴 와인(Natural Wine)만을 다루고 있는 스탠드바 형태인 와인스탠드 왈츠 (Wine Stand Waltz)에 다녀왔습니다. 내추럴와인은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강화 와인(Fortified Wine)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발효시켜서 만든 천연 와인을 말합니다. 보통 와인은 발효시킨 와인이나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발효를 정지시켜 알코올 함유량을 높인 주정 강화 와인을 말하는데요. 이것에 들어가는 성분이 황(Sulfur)의 성분이고 이것이 들어갔는지에 따라 내추럴 와인과 강화와인으로 나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알코올이 들어간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는 좋아하지 않아 마시지 않고 맥주나 와인과 같은 양조주만을 마시는데 그중에서도 내추럴 와인을 알게 된 3년 전부터는 내추럴 와인만을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처음 내추럴 와인을 접하게 된 것은 2015년 9월 9일 많은 비가 내렸던 도쿄의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도 그날이었습니다.





2015년 9월 9일 도쿄




2015년 9월 9일 도쿄의 밤은 폭포수 같은 비가 내렸습니다. 저는 우산을 쓰고 이 친구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었고 저는 머리, 옷뿐만 아니라 신발과 양말까지도 모두 젖어있는 상태였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당시 디자인 오피스는 오피스텔이었기 때문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집 형태였고, 이미 양말까지 젖은 저에게 낯선 일본의 문화에 누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를 너무 반갑게 맞이해줬고 우리는 서로가 조금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어느 정도 눈치챈 것 같았습니다. 그는 현재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꾸준하게 소개 및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우티(Outil)의 디자이너 우타(Yuya Uta)씨 입니다. 단순히, 일적인 만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일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고 오히려 음식이야기와 일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9월 9일 도쿄





그날 저는 충격적인 이 맛에 이미 내추럴 와인 3병을 함께 마셨고 서로 어설픈 영어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만남이고 첫 번째 내추럴 와인이었고 이것은 벌써 3년 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만날 때마다 음식 와 내추럴 와인을 함께했고 함께 그는 저에게 항상 더 좋은 와인을 소개해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번 고독한 단벌신사의 촬영협조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가 오래전부터 이 바에서 수많은 와인을 마셨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확신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저희는 서로 조금씩 발전했지만 꽤 많이 늙은 느낌입니다. 오늘 그를 만나기 위해 아사쿠사바시의 위치한 우티(Outil) 쇼룸으로 향했습니다. 











그의 오피스를 향하는 도중, 이것은 물론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패션을 소개하는 콘텐츠라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밤이기도 하고 와인바는 어둡기 때문에 옷을 소개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의 쇼룸으로 가는 길에 사진을 미리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뜬금없이 부둣가에 있는 배를 보며 약간의 어이없는 폼을 잡아봤습니다. 약간 평상시와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과하거나 나쁘지 않아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옷과 가방은 잘 보이지 않고 선글라스와 신발이 유독 눈에 들어오네요. 이정도로 만족하고 우리의 목적인 내추럴 와인을 마시러 가야합니다.









그래도 한 컷이 생겼다는 것에 마냥 행복해서 우티(Outil) 쇼룸으로 다시 향하였습니다. 도쿄 중심가인 시부야, 신주쿠에서도 조금 동떨어진 아사쿠사바시 역 (Asakusabashi Station)에 위치한 그곳은 널리 알려진 아나토미카(Anatomica)와 같은 빌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와인 스탠드 왈츠 (Wine Stand Waltz) 입니다.










그를 만나 우리는 에비스 역 (Ebisu Station) 부근에 있는 와인 스탠드 왈츠 (Wine Stand Waltz)에 도착했습니다. 골목과 골목에 위치한 이곳은 약간의 숲속에 있는 작은 가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동선과 분위기가 저와 잘 맞는 듯한 느낌을 받아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게에 들어서기 전부터 그곳의 아이덴티티를 외관의 분위기에서 풍겨주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정도에 따라 기준이 지나치면 가보기도 전에 자신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하여 손님들을 놓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적당히 풍겨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반대로, 외부와 내부의 이미지가 연결되지 못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비단 가게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적당히'라는 것이죠.










와인 스탠드 왈츠 (Wine Stand Waltz)의 주인장의 수염은 저에게 친근감과 동질감을 주기에 적당(?)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방문 이전에 촬영협조를 미리 받았습니다. 실제로 가게의 내부나 사람들을 허락 없이 촬영하거나 하는 것은 큰 실례이기 때문에 혹시 이 글을 보시고 방문하시는 분들께서는 실내 사진을 촬영을 원하신다면 하시기 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몰래 촬영을 삼가는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드디어 숲속에 있는 와인 아지트 같은 이곳에 들어갔습니다. 이곳 이름에 왜 왈츠(Waltz)라는 단어를 썼는지 이 글을 쓰는 지금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당시는 단순히 맛있는 와인을 마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전혀 궁금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가면 왜 왈츠(Waltz)인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들어가겠습니다.









내부는 4평 남짓으로 보이는 긴 사각형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서서 마시는 스탠드바 형태이며, 내부에 남녀 공용의 화장실이 있습니다. 화장실 앞에 잠시 앉을 수 있는 소파 의자가 있지만 앉아서 와인을 즐기기에는 조금 어려운 구조입니다. 편안하게 와인을 즐기고자 방문하시는 분들께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지만, 좋은 내추럴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께는 탁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블로 피카소가 한 여인을 위해 비치 우산을 들고 있는 빈티지 포스터가 벽면에 붙어있고, 반대쪽 벽면에는 7인치 LP가 전시되어 있으며 그 아래에는 외투를 걸어놓을 수 있는 설치형 행거 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지만 간단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주방이 스탠드바 한편에 있는데 이곳에서 치즈 정도의 간단한 안주를 제공해주시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와인은 안주 없이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따로 안주는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와인의 선택의 순간에 저희는 좌측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레드와인 'Brutal Death'를 선택했습니다. 이 와인은 프랑스산으로 기억하는데 묵직하고 떫은맛이 조화로워 맛있었습니다. 이곳의 주인이자 소믈리에는 패션, 서브컬처에 관심이 꽤 있는 분이셨습니다.










'Sans Soufre (황이 없는)' 이라는 내추럴 와인임을 자연스럽게 강조하기 위해서 코카콜라 제로의 로고를 패러디한 것은 매우 위트가 있습니다. 또한, 에어프랑스를 패러디하여 프랑스 와인의 취급이 좀 더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Make Wine Not War'라고 적힌 엽서가 벽면에 붙어있는 것도 이 분의 성향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분은 20년 전, 우연히 도쿄에서 내추럴 와인을 마시고 그 매력에 빠져 지금의 내추럴 와인 바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이 가게를 운영한 지 10여 년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내추럴 와인이 이미 도쿄에서는 20년 전부터 즐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에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종류가 많지 않고 유통 수량의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은 도쿄보다는 좀 더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을 받았습니다.


가게에는 재즈부터 일본의 포크송까지 다양한 노래가 흘러나왔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포크송 가수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단골로 보이는 한 여성분이 있었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소믈리에는 한국의 사극 드라마를 즐겨보신다고 했는데 '불멸의 이순신' '대장금'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일본 출장을 몇 년간 꾸준히 오면서 느끼는 것은 꽤 많은 일본 사람들이 생각보다도 많이 한국 드라마를 잘 즐기고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어느새 첫 번째 와인을 끝내고 두 번째 와인으로 돌입했습니다. 두 번째 와인은 좀 더 산뜻하고 드라이한 맛이 좋은 레드와인이었습니다. 이 와인의 코르크마개에는 생산연도를 나타내는 '2815'이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와인 스탠드 왈츠 소믈리에는 자신의 커리어 상 이런 적이 처음이라며 매우 신기해하며 좋아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각자의 사진기에 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한 2시간 정도 이곳에 머무르면 2병 그리고 추가적으로 2잔을 마셨는데 금액은 약 15,000엔 정도가 나왔고 현금 지불만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내추럴 와인을 마시면 화학적인 요소가 배제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날 아침 숙취가 없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기분 탓인지 성분 탓인지는 과학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숙취가 덜하다 혹은 없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한번 경험해보고 취향에 맞는지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바에는 오랜 시간 동안 계시는 분들이 많이 안 계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탠드바 형태이다 보니 오래 머물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동행했던 아내도 다리가 아프다며 다음에는 가지 않겠다고 혼자 가라고 하는 것을 봐서는 데이트 장소로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도쿄에서 내추럴 와인을 마신다면 다음에도 이곳에서 와인을 즐길 의향이 있을 정도로 기분 좋은 와인과 공간이었습니다. 그럼 9월 중순에 제4화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YEWEAR
 : GUEPARD GP-05

SHIRT : NEITHERS COMFORT SHIRT (5)
JERSEY : SLOW STEADY CLUB RELAXED T-SHIRT (4)
PANTS : SLOW STEADY CLUB ORIGINAL HALF PANTS (4)
BAG : BLANKOF TLG 01 24IN HELMET BAG
BELT : BLANKOF 25 DOUBLE WEB STRAP 

WALLET : ISAAC REINA CLASSIFY WALLET
SHOES : NEW BALANCE M990V4



착장정보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와인스탠드 왈츠 (Wine Stand Waltz)
주소 :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 에비스 4-24-3 (4 Chome-24-3 Ebisu, Shibuya-ku, Tokyo-to, Japan)
영업 : 19:00 - 24:00
휴무 : 일요일

출연 : 원덕현
촬영 : 문미영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두번째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프랑스 파리의 북부 클리낭쿠르 역(Porte de Clignancourt) 근처 로지에르 거리(Rue des Rosiers)에 위치한 토,일,월 만 운영하는 생투앙 플리마켓(Saint-ouen Flea Market) 입니다. 파리 3대 벼룩시장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으로 1880년 경에 빈민들에 의해서 처음 시작한 곳인데, 유명화가의 작품이 발견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서 가장 유명하고 다양한 플리마켓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저렴한 제품부터 매우 고가의 골동품까지 공존하는 시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번째 방문인데 갈 때마다 음반, 서적, 인테리어 소품, 빈티지 의류 등 중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번 파리출장에서 전시 및 음식을 제외하고 유일한 쇼핑한 곳이기도해서 함께 이 시장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아이템 등을 자세히 촬영해가는 방문객들이 많아서인지 촬영을 금지하는 곳이 많아 양해를 구하거나 자세한 촬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템들이 판매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여드리지 못한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해외에서 한정된 일정 속에 쇼핑할 때는 기본적으로 신속함을 필요하지만, 빈티지 플리마켓은 좀 더 그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이 하나뿐이고, 모든 가게가 각기 다른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관찰속도가 필수죠. 잔영이 진하게 남은 이 사진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저의 스피드입니다.

생투앙 플리마켓(Saint-ouen Flea Market)은 파리 북부인 18구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은 메트로 4호선의 종착역인 Porte de Clignancourt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곳에 위치했습니다. 파리 도심보다는 조금 낙후된 곳으로 역에서 내려서 가는 동안 가짜 명품시계를 팔려고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을 지나쳐야 하며, 그리고 도착하기 전 중간에 이곳부터가 플리마켓의 시작인가 헷갈리게 하는 이미테이션 시장이 있으니 이곳을 잘 지나쳐야 합니다.














생투앙 플리마켓(Saint-ouen Flea Market)은 노점상과 가게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노점상은 친숙한 동묘시장처럼 가판대 형태 그리고 베르메종 시장(Marche Vernaison), 도핀느 시장(Marche Dauphine), 비롱 시장(Marche Biron), 폴 베르 시장(Marche Paul Bert), 말라시 시장(Marche Malassis) 등의 크고 작은 매장형태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매장 형태를 갖춘 곳에서는 좀 더 정돈된 디스플레이를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판대의 매력은 역시 정돈되지 않은 복잡한 꾸러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직접 찾아야 해서인지 조금 더 저렴하고 할인도 용이한 점이 매력입니다.











개인적으로 생투앙 플리마켓을 갈 때에는 백팩 착용을 추천합니다. 크고 작은 것들을 구매하다 보면 빈 가방이 어느새 가득 찰 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의외로 소매치기도 많아 가능하면 짐이 최대한 없는 것이 좋으니 이점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빈티지 군용 전문 노점상에서 예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스웨덴군 빈티지 밀리터리 자켓을 좋은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생투앙 플리마켓 안에 도핀느 시장(Marche Dauphine)은 좀 더 정돈이 잘 되어있는 실내 마켓입니다. 1층은 가구, 생활잡화 및 귀금속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은 의류, 서적, 음반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예술 서적과 유명 가수의 LP를 취급하는 곳에 들려 Pink Floyd(핑크 플로이드)의 최고의 명반이라고 생각하는 'The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의 LP 원판을 구매했습니다. 포스터와 스티커까지 보존되어있는 완벽한 구성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가격 흥정을 어느 정도는 허용해주지만, 이러한 가치 있는 제품은 할인을 요청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판매 가격을 물어보고 바로 구매한 후 매장 사진 촬영을 요청하여 허락받았습니다. 이 분은 좋은 음반과 책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사를 하기 위함보다는 마켓의 일원으로써 즐기는 듯한 여유가 느껴지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이 분 사진을 보니 직업과 인상이 닮아서인지 저의 작은삼촌이 떠오르네요. 작은삼촌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시골에서 '마야전자'라는 음반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마야문명을 좋아해서 '마야전자'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테이프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반대편 벽에는 기타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가지런하고 빼곡하게 채워진 제품들로 인해 각양각색이지만 자연스러워 보이는 진열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손재주가 좋은 작은삼촌은 망가진 가전제품을 구석에 작업대를 만들어서 고쳐주는 일을 겸해서 했는데 무언가를 해체하고 고치고 하는 그런 모습이 어린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살만한 디자인 서적이 있을까 해서 돌아다니다 발견한 '한국위인인 특대 전집'. 이곳의 이 사람을 알고 이런 배치를 한 것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한용운, 김좌진 모두 독립운동가인 점이 신기했습니다. 그 외에도 성냥, 라이터, 배지 등 다양한 제품들을 많은 상점에서 판매합니다. 어쩌면 쓸모없는 것들 사이에서 나의 것을 찾는 채굴작업은 나이도 인종도 성별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다 가치를 느끼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것이 같아지면 약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문제를 스스로 이겨내려면 관찰력스피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빈티지 마켓을 가다 보면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칠 수 없기 때문에 관찰력를 키우는 훈련 또한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에도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서 방문해야겠습니다. 쇼핑을 위함이 아닌 저를 위한 훈련이죠.












촬영임을 망각하고 저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집중했습니다. 이번에도 구매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접시, 의자, 가구 등이 많이 있었지만 배송비 및 통관 등이 꽤 피곤한 일들이 있어 쉽게 포기한 부분은 아쉽지만 언젠가는 구매를 도전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도핀느 시장(Marche Dauphine) 1층에는 한국으로 배송을 도와주는 사무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생투앙 플리마켓은 파리에 갈 때마다 항상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겁게 쇼핑하는 곳입니다. 매번 달라지는 아이템들이 있는 것이 빈티지 시장의 매력이자 지속적인 방문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혹시, 파리에 여행이나 출장을 계획 중이시라면, 그리고 그 일정에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곳은 한 번쯤 가보시고 자신의 성향과 맞는지 체크해볼 만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고독한 단벌신사의 '제2화 생투앙 플리마켓'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또 다른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HIRT : NEITHERS 211-13 STRIPE SHIRT (4)
JERSEY : MAILLOT HEAVY WEIGHT COTTON RELAX TEE (3)
PANTS : SLOW STEADY CLUB ORIGINAL HALF PANTS (4)
BAG : BLANKOF PLG 01 25L DOUBLE CLASP PACK
CASE : BLANKOF CLG 01 PST PASSPORT CASE
SHOES : NEW BALANCE M990V4


착장정보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생투앙 플리마켓 (Saint-Ouen Flea Market)
주소 : 프랑스 파리 메트로4호선 클리낭쿠르 역(Porte de Clignancourt) 근처 로지에르 거리(Rue des Rosiers)
영업 : 토요일 09:00~18:00, 일요일 10:00~18:00, 월요일 11:00~17:00
휴무 : 매주 화,수,목,금 휴무

출연 : 원덕현
촬영 : 문미영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SSC 연재물로써,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방문하여 그의 일상을 소소하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점점 더 조금씩 발전할 수 있는 연재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육장(肉醬)입니다. 사실 이 음식점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분이 오픈한 곳이여서 호기심과 안부인사를 하기 위해서 처음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런 이유로 갈 곳은 아니라는 것은 육장의 국물을 처음 먹었을 때 느꼈습니다. 그래서 '고독한 단벌신사'의 첫번째 주제는 ('고독한 미식가'가 주는 이미지때문에) 최대한 음식을 피하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망원동 외진 곳에 덩그러니 위치한 이 밥집은 문에 개업일이 적혀있습니다. 2017년 6월 23일인데 연도는 기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입면(Facade)에서 볼수 있듯이 재활용된 나무자재를 해체해서 다시 사용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물든 부분들이 오묘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지난 번과 왔을때와 다름없이 두 남자가 주방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오픈된 주방과 바테이블로 되어 있는 구조여서 충분히 혼자와서도 편하게 육개장 한 그릇을 먹기 좋을 것 같습니다. 주방장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무리없는 성격입니다. 그렇다고 간섭이 심하지도 않아 대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는 부담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저번에 이어 메뉴판에는 없는 '육라면'에 '공깃밥'을 추가하여 주문했습니다. '육개장'에 국물에 라면 사리가 들어간 형태인데 배가 고팠던 저에게는 육라면의 라면을 먹은 후 추가 주문한 '공깃밥'을 말아먹는 것이 딱 좋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면 요리를 좋아하는 저는 앞으로도 '육라면'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면이 들어간 국물이라서 육개장의 국물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육개장'을 먼저 경험해보심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저는 '육라면'에 공깃밥 추가를 또 선택할 것 같습니다. 양이 적다기 보다는 밥을 부르는 맛이랄까. 너무 적당히 먹으면 또 생각날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일반적인 육개장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인 고사리 대신 숙주가 들어가고 파와 양파, 양지가 듬뿍 들어갑니다. 그리고 보통 육개장에 쓰이는 사골 육수를 쓰지 않고 양지와 갈비로 육수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솥에 끓인 후 양을 분배해서 다시 끓여 나가는 형태가 아닌 생야채와 육수를 1인분의 양에 맞춰서 끓여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보다 각종 야채가 탱글탱글하게 살아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고추기름을 넣으니 이제 좀 육개장 다운 색상을 드러냈습니다. 고추기름에 대해서도 물어보니 질 좋은 소기름을 골라서 마늘과 생강 그리고 고추가루를 섞여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완성된 모습입니다. 검정색 고무장갑을 찾아 쓰기 쉽지 않았을텐데 얼핏 보면 가죽장갑인가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니 고무장갑이였습니다. 아마 이 블랙컬러를 발견하고 한 50개 이상은 사두지 않았을까 하는 쓸떼없는 추측을 해봅니다. 요리를 하는 중에서도 그 안에서 패션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을 즐기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직업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 포인트를 넣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계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벗어난 시간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하는 시간을 고통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사실, 무엇이든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이 즐겁게 생각해 줄 그런 소소한 것이 자신의 곁에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이 검은색 고무장갑이 저에겐 그렇게 보이네요.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육장의 인테리어를 살펴봤습니다. 내부의 벽면도 재활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얼핏보면 이 가게는 1년이 거의 다되어가는 곳이라기 보다는 적어도 20년이 된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분위기에 걸맞는 맛이 받쳐줘야하는 것인데 그것은 뒤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좋았으니까 이 곳을 소개하는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이 곳에 대해서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취재하는 듯이 물어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냥 뭐랄까 내가 보고 느끼고 가끔은 내 멋대로 상상하고 해석하고 싶어서랄까. '고독한 단벌신사'가 매체에서와 같은 방향으로 정보전달에 취중하기보다는 좀 더 주관적인 순간에 느낌에 충실하자는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자신이 좋아한다고 생각이 되는 것들이 걸려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가 이 가게에 구성되어있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마치 저것은 건빵에 별사탕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합니다. 어색할 수 있는 요소를 어색하지 않게 잘 연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육라면'과 추가 주무한 '공깃밥' 이 나왔습니다. 모든 그릇도 '육장'의 로고가 들어가고 이 가게의 메인 컬러인 블루가 그릇의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조공기를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내어 줍니다. 아마도 덜어 먹기 쉽게 하기 위한 배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삭하고 시큼한 깍두기 두 덩어리가 나오고 후식으로 과일이 나오는데, 과일은 아마도 일정 시간을 두고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 왔을 때는 키위였고 이번에는 참외였습니다. 구성이 단출하지만 배려심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육장의 육라면을 비롯한 육개장, 육갈탕의 국물 색깔에 비해서 맵지 않습니다. 기존의 맑은 국물이 아닌 묵직한 국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인공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좀 더 개운하고 담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인분씩 조리하여 채소의 식감이 죽지 않고 살아있어서 그런 부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고추기름 때문에 불맛이 나는데 그렇다고 짬뽕의 그런 맛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육개장의 그런 맛도 아닙니다. 조금은 새로운 맛의 육개장이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적인 부분을 떠나서 한번 경험해보고 판단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육개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맑은 국물의 형태의 육개장이 아닌 묵직한 국물의 육개장은 기존 육개장의 기름기 때문에 느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육개장이라는 메뉴를 상상하지 말고 그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매콤하고 담백한 무언가를 먹고싶다면 이 곳에 와서 만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혼자와도 부담없고 둘이 와도 부담없는 식당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소소한 기념품인 로고 키홀더가 판매중입니다. 미국에서 예전에 사용하던 호텔키 형태를 띄고 있는데요. 빈티지한 감성이 많은 이 장소에 잘 어울리는 요소 인것 같습니다. 또한, 수익금 전액은 위탁 시설 아이들에게 기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육장의 주인 박성환 요리사에게 가게를 소개하는 말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여과없이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그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저희 집은 동내 밥집입니다. 다른 잡생각을 버리고 그냥 육개장 한 가지만 생각하고 들어와 먹을 수 있는 그런 집입니다. 언제 들려도 변하지 않고,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정말 육개장 한 그릇하러 오는 집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요. 저희 육장에는 앞치마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육라면은 8,000원 그리고 공깃밥은 1,000원 그래서 총 9,000원을 지불했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 브레이크 타임에 촬영을 한것이라 대략 3시쯤 첫 식사를 했는데 포만감이 좋았습니다. 이 글을 빌려, 귀중한 브레이크 타임에 촬영을 흔쾌히 수용해준 육장의 두 남자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고독한 단벌신사'는 음식만을 소개하는 연재물은 아닙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식이 포함되어 있지만 다른 일상의 문화들도 함께 소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전시 회 같은 경우 촬영 협조가 쉽지 않아 얼마나 다양한 주제를 포함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로써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도록 꾸준히 한 달에 1회씩 선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JACKET : HELLOS EXTRAFINE MOHAIR WOOL 2B TRAVEL JACKET (2)

JERSEY : NEITHERS 202-3 COLLAR T-SHIRT (4)
PANTS : MAILLOT MATURE COTTON TUCK TROUSER (3)
BELT : BLANKOF 25 SINGLE WEB STRAP
BAG : BLANKOF BLG 01 6L FISHERMAN BAG 6
OBJECT : SLOW STEADY CLUB T1 IPHONE CASE
WALLET : ISAAC REINA CLASSIFY WALLET (6월 중순 입고 예정)
SHOES : REPRODUCTION OF FOUND FRENCH MILITARY TRAINER


착장정보 (170cm/67kg)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장소 : 육장 (肉醬)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2길 17
영업 : 오전 11시 - 오후 9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 ~ 오후 5시)
휴무 : 매주 화요일
전화 : 010-2720-2707

기획/출연 : 원덕현
촬영/보정 : 최아람 (Juangraphy)

판매처 : 슬로우스테디클럽 (SLOW STEADY CLUB)

삼청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5길 17
서울숲점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

운영시간 : 오후 1시 ~ 오후 8시

온라인스토어 : WWW.SLOWSTEADYCLUB.COM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




WRITTEN BY 원덕현





저희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패션, 문화 등의 내용을 소개하는 연재물 ‘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가 6월부터 시작합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패션, 문화, 음식에 국한하지 않고 매월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패션과 함께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원덕현 디렉터가 출연하며 직접 선택한 단벌 착장과 선정한 장소나 내용 등을 매월 다르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써 음식, 전시, 출장, 여행 등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백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1화는 6월 1일에 SSC PAPER를 통해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DETAILED INFORMATION
연재물 : 고독한 단벌신사 (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
발행 : 매월 1회

첫화 : 2018년 6월 1일
인스타그램 : @SLOWSTEADYCLUB